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재즈역사에서 100장의 앨범을 선정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의미한 작업일 수 있다. 그 방대한 역사의 흔적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음악적인 가치는 한 개인의 주관으로 다루어지기 어려운 문제이며, 객관성을 기반으로 한다 하여도 여전히 지식적인 한계와 다른 의견에 대한 모호한 입장차이만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많은 음악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현실에서 이정표와도 같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명반을 소개함으로써 더욱 알찬 음악듣기를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모던 재즈를 중심으로 그 가치가 검증된 100장의 명반을 선정하였다.
4 Part로 나누어 진행될 예정이며, 순위는 없음을 밝힌다.
■ 50년~60년대 모던재즈 명반
재즈의 전성기였던 5,60년대에 발표된 앨범들 중에서 재즈 입문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필청음반과 역사적으로 검증된 명반들을 위주로 30장의 앨범을 선정하였다.
1. [Something Else]- Jullian Cannonball Adderly 58년 (Blue Note)
재즈 연주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연주하는 곡이 'Autumn Leaves'일 것이다. 친숙한 선율에 명곡다운 기품이 흐르는 이 곡은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구성으로 연주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그 중에서도 캐논볼 애덜리(Cannonball Adderly)의 58년도 앨범 [Something Else]에서의 연주는 최고의 명연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트럼펫은 테마를 형성하며 특유의 뮤트와 날카롭고 섬세한 감각으로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개성이 다른 연주자들의 응집력이 발휘되는 'Something Else'와 'Dancing In The Dark'에서는 최고의 라인업답게 마음껏 역량을 펼치고 있으며, 캐논볼 애덜리(Cannonball Adderly)의 알토 색소폰과 마일스의 트럼펫이 이루는 균형과 대칭의 미도 이 앨범의 중요한 특징이다. 캐논볼 애덜리의 리더작이지만, 음악적으로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영향력이 깊게 깔려있으며, 행크 존스(Hank Jones)의 노련한 피아노 연주는 리듬라인과 혼(Horn)의 중심에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싱싱한 연주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명반이다.
2. [Blues-Ette] - Curtis Fuller 59년 (Savoy)
재즈연주곡 중에는 서정적인 아름다운 곡들이 많이 있지만, 커티스 풀러(Curtis Fuller)의 'Love, Your Spell Is Everywhere'와 같이 숨겨진 보석처럼 그 매력을 은은하게 품고있는 곡은 드물 것이다. 재즈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들에게 대표적으로 들려줄 수 있는 곡이 아닐까 한다. 트롬본의 울림은 마치 잔잔한 호수에 파동을 일으키듯 마음속의 감성을 자극하고, 피아노의 선율은 어스름한 새벽의 풍경을 표현하듯 애상적인 분위기로 이끌고 있다. 우리의 열악한 재즈 문화를 반추해볼 때 빌리 헐리데이(Billy Holiday)의 'I'm A Fool To Want You'처럼 재즈의 대중화를 선도할 수 있는 곡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밖에도, 'Five Spot After Dark'과 'Whisper Not'에서도 트롬본이 가지고 있는 저음의 매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3. [Cool Struttin'] - Sonny Clark 58년(Blue Note)
모던 재즈를 대표하는 최고의 레이블 Blue Note는 수많은 걸작 앨범들을 탄생시켰으며, 그에 못지 않게 멋진 앨범 재킷도 꾸준히 선보여왔다. 예술적인 표현보다는 뛰어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앨범 재킷의 이미지가 판매량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음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앨범 역시 출중한 연주에 멋진 여인의 발걸음(Cool Struttin')이 보너스처럼 추가되어 더욱더 구매욕을 자극한다. 말이 필요없는 필리 조 존스와 폴 챔버스(Paul Chambers)의 든든한 리듬라인 위에 상큼하게 펼쳐지는 연주가 압권인 'Cool Struttin'은 단연 돋보이는 곡이다. 소니 클락(Sonny Clark)의 절제된 피아노와 아트 파머(Art Farmer), 잭키 맥린(Jackie Mclean)의 기막힌 앙상블은 흥겨운 리듬감과 뚜렷한 멜로디 라인의 인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32살에 요절한 소니 클락의 연주와 작곡솜씨가 잘 드러난 'Royal Flush'는 그의 죽음을 더욱 아쉽게 만드는 수작이며, 많은 연주자들이 즐겨 연주하는 곡이 되었다. 들을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곡들로 채워진 음반이다.
4. [Night Lights] - Gerry Mulligan 65년 (Mercury)
한밤중 도시의 풍경을 묘사한 작품들이 편안한 휴식처럼 다가오는 앨범으로, 제리 멀리건(Gerry Mulligan)의 피아노 솜씨를 엿볼 수 있으며, 다양한 혼의 조화를 통해 감성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특히, 제리 멀리건은 피아노가 없는 구성을 선호하였지만, 이 앨범에선 쇼팽의 'Prelude in E Minor'를 보사노바풍으로 편곡하여 피아노 연주의 매력을 들려주었다. 차분한 피아노의 선율을 서두로 아트 파머(Art Farmer)의 부드러운 트럼펫과 분위기 있는 밥 브룩마이어(Bob Brookmeyer)의 트롬본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Night Lights'는 이 앨범의 대표적인 곡이며, 63년도 버전이 추가되어있다. 'Morning of The Carnival'은 원작과는 달리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음악처럼 애상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일상에 지친 도시의 생활에 고단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곡들이 따스하고 다정하게 느껴진다.
