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그녀는 비행기를 탄다

Fact/여행-음식 · 2009. 12. 4. 01:13
도쿄, 홍콩, 방콕, 싱가포르.
이 네 도시는 여행 목적 가운데 쇼핑이 상위 목록에 올라있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신상’과 ‘한정판’이 활개를 치는 도쿄는 굳이 세일 기간이 아니더라도 그 희소가치 때문에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면세지역으로 명품 쇼핑의 최적지로 손꼽히는 홍콩은 여름과 겨울 세일 기간이 되면 전 세계에서 온 쇼퍼들의 격전지가 된다. 방콕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쇼핑과 식도락, 그리고 휴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오아이스이며, 싱가포르는 일 년 내내 지상 최고의 쇼퍼홀릭을 위한 도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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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곳에선 살 수 없는’ 한정판 패션 천국


도쿄 도쿄는 1월과 7월, 일 년에 두 번 세일을 한다. 여름 상품과 겨울 상품을 정리하는 이 세일은 1차, 2차로 나누어 보름씩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차 세일 기간에는 30~50% 정도의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여기서 남는 물건들이 2차 세일을 통해 80~90% 할인된 가격으로 팔려나간다. 그러니 그 시즌에 꼭 사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서둘러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도쿄에 가는 이유는 세일 기간에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사려는 것보다 일본에서만 살 수 있는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서다. 그 때문에 세일 기간이 끝난 9월에도 도쿄를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 올빼미 쇼핑족에게 도쿄가 매력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다른 쇼핑 도시보다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 싱가포르, 방콕은 모두 인천공항에서 출국해야 한다. 그러나 도쿄는 시내에서 가까운 김포공항과 도쿄 하네다 공항을 왕복하는 비행 스케줄이 하루에 8회나 있다. 시간을 아껴야 하는 올빼미 여행객에겐 제격이다.

워낙 오타쿠가 많은 이 나라에는 피겨부터 뷰티 한정판 제품까지 다른 나라에서는 살 수 없는 한정판이 많다. 희소가치가 높은 제품을 사오는 것이 바로 일본 쇼핑의 주된 목적이다. 도쿄의 가장 대표적인 쇼핑 지역은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시부야, 신주쿠, 오다이바 정도. 하라주쿠역 주변에서는 랜드 마크로 통하는 갭(Gap)과 자라(Zara) 매장, 그리고 차별화된 브랜드의 입점으로 패션 관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중저가 백화점 라포레(http://www.laforet.ne.jp/index.html)를 둘러봐야 한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쿄에만 5개의 매장이 있는 빈티지 전문 쇼핑몰 한지로(www.hanjiro.co.jp)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많은 빈티지 숍 사장들이 옷을 떼러 가는 곳인 만큼 볼 만한 아이템이 많다.

오모테산도역 주변에서는 오모테산도 힐즈(www.omotesandohills.com)가 대표적인 쇼핑지다. 불과 몇 년 전 낡은 아파트였던 이곳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리뉴얼한 후 도쿄에서 가장 주목받는 쇼핑몰로 부상했다. 명품 브랜드들이 모여 있어 아이쇼핑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하지만 감각적인 분위기에 흠뻑 젖어보는 것만으로도 값어치가 있는 곳이다.

시부야에서는 트렌디한 옷들이 가득한 시부야 109(www.shibuya109.jp)와 싱글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숍 로프트(www.loft.co.jp), 도쿄 최고의 멀티숍 브랜드 빔스(Beams) 등 놓치지 말아야 할 쇼핑몰 이 많다. 신주쿠에는 뉴욕의 패션 백화점 바니스 뉴욕(www.barneys.co.jp)이 있다.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이 고급 백화점에 갈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필립 림, 크리스토퍼 왕 같은 신진 디자이너들의 숍에서 자유롭게 옷을 입어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쇼핑이라고 꼭 옷만 사란 법은 없다. 문화를 쇼핑과 연계하여 즐기는 이들에게 도쿄만큼 ‘아트쇼핑’하기에 제격인 곳도 없다. 사악한 듯 천진한 캐릭터로 유명한 요시모토 나라의 ‘A to Z Cafe’가 있는 곳은 이미 유명하고, 롯폰기 힐즈의 모리 아트센터, 미드타운의 21-21 디자인 사이트, 신 국립미술관을 뜻하는 ‘아트 트라이앵글’은 그야말로 지상 최고의 아트쇼핑지다.

