남자들 정장 입은 모습, 말리고 싶은 베스트 5

Fact/상식 · 2009. 12. 5. 00:26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양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차 싶을 정도로 깜짝 놀라게 될 때가 종종 있다. 서양에서 건너온 문화중에 하나인 양복이라는 옷을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올바로 소화하기에는 애당초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이라도 입게 되는 것이 양복인데 기본적으로 그 옷을 어떻게 입어야 되는지 이해조차 하지 않은채 입고 있는 것은 문제이다.

신사라고 자칭하는 영국인들을 비롯한 유럽에서 건너온 양복을 입는다고 해서 그 옷을 입은 우리들이 신사라는 허울을 쓰고 잘난척해야만 한다는 것이 아니다. 멋있게 보이고 싶다고 양말을 장갑처럼 끼지는 않는 것처럼 옷의 기본적인 착용방법과 보기좋은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해는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옷차림이란 다들 하는 방식대로 똑같이 하는 것 보다 본인의 개성이 묻어 나오게 입을 때 '패셔니스타'라는 말도 듣게 되는 것이지만, 기본적인 것들도 지켜주지 않으면서 응용을 했답시고 당당하게 말해 봐야 '패션이상타'라는 말밖에는 들을 수 없다.

또한 요즘은 믹스앤매치가 널리 횡행하면서 하지말라고 하는 것도 용케 잘만하면 한 멋 한다는 소리 들을 수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그것도 패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실험정신, 개성있는 철학이 묻어 나올 때에야 '멋있다'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본 글에서는 남자들이 양복 정장을 입을 때 지켜줘야할 기본적인 매너이지만 사람들이 지키지 않아서 다소간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에 대한 랭킹을 정해 봤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잘 지키는 사항들이겠지만 혹시라도 한두개 얻어 걸리는 것이 있더라도 놀라거나 좌절하지 말고 자아성찰적 태도로 훗날을 주의하자는..



1. 셔츠속에 런닝

한때 다니던 직장 상사중 한 분이 내게, 셔츠속에 왜 아무것도 입지 않았냐고 꾸지람을 하시며, 다음부터는 런닝을 입고 다니라고 한 적이 있다. 더운 날씨덕에 셔츠가 얇아서 속이 좀 비쳤던 탓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지 드레스 셔츠 속에 런닝을 입으라는 조언을 받고서 너무나도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맞는 말 아니야?' 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또 있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셔츠속에 런닝을 당연하게 입는 분들은 그 수를 헤아리기도 힘들다. 몇해전 다니엘 헤니가 모 TV광고에서 '드레스 셔츠에는 속옷을 입지 않는 것이 예의다' 라고 말해서 인지도가 꽤 올라가긴 했지만, 그런 훌륭한 공익성 광고가 전파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잘 지켜지지 않으니 이상할 뿐이다.

드레스 셔츠속에 런닝을 입으면 안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고 명쾌한데, 드레스셔츠가 바로 속옷의 기능을 하는 옷이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원래 부터 그랬던 것은 아닌데, '어느날 밤에 생긴일' 이라는 옛 미쿡 영화에서 클락 케이블이 입은 패션이 정석화 되면서 예절처럼 굳어져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고작 영화에서 나온 패션이 정석이냐 라고 반박할지 모르지만, 시작이야 어찌 되었든 드레스 셔츠는 원래부터 순면 100%인 옷으로 속옷의 기능을 훌륭히 해낼 수 있는 옷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으며, 널리 통용된 쓰임이 이제는 예절로까지 되었으니 지켜주는 것이 더욱 올바르다 하겠다.

사실 속옷 두개 입는 것이야 나쁠 것은 없다. 군대에서도 추우면 팬티도 두개 입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가? 그런데 팬티를 두개 입더라도 남들이 쉽게 알아채지는 못하지만 셔츠속의 런닝은 쉽게 비치므로 누구라도 보게 된다는 사실. 어쩌면 속옷을 두개 입었다는 것이 이상하다기 보다 속옷이 비쳐서 민망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신체적 특징이 남달라서 속이 비치는 것이 유난히 민망하다면 셔츠와의 색을 고려해서 비치지 않는 런닝을 입는 것이 좋을 듯 싶다.



2. 수트를 입었더니 셔츠가 안보이네

셔츠속에 런닝만큼이나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옷을 풍성하게 입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나름 머리 굴려봤더니 원래 수트는 셔츠보다 커야지 라고 생각해서 그럴 수 있겠지만 수트가 셔츠를 몽땅 가리는 것은 결론적으로 사이즈 선택에서 실패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셔츠의 소매는 수트 상의 보다 1.5cm 정도가 나오도록 입는 것이 보기에 좋다. 셔츠의 소매가 나왔다고 해서 병적으로 신경을 쓰면서 계속 셔츠소매를 수트 속으로 밀어 넣더니 결국엔 수선집에 가서 수트의 소매를 늘려 나오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보니 몸에 잘 맞는 옷 사이즈를 굳이 자기 돈 내고 한 치수 더 늘리는 것으로 보여서 안타깝더랬다.

셔츠 소매가 1.5cm 나오게 입는 것 외에도, 목 뒤 수트 칼라 위로 셔츠의 칼라가 적당하게 나오도록 입는 것이 올바른 사이즈를 선택한 것이다. 이를 지키지 않아 수트가 셔츠를 완전히 가리고 있다면 보기에도 답답해 보이고 맞지 않는 사이즈를 입고 다니는 사람으로 보여서 어리숙하고 어정쩡해 보인다.