5. [Midnight Blue] - Kenny Burrell 63년 (Blue Note)
재즈와 블루스적인 감성이 함께 공존하는 케니 버렐(Kenny Burrell)의 대표작이다. 콩가를 추가하여 리듬의 다변화를 꾀하였고, 연주자들의 기량보다는 여유로운 조화를 통해서 음악적인 완성도를 추구하였다. 첫 번째 트랙인 'Chittlins con Carne'는 엷은 긴장감을 자아내며 조용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스텐리 터렌타인(Stanley Turrentine)의 색소폰과 케니 버렐의 기타는 시종일관 매력적인 이중주의 하모니를 이루며 고독한 음의 울림을 극적으로 표현하였다. 타이틀 곡 'Midnight Blue'의 차분한 연주는 오히려 한밤중의 고독에 대한 역설적인 해석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분위기의 진행은 컨셉을 이루듯이 'Soul Lament'와 'Saturday Night Blues'에서 더욱 애절한 연주로 발전해간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이 앨범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6. [My Favorite Things] - John Coltrane 60년 (Atlantic)
이미 59년작 [Giant Steps]를 통해서 '콜트레인스타일' 이라 불리는 'Sheets of Sound' 를 완성한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이 자신의 영적인 세계로 눈을 돌리며 내면에 충실한 자기 고백적인 연주를 들려주는 자기성찰과도 같은 작품이다. 불꽃처럼 타오르던 열기를 누르고 서정적이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의 연주를 들려주고 있으며, 친숙한 고전들을 재해석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어서 대중적으로도 성공한 앨범이 되었다. 타이틀 곡 'My Favorite Things'는 단조로운 구성이지만 부드럽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13분 동안 매끄러운 연주를 들려주고 있으며, 콜 포터의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Everytime We Say Goodbye'는 맥코이 타이너(McCoy Tyner)의 중후한 피아노 연주와 콜트레인의 소프라노 색소폰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아름다운 화음을 창조해낸다. 언급이 필요 없는 거쉬인의 'Summertime'과 'But Not For Me'에서도 존 콜트레인의 서정성은 최상의 빛을 발하고 있다.
7. [Clifford Brown With Strings] - Clifford Brown 55년 (Emarcy)
비운의 천재 트럼펫터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이 스트링의 선율을 배경으로 아름답고 서정적인 연주를 들려준 55년도 작품이다. 26년의 짧은 생애를 살다갔지만, [Study In Brown]과 [Clifford Brown & Max Roach] 등 일련의 작품들은 후대의 트럼펫 연주자들의 바이블이 되었을 정도로 그가 재즈사에 남긴 족적은 커다란 것이었다. 본 앨범은 브라우니의 많은 명반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친숙함이 담겨있으며, 내면의 깊이를 드러낸 감상위주의 곡들로 채워졌다. 마약과 방탕한 생활이 많은 재즈 뮤지션들을 비참함 삶으로 이끌었지만, 항상 연습에 몰두하며 음악적인 것에 모든 것을 맡긴 그의 삶이 빚어내는 연주는 어느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비장함이 배어있다. 비록 발라드한 작품들로 구성된 이 앨범만으로 그의 진가를 다 알 수 없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비범한 천재의 고뇌를 느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8. [Chet] - Chet Baker 58.59년 (Riverside)
수려한 용모와 감성적인 연주로 재즈신의 제임스 딘으로 불리며 많은 인기를 누렸던 쳇 베이커(Chet Baker)의 서정적인 작품이다. 쳇 베이커의 매력적인 발라드연주를 최대한 살린 앨범의 구성이 뛰어나며 빌 에반스(Bill Evans)를 비롯한 사이드 맨들의 절제된 연주는 쓸쓸한 공원길을 산책하는 듯한 고독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첫 곡 'Alone Together'는 바로 이 앨범의 분위기를 대변하듯 담담하고 관조적인 쳇 베이커의 트럼펫 연주에 페퍼 아담스(Pepper Adams)의 유연한 바리톤 색소폰이 이어지며, 빌 에반스의 서정적인 피아노가 가세하여 겨울날의 정경을 떠올리게 한다. 두 번째 트랙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는 재즈 싱어들의 기본 레파토리인 만큼 매우 친숙한 곡이지만, 쳇 베이커의 트럼펫 연주에서는 더욱 가슴을 적시는 애절함이 느껴진다. 이 곡에서 빌 에반스는 자신의 피아노 선율을 극도로 자제하며 쳇 베이커의 트럼펫의 소리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허비 맨(Herbie Mann)의 목가적인 플루트연주를 담고있는 'Tis Autumn', 'You And The Night And The Music'과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연주와 비교하며 들어봄직한 'It Never Entered My Mind'도 추천하고픈 곡이다. 음악성을 따지기 전에 이 앨범 속에 담긴 우수와 서정적인 매력을 느끼는 것은 재즈의 또 다른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9. [Saxophone Colossus] - Sonny Rollins 56년 (Prestige)
이 앨범을 말할 때 흔히들 '테너 색소폰의 교과서' 라는 표현을 즐겨 쓰고 있다. 그 이유는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의 완벽한 기량과 다양한 테크닉이 이 한 장의 앨범에 농축되었을 뿐만 아니라, 테너 색소폰 연주의 기본기가 잘 갖춰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배워야 할 점은 자신의 음악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힘든 노동일과 오랜 시간 잠적을 통해 새로운 연주의 지평을 넓혔던 소니 롤린스의 열정이 아닐까!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과 종종 비교되곤 하였지만, 정통에 입각한 그의 연주는 최고의 테너맨으로서 모자람이 없으며 끊임없는 탐구정신으로 진정한 재즈 연주자의 모범을 보여왔다.
소니 롤린스의 인지도만큼이나 잘 알려진 이 앨범은 뛰어난 녹음 덕분에 중급 오디오를 통해서도 현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남성미 넘치는 소니의 색소폰을 전면에 내세우며 펼치는 맥스 로치(Max Roach)와 덕 왓킨스(Doug Watkins)의 리듬라인은 때를 기다려온 무사들처럼 정열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고, 토미 플래너건(Tommy Flanagan)의 피아노는 리듬과 멜로디를 오가며 감각적인 센스를 동원한 유연성을 선보이고 있다. 'St. Thomas'를 시작으로 'You Don't Konw What Love Is', 'Moritat' 등 어느 곡하나 선택할 수 없는 난제를 주는 작품이다. '살아있는 연주의 향연'이라는 말만으로는 이 앨범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많다.