지난해 오픈한 도쿄 미드타운(www.tokyo-midtown.com)은 스타일리시한 소품을 원하는 이들을 현혹할 만한 아이템이 즐비하고, 21-21 Design Sight(www.2121designsight.jp)에서는 닛산 자동차의 큐브를 모티브로 제작한 2대의 자동차 형태 카페 Q FOODS & GOODS에서 기념품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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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가입하면 즉석에서 10% 할인


홍콩 소비를 위한 온갖 재화가 활개를 치는 홍콩에서는 ‘나는 쇼핑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바버라 크루거의 명제가 가슴 깊이 와닿는다.

특히 12~2월, 7~8월 등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세일 기간이 아니라도 대부분의 명품이 국내보다 싸고, 멤버십에 가입하면 10% 정도 현장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홍콩 최대의 쇼핑몰 IFC몰(www.ifc.com.hk)은 쉽게 서울 강남 코엑스몰의 메가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심플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오피스 룩을 만들어주는 클럽 모나코엔 꼭 들러야 한다. 셔츠나 스커트 등의 기본 의류는 사가지고 오면 일 년 내내 거뜬히 입게 된다. 장갑이나 머플러 같은 아이템은 잘 잃어버리기 때문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 두세 개를 사두면 여러모로 좋다. 코즈웨이베이역 부근 ‘패션 워크(Fashion Walk)’라 불리는 패터슨 스트리트(Paterson Street)는 올빼미 쇼핑족에게 제격인 장소다. 1시간이면 충분히 돌 수 있는 이 거리에는 이자벨 마랑, A.P.C, 쓰모리 지사토 같은 아담한 단독 매장을 만날 수 있다. A.P.C는 슬림한 체형의 남자가 입었을 때 가장 느낌이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자친구를 위한 스웨터나 재킷 등을 사기 위해 들른다. 명품 브랜드의 세컨드 브랜드인 시 바이 클로에나 베이비 제인 카사렐 매장에서는 횡재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패션 워크 인근 파크레인 호텔 지하의 이케아 매장에 가서 고양이 밥통이나 도마 같은 작은 소품들을 한껏 쇼핑백에 담으면 쇼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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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같지 않은 ‘사구려 제품’ 즐비


방콕 방콕 백화점들은 여권을 제시하면 5% 할인카드를 즉시 발급해 준다. 또 쇼핑몰 한 곳에서 사용한 금액이 2000바트(약 6만4000원) 이상이면 7%의 세금을 돌려주므로 세일 때가 아니더라도 10% 이상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다. 방콕의 대표적인 쇼핑 지역은 지상철 시암역 주변. 한쪽에는 명동이나 이대 같은 분위기의 로드 숍이 모여 있고, 맞은편에는 시암 센터, 시암 파라곤, 시암 디스커버리 총 세 곳의 거대 쇼핑몰이 줄지어 있다. 이 중 태국 로컬 브랜드가 모여 있는 시암 센터가 추천 장소다.

바나나 리퍼블릭처럼 클래식한 스타일에 동남아 분위기가 살짝 가미된 브랜드 ‘그레이하운드’는 패션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브랜드다.

소녀풍이지만 유치하지 않은 ‘세네다’와 무국적 오리엔탈리즘이 매력적인 ‘베이킹 소다’의 매장은 꼭 들러볼 것. 디스커버리에서는 ‘해비타프’‘로프트’ 등의 라이프 스타일 숍에서 인테리어 소품을 사는 코스가 제격이다.

하이라이트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짜뚜짝 시장. 1만5000여 개의 상점이 입점해 있어 섹션 27 앞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지도를 보면서 원하는 곳만 들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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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 망라 ‘셀렉트 숍’ 가볼 만


싱가포르 싱가포르 최대 번화가이자 쇼핑 단지 오차드 로드(Orchard Road)에서는 파라곤(Paragon)이나 일본계 백화점 다카시마야보다싱가포르 로컬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탕스(www.tangs.com.sg)를 권한다. 싱가포르 특유의 선명한 색감으로 쇼핑 욕구를 자극하는 탕스에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들이 입점돼 있어 컬러풀한 나무젓가락이나 접시 같은 인테리어 용품을 쇼핑하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최고 70% 할인된 명품을 구입할 수 있고 한국인 직원이 있는 DFS 갤러리아(www.galleria.com)는 트렌디한 아이템을 기대하기에는 무리지만 여행객을 위한 스페셜 아이템을 브랜드별로 내놓고 있어 선물 사기엔 좋다.