배가 나온 체형의 남자들이 이와같은 실수를 자주하곤 하는데, 신체적 특징 때문에 옷 고르기가 여의치 않아서 결국에는 배 둘레에 맞는 기성복 수트를 구매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와 같이 배나 목둘레 등 특정 신체가 발달된 체형의 사람들은 기성복 보다 맞춤복을 입어서 몸에 맞는 사이즈를 입는 것이 더 날씬해보이고 젠틀해 보이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3. 넥타이야 대체 어디까지 내려가니?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넥타이의 올바른 길이는 바지 허리밴드 부분, 다시 말해 버클에 닿게 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보다 더 내려 오거나 짧게 매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더라도 비율적으로 보기에 적절해 보이지 않는데, 여담이지만 몇 해전 프리미어리그의 로이킨 감독이 밀었던 짧은 넥타이 패션도 그저그런 반응속에 잊혀져 갔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특별히 알수없는 자신감에서 밀어부치는 패션인 경우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우리네 직장인분들이 선보이는 패션은 배바지 패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길게 내려온 넥타이인 경우도 있어서 가슴이 더욱 쓰리다.

특히나 나이가 좀 드신 아저씨라 불리우는 분들께서는 불둑 나온 배를 감추기 위해서(?) 바지를 한없이 올려 입는 배바지 패션을 고수하곤 한다. 거의 가슴 높이 까지 올라온 바지로 배를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좀 안타깝지만 막상 배 나온 분의 아랫배에 처량하게 걸려있는 바지와 벨트를 볼때면 그 심정을 모르겠는 것도 아니다.

배바지 패션이야 하루이틀 된 것도 아니고 대대적 공익광고를 한다고 해도 고쳐질까 회의가 들므로 이제 그냥 포기하고 넘어가겠지만, 그와 동반되는 벨트 아래로 10cm는 넘게 내려오는 길이의 넥타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가슴까지 올려 입은 바지 길이에 맞춰서 넥타이를 매는 것은 정녕 불가능하단 말인가! 그렇다면 한번 돌려주던 넥타이를 두번 돌리고 두번 돌리던 넥타이를 세번을 돌려서라도 조화를 맞춰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4. 구두밖에 안보이네

남성 신사복에 있어서 구두는 단정한 마침표의 역할을 한다. 최근 여성의 구두는 슈어홀릭들을 양산해 낼 정도로 다양하고 소중하게 취급받으며 그 쓰임도 옷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될 정도이지만 남자들의 구두도 여성들의 것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남자들도 유니섹스 캐주얼을 입을 때에야 신발이나 구두로 얼마든지 포인트를 줄 수 있지만 정장을 입을 때에는 최대한 단정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어야 하며 구두만 동동 떠다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주변에서 말끔하게 블랙계열의 수트를 차려 입고 옅은 갈색의 로퍼를 신고 있는 사람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수트와 셔츠, 타이, 벨트까지 몸에 맞고 격식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왠지 눈에 거슬리는 밝은 색상의 구두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에 불공이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며, 검은색 구두는 지금 구두방에 잠시 맡겨둔 것이어서 그런거지? 라며 확인해 보고 싶어진다.

검은색이나 회색, 남색 계열의 일상적인 수트에는 검은 구두를 신는 것이 가장 보기에 좋고, 밤색 수트에는 밤색 구두를 신는 것이 일반적이다. 잘 차려입은 수트에 백구두를 비롯한 옅은색, 더 나아가서 화려하기 그지없는 구두를 신는 것은 그 사람의 직업에 대해 의심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며, 때로는 불량해 보이기 까지 하니, 일부러 그런 모습을 연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피하는 것이 좋은 코디이다.



5. 수트에 흰양말은 이제 다들 안하시죠?

어렸을 적에 많은 어른들이 수트에 흰양말을 신고 다니는 모습을 보곤 했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날 누군가 공익 캠패인을 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흰양말을 수트와 매치하는 것은 촌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그런 사람을 실제로 만나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흰양말과 수트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연결시켜주는 어르신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놀랍게도 때로는 젊은이들도. 다시한번 말하지만 그 둘은 절대로 친해질 수 없는 사이이다. 흰양말이 가장 빛을 발휘하는 때는 스포츠웨어와 함께 할 때이며 일반적인 캐주얼 웨어와도 어울리기는 하지만 그나마도 요즘에는 그 쓰임이 덜해지고 있다.

흰양말과 수트를 매치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양말의 색과 수트, 구두의 색을 맞추지 않는 사람은 그보다 조금 더 많이 있는 편이다. 양말의 색은 수트의 색이나 구두의 색과 일치시키는 것이 좋다. 일부에서는 반드시 구두의 색과 매치시켜야 한다고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구두의 색도 수트의 색을 따라가는 것이 정석이기 때문에 수트에 맞추느냐 구두에 맞추느냐의 논쟁은 무의미하다.

수트와 구두에 색과 질감을 맞춘 양말은 단정하고 포멀한 느낌을 주지만 양말의 색을 센스있게 바꿔주는 것도 때로는 훌륭한 코디가 될 수 있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신은 양말이 보기에 흉하다면 잘못된 것임에 분명하지만, 기본바탕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양말의 색에 변화를 주는 것은 훌륭한 시도이다. 그러나 격식있는 자리와 경우에 그러한 차림은 마이너스가 될 뿐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