10. [Round About Midnight] - Miles Davis 55,56년 (Columbia)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가 남긴 수많은 작품들이 곧 모던 재즈의 역사이며 새로운 재즈의 이정표였음을 의심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밴드를 이끌었던 리더로서의 마일스와 개척자로서의 마일스가 재즈 역사에 크게 부각한 반면 트럼펫 연주자로서의 마일스 데이비스는 가끔 비하되기도 한다. 저마다의 관점이 다르겠지만, 시야를 좀더 넓혀서 생각해보면 그의 절제되고 섬세한 연주는 다른 악기들과의 조화로움을 앞세운 거장다운 여유일 것이고, 때로는 차가운 느낌과 금속성의 날카로움을 들려주지만, 연주하는 상대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의 톤과 스타일을 바꾸어내는 것을 보면 분명 뛰어난 기량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앨범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연주가 빛을 발하고 있는 제1기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이 콜럼비아에서 녹음한 첫 작품이며, 최상의 라인업으로 구성된 멤버들과 재정이 든든한 소속사의 지원으로 보다 안정된 상태에서 녹음된 음반이다.
쎌로니오스 몽크(Thelonious Monk)의 원곡인 'Round Midnight'은 차가운 바람과도 같은 마일스의 트럼펫 연주를 시작으로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열정이 담긴 색소폰과 긴장감을 자아내는 스내어 드럼의 합주로 발전한다. 장중한 2관의 합주와 리듬라인은 원곡에서 느낄 수 없는 드라마틱한 멜로디를 창출해 내고 있다.
두 번째 트랙에서는 첫 곡의 긴장감을 희석시키듯 따스한 발라드 곡 'All of You'가 레드 갈란드(Red Garland)의 경쾌한 피아노 연주위로 흐른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발라드 연주는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쳇 베이커(Chet Baker)나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섬세함을 지니고 있다. 특히 'Bye Bye Black Bird'와 'Dear Old Stockholm'에서는 적절한 뮤트와 절제된 음의 사용을 통해 지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수많은 음반 중에서도 음악적인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11. [Meets The Rhythm Section] - Art Pepper 57년 (Contemporary)
백인 재즈의 자존심이자 웨스트 코스트재즈를 대표하는 알토 색소폰 연주자인 아트 페퍼(Art Pepper)는 굴곡이 심한 인생역정에도 불구하고 인간미 넘치는 연주를 통해 수많은 재즈 팬들의 가슴을 적신 뮤지션이었다.
마약으로 인하여 청춘의 대부분을 감호소와 요양소를 오가는 비참한 생활을 하였지만, 자신과의 눈물겨운 투쟁 끝에 이를 극복해내며 재기에 성공하게 된다.
이 앨범은 50년대의 아트 페퍼를 대표하는 명연이 담긴 걸작앨범이다. 당시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리듬섹션이었던 레드 갈란드(Red Garland), 폴 챔버스(Paul Chambers), 필리 조 존스(Philly Joe Jones)가 함께 참여하였고, 고장난 색소폰으로 연주한 것이 훗날 화제가 되었다. 이 앨범을 녹음하기 전에 아트 페퍼는 6개월의 공백이 있었지만, 단 한번의 리허설만으로 연주를 진행하여 그의 천부적인 재능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당대 최고의 리듬섹션으로 평가받고 있던 연주자들과의 녹음은 이 앨범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였으며, 아트 페퍼의 거침없는 블로윙과 'Tin Tin Deo', 'You'd Be Nice to Come Home To'에서의 유연한 연주가 더해져 더욱 더 매력적인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찰리 파커(Charlie Parker)의 천재성과 캐논볼 애덜리(Cannonball Adderly)의 인간미 넘치는 따스한 기풍을 합쳐놓은 듯한 명연이 펼쳐진 이 작품은 재즈의 미학이 무엇인지를 대변할 수 있는 귀중한 앨범이다.
12. [The Sidewinder] - Lee Morgan 63년 (Blue Note)
10대 후반에 자신만의 사운드를 구축하며 비범한 연주를 들려주었던 리 모건(Lee Morgan)의 대표적인 음반이다. 재즈 음반으로는 드물게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였으며 록적인 리듬을 도입하여 보다 대중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내었다.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연인의 총에 목숨을 잃기 전까지 제2의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정열적인 연주활동을 펼쳤던 리 모건의 생애는 한편의 영화와 같은 드라마틱한 면이 있었다. 비록 삶의 마감은 비참했지만 살아서는 뛰어난 재능과 열정으로 최상의 연주를 들려주며 한 세대를 풍미한 걸출한 트럼페터였음을 이 앨범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다.
타이틀곡인 'The Sidewinder'는 친근한 선율과 리드미컬한 비트의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멜로디의 단순함과 단조로운 리듬의 변화는 당시 유행하던 펑키 재즈의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함께 참여한 조 핸더슨(Joe Henderson)의 테너 색소폰연주는 리 모건과 경합을 벌이듯 불꽃튀는 연주를 들려준다.
라틴적인 분위기의 'Gary's Notebook'에서는 2관이 함께 펼치는 유니즌 플레이가 인상적이며, 미디엄 템포의 'Totem Pole'과 복잡한 구성을 보이는 'Hocus-Pocus'에서도 리 모건의 트럼펫이 제시하는 주선율과 멤버들간의 조화로운 연주가 활기차게 연주되고 있다.
60년대에 주춤하던 재즈의 열기를 다시 지핀 이 앨범은 불운한 천재의 유작이지만, 재즈의 영역을 대중에게로 접근시킨 명작이기도 하다.
13. [Quiet Kenny] - Kenny Dorham 59년 (Prestige)
뛰어난 연주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낮은 지명도로 인해 선뜻 구입하기가 꺼려지는 뮤지션들의 음반들 중에는 비교할 수 없는 빼어난 연주가 담긴 명작들이 무수히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케니 도햄의 [Quiet Kenny]이다. 첫 곡 'Lotus Blossom'의 풍부한 트럼펫 사운드를 듣고 있노라면 다시 한번 앨범재킷의 얼굴을 주목하게 된다. 앨범 제목처럼 과묵해 보이는 인상을 풍기는 그의 모습에서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신뢰성을 발견하게 된다.