뎀시(http://www.dempseyhill.com)는 최근 현지인 사이에서 뜨고 있는 곳으로 관광객에겐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리얼 힙 플레이스’다. 이곳에서 쇼핑할 곳은 단 한 곳. 주인장이 유럽에서 직수입한 돌체&가바나, 프라다, 구찌 등을 판매하는 셀렉트 숍 ‘원 앤 온리 디자이너 컬렉션(One & Only Desinger Collection)’ 이다. 그러나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고 모델풍의 패션 피플을 구경하면서 쇼핑하는 기분이 꽤 그럴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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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는 지금 쇼핑 축제 중


타이베이 미식가를 홀리는 산해진미와 묵은 피로를 풀어주는 노천온천, 비행시간 2시간 반이면 닿을 만큼 가깝고도 보석 같은 매력으로 가득한 대만 타이베이에 덤이 하나 더 얹혔다. 올해 첫 막이 오른 ‘타이베이 쇼핑 페스티벌’이다.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타이베이는 대대적인 세일에 들어간다. 최소 40%에서 최대 70%가 넘는 할인 인심도 후하다. 홍콩이나 도쿄에 비하면 소박하지만 예상 밖에 건지는 ‘전리품’이 쇼핑의 묘미다. 갖출 브랜드 다 갖췄고, 한국에 없는 알짜배기 브랜드도 적지 않은 타이베이라면 알뜰하고 똑똑한 쇼핑지로 부족함이 없다. 

# 대표 쇼핑몰 ‘타이베이101(타이베이 국제금융센터)’

완공된 빌딩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101층(508m) 높이의 이 빌딩은 커다란 나침반처럼 시내 어느 곳에서나 눈에 띈다. 각종 패션 브랜드숍과 레스토랑, 대형서점, 백화점까지 입점해 있어 쇼핑을 계획했다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애비뉴 101’로 이름붙은 1층엔 DKNY, 비비안 웨스트우드, 디스퀘어드2 등 가장 핫한 브랜드가 모여 있다. 2층엔 일본계 백화점인 소고(SOGO)가 통째로 입점해 있고 3층엔 프라다, 구찌, 디오르 등 명품 패션 브랜드와 오메가, 피아제, 반 클리프 아펠, 티파니 등 시계·보석 숍이 빼곡하다. 질러버리기엔 비싼 명품들이지만 ‘신상’ 트렌드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도 101%다. 이곳에선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프렌치커넥션(fcuk)이나 오아시스가 제대로 훑어봐야 할 브랜드다. 개성 있는 그래픽으로 인기있는 fcuk 티셔츠는 구매대행으로 구입할 경우 10만원에 달하지만 2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영국 브랜드인 오아시스 역시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2~3배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 ‘쇼핑의 여신상’이 우뚝 선 ‘뉴욕뉴욕쇼핑센터’

이름에 걸맞게 미니 ‘자유의 여신상’이 쇼핑센터 앞을 지키고 서 있다. 자세히 보면 한 쪽 어깨에 쇼핑백을 걸쳤다. 이곳이 쇼핑의 중심이라고 선언하는 ‘쇼핑의 여신상’인 셈이다. 1층엔 세계 각국의 캐주얼 브랜드가 모여 있다. 헤인즈(HANES)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중 하나. 언더웨어나 티셔츠 같은 기본 아이템은 착용감이 뛰어나다. 이탈리아의 포나리나(Fornarina)도 입점해 있다. 한국에는 최근에야 정식으로 매장을 열었지만 ‘잘 빠졌다’고 입소문 난 포나리나 청바지는 2년 전부터 이태원 등에서 팔리고 있었다. 멕스(Mexx)도 타이베이에서 건질 브랜드다. 의류보다는 1만원 남짓에 살 수 있는 스카프나 벨트 같은 소품이나 액세서리가 실속 있는 아이템이다.

# 타이베이판 동대문 시장 ‘우펀푸 (五分)’

한 블록 전체가 보세의류 매장으로 빼곡한 재래시장이다. 이미 일본 관광객 사이에선 한 번쯤 둘러봐야 할 곳으로 이름났다고 한다. 대단히 질 좋은 제품에 대한 기대는 접고 가격 대비 만족도를 따져야 한다. 유행 타는 디자인이나, 의상에 포인트를 줄 신발이나 벨트 같은 소품, 귀걸이·뱅글 등 액세서리를 한국보다 훨씬 싼 값에 살 수 있다. 올여름 유행한 글레디에이터 스타일 샌들을 1만5000원, 비키니 수영복 한 벌을 1만원 수준에 팔고 있었다. 시장을 한참 헤집고 다니다 보니 심심치 않게 익숙한 스타일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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