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Fact/여행-음식 · 2010. 2. 11. 18:46


참치는 농어목 고등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남극해와 북극해를 제외한 모든 해역에 서식하는데, 그중 태평양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2006년 세계 참치 어획량인 430만t 중 절반(206만t)이 중서부 태평양에서 잡혔다. 나머지는 ▶인도양 113만t ▶동부 태평양 60만t ▶대서양 39만t 등이다.

 

참치는 넓은 해역을 끊임없이 이동하는 ‘회유성’ 어족이다. 수면과 수심 300m 사이에서 유영하며 먼 거리를 다닌다. 참치의 한 종류인 북방참다랑어는 평균 시속 65㎞로 이동하며, 한평생 7700㎞ 이상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험을 느껴 도망갈 때는 순간 최대속도가 시속 100㎞ 이상 올라가기도 한다. 참치는 섭씨 7~30도의 수온에서 서식한다.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과거에는 잡히지 않던 곳에서 참치가 잡히기도 한다. 최근 남해안에서 참치가 대량으로 어획되는 것이 한 예다.

 

참치는 대표적인 고단백질 저칼로리 식품이다. 단백질 함유량이 27%로, 돼지고기(20%)·쇠고기(18%)·닭고기(17%)보다 높다. 반면 지방은 3%로 육류보다 적다. 이 밖에 DHA·오메가3지방산 등 두뇌에 영양을 공급하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가 들어 있다.

 

처음에는 진(眞)치로 불려

 

1957년 참치가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때에는 ‘진(眞)치’로 불렸다. 갈치·삼치처럼 맛있는 생선의 이름 끝에 붙는 ‘치’에, ‘좋은’ ‘진짜’라는 의미의 ‘진’을 붙인 것이다. 이후 어감이 안 좋다는 이유로 한자어 ‘진’을 한글 ‘참’으로 바꿨다. 참치의 공식 명칭은 다랑어이며, 영미권에서는 튜나(tuna), 일본에서는 마구로로 불린다. 참치 캔은 82년 동원산업(현 동원F&B)이 ‘동원 참치 살코기 캔’이란 브랜드로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수고를 덜 들이면서 영양을 챙길 수 있는 즉석식품·반조리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참치 캔은 현대인을 위한 고단백 영양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가쓰오부시 재료 가다랑어 제일 많이 잡혀

 

세계적으로 시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참치는 23종류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주로 먹는 참치는 10여 가지 된다. 참치는 조업 방법과 어종·산지·계절·산란 전후 등 여러 변수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통상 참다랑어가 가장 비싸고 맛있다. 무게가 500㎏쯤으로, 가장 큰 종류다. 초밥·횟감용으로 주로 쓰인다. 가장 많이 잡히는 어종은 가다랑어. 세계 참치 어획량의 61%를 차지한다. 통조림이나 일본 요리 재료인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를 만드는 데 쓰인다. 황다랑어는 두 번째(26%)로 많이 잡히는 어종. 초밥이나 고급 통조림에 쓰이는데, 참다랑어보다 기름기가 적어 맛이 떨어진다. 눈다랑어(9%)는 초밥의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인다. 날개다랑어(4%)는 흰색에 가까운 육질 때문에 통조림·스테이크·양념구이로 주로 먹는다.

 

지방질 조밀하게 얽힌 앞쪽 뱃살 인기

 

참치는 머리부터 꼬리 부근까지 모두 먹을 수 있지만, 주로 먹는 부분은 몸통이다. 참치를 가로로 한 번 가르고 세로로 두 번 갈라 6등분했을 때, 앞쪽 뱃살과 중간 등살이 가장 인기 부위다. ‘오도로’라 불리는 앞쪽 뱃살은 지방질이 조밀하게 얽혀 있어 고소한 맛을 낸다. 참치회 중 최고로 친다. 참치 한 마리에서 5%밖에 안 나와 가격이 등살 부위보다 2~3배 비싸다. 중간과 꼬리 쪽 뱃살인 ‘주도로’ 역시 쇠고기처럼 지방질이 골고루 퍼져 있다. 부위별 명칭이 일본어인 것은 일본이 참치회 문화가 가장 발달했기 때문이다.

 

횟감용은 수천 개 낚시로 잡아

 

참치는 크기에 따라 잡는 방법이 다르다. 통조림용과 가쓰오부시용인 황다랑어·가다랑어는 그물을 이용하는 ‘선망 어법’으로 잡는다. 횟감용으로 주로 쓰이는 참다랑어·눈다랑어·황다랑어는 바늘을 이용한 ‘연승 어법’을 사용한다. 선망 어법은 스키프 보트라 불리는 작은 배를 이용해 그물을 큰 원을 그리며 어군을 포위한 뒤 그물 밑부분을 조여서 참치를 잡는다. 어망은 길이 2.4㎞의 초대형으로, 어군을 포위했을 때 수면의 면적은 축구장의 약 60배 크기가 된다. 선망선에는 스키프 보트를 비롯해 네트 보트, 헬기, 레이더·음파탐지기 등 첨단장비가 탑재돼 있다. 연승 어법은 어선이 전체길이 150㎞의 낚싯줄에 수천 개의 낚시를 달아 참치를 어획한다. 어획한 참치는 영하 60도 이하의 창고에서 급속 냉동된다.

 

일본 에도시대 중기부터 회로 먹어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을 때는 참치를 굽거나 끓여 먹었다. 일본 에도시대 중기쯤 횟집에서 생선을 간장에 주물러 즈케(절임)로 내놓은 것이 인기를 얻으면서 회로 먹는 게 인기를 끌었다. 참치 캔은 일본이 아닌 노르웨이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일찌감치 수산가공업이 발달한 노르웨이는 참치를 훈증해 유리병에 담아 판매하던 것을 유통기한과 배송 편의를 위해 1970년대 캔으로 만들었다. 2006년 기준으로 세계 참치 캔 소비는 78억4000만 캔으로 추산된다. 미국과 유럽이 소비량의 64%를 차지한다. 참치회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단연 일본이다. 전체 횟감용 참치 소비에서 일본이 87%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7%), 3위는 한국(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