'My Ideal'과 'Alone Together'는 케니 도햄의 남성적인 우수가 잘 표현된 발라드 곡이며 쳇 베이커(Chet Baker)의 연주와는 다른 좀 더 묵직한 감성이 담겨져 있다. 여유로운 연주스타일에 맞는 온화한 음색은 이 앨범의 전반에 걸쳐 케니 도햄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감동을 전하고 있으며 토미 플래너건(Tommy Flanagan)을 비롯한 리듬라인의 안정적인 연주가 케니 도햄의 트럼펫 연주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14. [Song For My Father] - Horace Silver 63.64년 (Blue Note)
아트 블래키(Art Blakey)와 더불어 재즈 메신저스(Jazz Massenger)의 중추신경을 담당했던 피아니스트 호레이스 실버(Horace Silver)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펑키 재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실버의 작품답게 거침없는 리듬라인과 호방한 연주스타일을 보여 주었으며,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앨범 제작도중 멤버를 교체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하였다. 리 모건의 [The Sidewinder]와 더불어 재즈 앨범으로는 보기 드문 판매고를 올림으로써 재즈의 대중화를 선도하기도 하였다.
첫 곡 'Song For My Father'는 단연 이 앨범의 백미이다. 펑키한 리듬을 유지하며 간결하면서도 명쾌한 멜로디를 2관의 협주로 이끌어 가는 곡의 진행이 매끄럽게 들린다.
그의 아버지가 생존할 당시에 작곡한 곡이지만, 앨범 녹음은 사후에 이루어졌고, 미망인이 된 어머니를 위한 발라드곡 'Lonely Woman'을 함께 이 앨범에 실어 그의 가족에 대한 애정을 진하게 표현하였다. 이 곡은 80년대에 팻 매스니(Pat Metheny)의 앨범 [Rejoicing]에서 감성적인 연주곡으로 리메이크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밖에도 호레이스 실버의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Calcutta Cutie'와 펑키 재즈의 진수를 담은 'The Natives Are Restless Tonight' 그리고 장중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Que Pass' 등 다양한 스타일의 연주를 들려주고 있으며, 더불어 훈훈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감성이 함께 담겨져 있다.
15. [Maiden Voyage] - Herbie Hancock 65년 (Blue Note)
언제나 카멜레온처럼 변화를 거듭하며 창조적인 음악세계를 선보였던 허비 행콕(Herbie Hancock)의 초기대표작중 하나이다.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에서 보여준 출중한 기량과 타고난 재능으로 일찌감치 차세대 재즈를 리드할 인물로 꼽힌 허비 행콕은 정통적인 재즈어법뿐만 아니라, 퓨전적인 요소와 일렉트릭컬한 면을 골고루 자신의 음악에 흡수하여 진보적인 스타일을 창조해 나갔다.
재즈의 정통성 위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여 많은 찬사를 받은 이 앨범은 초기 허비 행콕의 스타일을 확연히 알 수 있는 명연주로 채워져 있다. 프레디 허버드(Feddie Hubbard)를 제외하면 모두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에서 함께 연주했던 터라 앨범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이점도 작용하였다. 'Maiden Voyage'를 비롯한 전곡을 직접 작곡하였고, 고도의 기량을 요하는 연주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특히, 프레디 허버드의 화려한 테크닉은 토니 윌리암스(Tony Williams)의 현란한 드럼비트와 어우러져 선명한 주제를 제시하며 허비 행콕의 절묘한 코드 보이싱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Dolphin Dance'의 아름다운 화음이 주는 감동과 'The Eye Of The Hurricane'의 빼어난 연주는 타이틀곡과 더불어 이 앨범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천재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항상 새로운 변화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 허비 행콕의 미래를 예견한 이 앨범은 순조로운 항해를 약속 받은 듯이 '처녀 항해'의 긴장감을 떨쳐내는 쾌속 항진의 전주곡을 담고있다.
16. [Our Man In Paris] - Dexter Gordon 63년 (Blue Note)
베이스 연주자 피에르 미셀롯을 제외하면 모두가 뉴욕을 떠나 유럽으로 이주한 미국의 재즈 연주자들이다. 특히, 말년의 버드 파웰(Bud Powell)이 들려주는 피아노연주는 애처로울 정도로 처연함이 가득하고, 덱스터 고든(Dexter Gordon)의 중후한 테너 색소폰연주는 깊고 풍부한 톤으로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하였다. 발라드 곡 'Willow Weep For Me'는 서정적이고 따스한 연주로 감동을 전하고 있으며, 스윙감이 넘치는 'Scrapple From The Apple'에서는 연주자들의 자연스러운 조화에 고든의 멜로디컬한 즉흥연주가 인상적이다. 케니 클락의 드럼연주가 일품인 'Night In Tunisia'와 발라드 연주곡인 'Stairway To Stars' 역시 귀기울여 들어야할 훌륭한 작품이다.
덱스터 고든의 가장 큰 매력은 일생동안 일관된 연주스타일을 유지함으로써 전통재즈의 향기를 오랫동안 전파한 것에 있다. 그리고, 멋진 연주만큼이나 빼어난 패션감각으로 멋들어진 뮤지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17. [Time Out] - Dave Brubeck Quartet 59년 (Columbia)
재즈 역사상 가장 화제를 모은 연주곡을 고른다면 주저함 없이 'Take Five'를 선정할 수 있다. 재즈연주에서 쓰이지 않던 4/5박자의 엇갈린 리듬을 이용하여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반향을 일으킨 곡이다. 클래식에 기반을 둔 데이브 부르벡(Dave Brubeck)의 뛰어난 피아노 연주와 휴머니즘에 기초한 폴 데스몬드(Paul Desmond)의 나긋나긋한 색소폰 연주를 중심으로 조 모렐로의 긴장감 넘치는 드럼과 곡의 전반에 걸쳐 분위기를 깔아놓는 유진 라이트의 베이스 연주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인상적인 명곡을 창조해낸 것이다. 'Take Five'는 단연 이 앨범을 대표하는 곡이지만, 'Blue Rondo a la Turk' 와 'Three to Get Ready' 등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자존심을 충분히 보여주는 명연이 담긴 필청 음반이다.
18. [Last Date] - Eric Dolphy 64년 (Fontana)
에릭 돌피는 알토 색소폰뿐만 아니라, 플푸트와 베이스 클라리넷까지도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진정한 멀티 인스트로멘탈 플레이어(Multi Instrumental Player)이다.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이 테너와 소프라노 색소폰을 자유롭게 다룸으로써 다양한 연주를 가능케 한 것처럼 에릭 돌피는 자유로운 음색의 변화를 통해 전위적인 사운드와 정통적인 재즈 모두들 소화해 내는 근접하기 어려운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펼쳤다. 돌피는 찰스 밍거스(Charls Mingus)와 존 콜트레인과 같은 대가들의 사이드맨 활동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고 자신의 리더작인 [Far Cry]와 [Live At The Five Spot Vol 1, 2], [Out To Lunch] 등을 선보이며 멀리 유럽에까지 그의 명성을 드높였다.
본작 [Last Date]는 64년 6월에 유럽순회공연중 독일에서 녹음 한 것인데 앨범 제목처럼 녹음 후 27일만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Last Date]는 에릭 돌피의 최고 명작으로 부르기보다는 그의 마지막 불꽃같은 정열이 스며있는 역작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유럽의 최고 리듬섹션들과 함께 자신의 오리지널 4곡과 쎌로니우스 몽크(Thelonious Monk)의 'Epistrophy', 스탠더드 명곡인 'You Don't Know What Love Is' 등을 혼신의 힘을 다하여 연주한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이 앨범에 남긴다.
"모든 음은 연주가 끝나면 허공으로 사라지고 다시는 그것을 잡을 수 없다."
19. [Pres And Teddy] - Lester Young & Teddy Wilson 56년 (Verve)
모던재즈에 있어서 특히 Cool재즈의 기원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 바로 레스터 영(Lester Young)일 것이다. 빌리 할리데이(Billy Holiday)에 의하여 대통령이라는 뜻의 'Prez'또는 'Pres'로 불리어 졌는데, 별명에 어울리는 기품 있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버디 리치(Buddy Rich), 냇 킹 콜(Nat King Cole), 오스카 피터슨(Oscar Peterson) 등 당대의 명인들과 펼친 연주는 지금까지도 재즈사의 빛나는 업적으로 남아 있으며 빌리 할리데이의 뛰어난 반주자로도 명성을 얻었다. 그의 전성기를 이야기 할 때 40년대를 가장 왕성한 시기로 꼽고 있으며, 50년대 중반에 발표한 이 앨범에서도 전성기의 부드럽고 정감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Pres Returns'는 자신의 건재함을 드러낸 곡으로 주위 깊게 들을 필요가 있다. 스윙의 고전인 'All of Me', 'Prisoner of Love'와 거쉬윈의 작품인 'Our Love Is Here to Stay' 등 부드럽고 따스함을 담은 연주를 자연스러운 스윙감으로 들려준다.
20. [Monk's Music] - Thelonious Monk 57년 (Riverside)
몽크(Thelonous Monk)의 피아노를 중심으로 연주자들의 개인기가 빛을 발하는 앨범이다. 7인의 Septet 구성이지만, 웅장한 사운드대신 리듬라인의 활기찬 연주를 바탕으로 각 파트의 개성을 충분히 살린 연주를 들려준다. 특히, 몽크는 짧은 솔로에서도 다른 밥(Bop)피아니스트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독창적인 터치를 구사하고 있다. 불협화음으로 여겨지는 코드진행과 여백의 미를 살리며 자신만의 스케일로 연주하는 몽크의 개성은 들을수록 더욱 깊은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과 콜맨 호킨스(Coleman Hawkins)가 펼치는 투-테너 구성의 연주도 뛰어나며 지지 그라이스(Gigi Gryce)의 알토 색소폰연주는 서정적인 감성으로 다가온다. 아트 블래키(Art Blakey)의 화려함과 절제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드럼연주는 그의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수줍은 듯 조심스러운 윌버 웨어의 베이스연주는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몽크의 솔로 앨범이나 퀄텟구성과는 다른 분위기를 들려주고 있으며 평소 몽크의 음악이 난해하다가 여기고 있는 이들에게 그의 매력과 쉽게 친해지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21. [Sonny Side Up] - Dizzy Gillespie, Sonny Rollins, Sonny Stitt 57년 (Verve)
디지 길레스피의 트럼펫을 중앙에 두고, 두 명의 Sonny가 테너 색소폰으로 경합을 벌이듯 연주하는 독특한 구성의 앨범이다.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와 소니 스팃(Sonny Stitt)은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라있던 디지 길레스피의 사려 깊은 리드를 배경으로 신인의 티를 벗은 완숙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블루스 연주곡으로 잘 알려진 'After Hours'에서는 각 파트들이 펼치는 솔로연주가 잼세션의 분위기를 연상시키고 있으며, 소니 스팃의 'The Eternal Triangle'은 이 앨범에서 가장 화려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소니 롤린스의 테너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디지 길레스피의 트럼펫 연주가 일품이며, 소니 스팃 역시 자신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연주자들과의 조화와 개인기를 적절히 구사하며 활력 넘치는 프레이징을 선보인다. 리듬라인의 박진감 넘치는 연주 또한 일품이며, 드러내지 않으면서 상대의 연주를 빛나게 해주는 연주자들의 배려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리고, 한 앨범에서 다양한 연주 형태와 즉흥연주의 묘미를 한꺼번에 접할 수 있는 명반이다. 같은 라인업으로 8일 전에 발표한 [Duets] 역시 이 앨범과 함께 잊을 수 없는 명연을 펼친 작품이다.
22. [Moanin'] - Art Blakey 58년 (Blue Note)
지칠 줄 모르는 정열과 개척정신을 통해 활화산 같은 연주를 뿜어낸 아트 블래키와 재즈메신저스(Art Blakey &Jazz Massengers)의 대표적인 앨범이다. 하드밥(Hard-Bop)의 전형적인 연주에 펑키재즈의 흥겨움이 더해졌으며, 리 모건(Lee Morgan)과 베니 골손(Benny Golson)이 이루어내는 혼(Horn)앙상불은 짜임새 있는 구성과 함께 열정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바비 티몬스(Bobby Timmons)가 작곡한 'Moanin''은 타이틀곡으로 두 개의 혼이 만들어 가는 파워풀한 멜로디라인과 흥겨운 리듬연주가 일품이다. 아트 블래키의 박력있는 드럼 솔로를 들을 수 있는 'The Drum Thunder Suite'과 베니 골손의 빼어난 테너 색소폰연주가 담긴 'Along Came Betty' 등 뛰어난 멤버들의 고른 기량들이 잘 조화되어 있다.
이 밖에도 스탠다드 넘버인 'Come Rain Or Come Shine'의 은은한 매력과 중후한 행진곡 풍의 'Blues March'도 이 앨범의 진가를 확인시켜 주는 곡이다.
23. [The Incredible Jazz Guitar] - Wes Montgomery 60년 (Riverside)
찰리 크리스천(Charlie Christian)이 기타연주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선구자라면, 웨스 몽고메리(Wes Montgomery)는 찰리의 음악세계를 계승 발전시키며 기타를 다른 리드악기와 동등한 위치로 끌어올린 모던재즈의 대표적인 기타리스트이다. 케니 버렐(Kenny Burrell), 바니 케셀(Barney Kessel)과 같은 동시대의 연주자들에 비해서 늦게 데뷔하였지만, 10년간의 활동을 통해 Incredible(경이로운)한 기타사운드를 들려주었고, 조지 벤슨(George Benson)이나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와 같은 후대의 기타연주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의 초기 작품인 [Full House]와 더불어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앨범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기타연주로 가득 채워진 작품이다. 소니 롤린스의 'Airegin'을 포함한 네 곡의 스탠다드와 자신의 작품 네 곡을 함께 수록하였고, 옥타브주법의 완성을 보여주는 놀라운 테크닉과 엄지손가락을 이용한 피킹으로 따뜻하고 섬세한 연주를 들려준다. 솔로와 리듬라인과의 하모니가 일품인 'Four On Six'와 속주기타의 완성미가 돋보이는 'Airegin'을 비롯하여 발라드곡인 'Polka Dots And Moonbeams'등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을 깊이 있게 연주하며 기타가 지니고 있는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24. [Wave] - Antonio Carlos Jobim 67년 (A&M)
브라질 리오 태생의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 피아니스트인 안토니오 카를로스 자빔(Antonio Carlos Jobim)의 67년도 작품.
재즈와 삼바를 결합시킨 보사노바는 감미로운 선율과 이국적인 정서로 인하여 특히 여성층의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스탄 겟츠(Stan Getz)와 찰리 버드(Charlie Byrd) 등에 의하여 중흥기를 누리게 되었다.
보사노바의 열풍이 거세게 일던 60년대 중반에 제작된 [Wave]는 재즈삼바의 창시자인 카를로스 자빔의 명성을 더욱 더 확고히 다지게 한 작품이며, 뛰어난 음악성과 더불어 자연에 대한 서정과 리오의 온화한 분위기와 일상의 소박한 주제를 편안한 리듬위에 감미로운 선율로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타이틀 곡 'Wave'를 비롯해서 모두 10곡이 비교적 짧은 구성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짧은 곡의 구성이 무색할 만큼 대규모의 현악과 관악 파트가 참여하고 있어서 다양한 사운드의 효과는 물론 섬세한 선율까지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25. [Pithecanthropus Erectus] - Charlie Mingus 56년 (Atlantic)
찰스 밍거스는 자존심이 매우 강한 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연주를 주의 깊게 듣지 않는 이들에게 폭언을 퍼붓기도 하고, 연주력이 떨어지는 주변의 뮤지션들에게 혹독한 비평과 폭력까지도 행사하곤 했다. 흑인 인권운동에도 앞장섰으며 자체 레이블을 설립하여 흑인 뮤지션들을 착취하는 백인사업가들에게 대항하기도 하였다.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기인이라 여길만한 여러 에피소드들을 만나게 되지만 자신의 음악에 관하에서는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뮤지션이었다.
56년 아틀란틱에서 첫 리더데뷔작으로 발표한 이 앨범은 '직립원인'이라는 인류학적인 타이틀로 발매되었으며, 하드밥(Hard-Bop)과 프리재즈(FreeJazz)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 작품이다. 이미 오넷 콜맨(Ornette Coleman)보다 더 빠르게 [직립원인]으로 프리재즈의 태동을 알리게 된 셈이다.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과 같은 컨셉을 지닌 타이틀 곡 'Pithecanthropus Erectus'는 울부짖는 테너와 알토색소폰을 통해서 원시적인 사운드를 구현하였고, 공격적인 리듬과 불협화음 적인 곡의 구성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와 밍거스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암시하듯이 통렬하게 연주되고있다. 밍거스는 이 곡을 '재즈의 교향시'로 표현할 만큼 애착을 갖게 되었다.
직립원인이 사고하는 인간으로 진화하듯 완벽한 구성력과 무한한 감성표출을 드러내는 밍거스의 걸작중에 걸작이며, 앨범 전반에 걸친 자율성과 전통적인 틀을 깨트리는 듯한 과감성이 돋보이는 이 앨범으로 재즈의 또 다른 세대를 맞이할 준비가 끝난 것이다.
26. [Kind Of Blue] - Miles Davis 59년 (Columbia)
모드 주법의 완성을 보여준 역사적인 명반이며 최고의 뮤지션들에 의한 완벽한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이른바 모달 재즈(코드와 화성에 의존하지 않고 스케일의 연속에 의한 임프로바이제이션이 전개되는 재즈)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연주자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연주로 풀어내면서 선율적인 아름다움과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들려주고 있다. 모든 수록곡들은 마일스 데이비스가 만들었지만 앨범에 참가한 모든 연주자들의 작품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마일스가 주제를 제시하면 존 콜트레인이나 빌 에반스와 같은 뛰어난 연주자들이 자신들의 내면에서 나오는 즉흥성을 그대로 곡의 뼈대로 삼았고 그 뼈대 위에 모든 연주자들의 감성과 기량이 더해져서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이러한 시도는 실험자체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이 앨범에 대한 평가가 말해주듯이 재즈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업적이 된 것이다.
과묵한 베이스와 피아노의 잔잔한 선율로 시작되는 'So What'은 명작의 프롤로그답게 멋들어진 연주를 들려준다. 마일스의 트럼펫에 이어 캐논볼 애덜리의 알토 색소폰과 콜트레인의 테너가 차례로 연주되면서 빌 에반스의 단조로운 컴핑이 곡의 빈 공간을 메우듯이 채워지고 있고,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떠 받쳐주는 리듬라인에 의하여 전반적인 연주의 중심이 유지되고 있다. 피아노 연주자가 빌 에반스에서 윈튼 켈리(Wynton Kelly)로 바뀐 유일한 곡 'Freddie Freeloader'는 반복되는 리듬을 타고 벌이는 세 명의 혼(Horn)주자들의 자유로운 즉흥연주와 빌 에반스와 대비되는 윈튼 켈리의 개성있는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작품이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발라드 연주곡 'Blue In Green'의 뛰어난 서정성은 아름다움 그 자체로 다가온다. 네 번째 트랙 'All Blues'는 11분이 넘는 대곡이지만 긴장감을 부르는 리듬과 멜로디라인의 다양한 음색이 잘 조화되어 오히려 짧게 느껴지는 곡이다.
이국적이 정서를 표현한 'Flamenco Sketches'에서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트럼펫 연주가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평상시 즐겨 연주하던 중.저음대 뿐만 아니라 고음역에서도 날카롭고 섬세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스한 태양아래 펼쳐진 한가로운 남국의 이미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매력적인 곡이다.
마일스 데이비스를 대표하는 앨범인 동시에 재즈를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27. [Giant Steps] - John Coltrane 59년 (Atlantic)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앨범 중에 하나가 바로 [Giant Steps]이다. 59년에 발표된 이 앨범은 거인의 발걸음처럼 실로 웅대한 영역을 향해 뻗어나가는 거침없는 자태를 드러내며 기존의 음악에서는 들을 수 없는 새로운 화성의 진행을 보여준 획기적인 작품이다.
음악적 해석을 빌자면 그는 빠른 코드 변화를 전개하는 중에 아주 협소한 공간에서도 임프로바이제이션을 펼치며 치밀하게 한음 한음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초인적인 연주를 한 것이다.
이론적인 해설이 아니더라도 존 콜트레인의 연주속에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열정이 담겨져 있어서 듣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특별함이 있다.
첫 곡 'Giant Steps'에서는 이 앨범의 성격을 규정지을 수 있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리듬파트와 함께 서두를 이끌어 나가다가 테너 색소폰만의 무한질주를 펼치며 놀라운 코드변화를 보인다. 이후 피아노를 중심으로 리듬섹션의 적절한 텐션이 진행되고 전반부에서 연주된 패턴을 역으로 변형하며 마무리한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이루어지는 연주자들간의 호흡은 즉흥연주가 지향할 수 있는 정점을 치닫고 있다.
이어지는 'Cousin Mary'와 'Coutdown'에서도 콜트레인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프레이즈 곳곳에서 발휘하고 있으며, 'Spiral'에서의 연주는 한층 여유롭고 유연한 느낌을 준다. 이에 맞춰 폴 챔버스(Paul Chambers)의 베이스와 토미 플래너건의 피아노는 콜트레인의 색소폰에 가려졌던 명쾌한 연주 솜씨를 드러내 보인다.
존 콜트레인의 또 다른 진수가 담겨져 있는 발라드곡 'Naima'는 그의 아내인 나이마 콜트레인을 위한 곡이다. 서정적인 선율과 따스한 음색이 편안하게 다가오는 아름다운 곡이다.
폴 챔버스를 위하여 만든 'MR. P.C'는 콜트레인의 격렬한 블로윙과 토미 플래너건의 거친 컴핑, 그리고 지미 콥의 속도감있는 드럼연주가 합쳐서 베이스의 폴 챔버스에게 우정을 받치듯 혼신을 다한 연주를 들려준다. 후반부의 드럼과 색소폰은 대화하듯 진지한 연주를 펼치며 이 앨범의 대미를 장식한다.
어쩌면 존 콜트레인은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한계를 향해 치닫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28. [Django] - Morden Jazz Quartet 53.55년 Prestige OJC
실내악적인 앙상블을 재즈에 도입하여 차분하고 품격 높은 연주를 들려주었던 M.J.Q.가 프랑스의 전설적인 재즈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에게 헌정한 앨범이다. M.J.Q.는 두 번에 걸쳐 드러머를 교체한 것을 제외하고 40년 가까이 활동하며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뛰어난 하모니를 자랑하였고, 리더인 존 루이스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푸가와 대위법을 재즈의 연주에 적용시키는 노력을 통해 재즈계에서 독보적인 사운드를 구축하게 되었다.
타이틀곡인 'Django'는 피아노와 비브라폰의 이중주를 중심으로 적절한 스윙감을 유지하며 장고 라인하르트를 기리는 마음으로 엄숙한 분위기의 연주를 들려준다.
9분이 넘는 'La Londo Suite'는 각 파트의 솔로연주를 통해 연주자들간의 개성과 서로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4부작 형식의 조곡이며, M.J.Q. 사운드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M.J.Q.의 또 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는 'But Not For Me'와 'Autumn In New York'은 모두 스탠다드 곡이지만 존 루이스의 뛰어난 편곡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재즈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 Modern Jazz Qurtet은 우아하고 섬세한 사운드뿐만 아니라 오랜 결속력으로 다져진 정감 있는 연주세계를 보여주었다.
29. [Bird & Diz] - Charlie Parker & Dizzy Gillespie 50년 (Verve)
찰리 파커(Charlie Parker)와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는 비밥을 개척하고 중흥시킨 장본인들이며 40년대에 많은 음악활동을 함께 해왔지만, 그들의 진지한 하모니가 완성도 있게 연주된 것은 본작 [Bird & Diz]일 것이다. 특히 파커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레코딩을 함께한 쎌로니오스 몽크(Thelonious Monk)의 참여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중요성을 담고 있다.
가볍게 하늘을 나는 듯한 디지의 트럼펫과 잘 익은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나무와 같은 버드의 알토 색소폰연주는 자유로움과 풍성한 연주의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정열적인 연주 이외에도 감미로운 발라드 곡 'My Melancholy Baby'와 찰리 파커의 오리지널인 'Bloomdido'의 신선한 매력을 뜻밖의 선물을 받은 듯한 기분으로 만나게 된다.
버디 리치(Buddy Rich)와 컬리 러셀의 든든한 리듬라인과 최고의 전성기로 접어들고 있는 몽크의 피아노 연주는 두 거장들의 연주를 더욱 빛나게 해주고 있다.
30. [Hawk Flies High] - Coleman Hawkins 57년 (Riverside)
테너 색소폰의 아버지로 불리는 콜맨 호킨스(Coleman Hawkins)의 많은 작품 중에서도 대중적인 인지도와 감성적인 분위기가 가장 잘 조화된 앨범이다. 콜맨 호킨스는 30년대에 이미 테너 색소폰의 새로운 연주스타일을 창조하여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다양한 멜로디라인을 소울풍의 연주로 풀어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슬럼프 없이 꾸준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의 50년대 연주를 대표하는 본작 [Hawk Flies High]에는 노련한 대가들의 연주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오랜 경험을 지닌 오스카 페티포드(Oscar Pettiford)와 관록의 드러머 조 존스(Jo Jones), 재즈 피아노의 살아있는 역사 행크 존스(Hank Jones) 등 노장들이 시들지 않는 열정을 선보이며 당대를 대표하는 연주자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 실력을 과시한다.
인간미가 넘치는 따스한 분위기의 'Laura'와 멜로디에서 친숙함이 느껴지는 'Think Deep'은 잔잔하게 감성을 자극하는 발라드곡이며, 'Juicy Fruit'은 이드리스 설리먼(Idrees Sulieman)의 호쾌한 트럼펫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행크 존스(Hank Jones)의 낭만적인 피아노선율이 담긴 'Blue Lights'을 비롯하여 콜맨 호킨스의 원숙함이 드러나는 'Sancticity' 역시 귀기울여 들을만한 작품이다.
시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선율과 여유가 넘치는 노장들의 연주를 통해 재즈의 정통성을 음미할 수 있는 소중한 앨범이다.
■ 피아노 트리오의 명반
스윙재즈의 물결이 거세던 30년대 후반 냇 킹 콜(Nat King Cole) 트리오에 의하여 원형을 갖추었던 피아노 트리오는 버드 파웰(Bud Powell), 오스카 피터슨(Oscar Peterson)과 같은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에 의하여 발전하였고, 빌 에반스(Bill Evans)와 키스 자렛(Keith Jarrett)이 이를 계승하여 재즈연주의 핵심으로 일구어냈다.
피아노 트리오는 초기에 피아노-기타-베이스의 드럼리스(Drumless) 편성이었지만, 40년대 후반, 비밥(Be-Bop)재즈가 전면에 부각하면서 리듬의 역할이 중요해짐에 따라 피아노-베이스-드럼의 구성으로 일반화되었고 재즈연주의 다양성만큼이나 자유로운 표현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수많은 재즈 트리오 음반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앨범들과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 받는 음반들을 선정하여 피아노 트리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1. [Money Jungle] - Duke Ellington 62년 Blue Note
빅 밴드의 상징과도 같던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이 그를 존경해오던 두 진보적인 연주자들과 피아노 트리오의 구성으로 발표한 이 작품은 음악적인 것은 물론이고 거장들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의미를 담고 있다. 재즈의 정통성을 지닌 엘링턴과 실험적인 찰스 밍거스(Charles Mingus), 이 두 스타일을 모두 떠받쳐줄 수 있는 드러머 맥스 로치(Max Roach)가 펼치는 진지한 연주는 듣는 이로 하여금 음악속으로 빨려들게 하는 강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듀크 엘링턴의 오리지널 'Caravan'과 타이틀곡 'Money Jungle', 'Very Special' 등 긴장감과 중후한 기량이 유감없이 펼쳐지는 트리오 앨범의 명작이다.
2. [Still Live] - Keith Jarrett Trio 86년 ECM
키스 자렛의 연주를 재즈와 클래식의 범주에 가두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무한한 창조력과 신들린 듯한 열정이 빚어내는 그의 연주는 어떠한 형식으로도 정의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La Scala], [The Koln Concert] 등 일련의 솔로연주 작품들이 키스 자렛의 진가를 확인시켜 주었다면 본작[Still Live]는 그의 스탠다드 트리오와 함께 피아노 트리오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Autumn Leaves', 'My Funny Valentine', 'Song Is You' 등 친숙한 선율의 스탠다드 곡들이 키스 자렛 트리오의 눈부신 연주를 통해 새로운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다. 연주 사이사이에 들려오는 자렛의 신음소리가 인상적인 여운으로 다가오며 관중들의 뜨거운 호응이 라이브 연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전하고 있다.
3. [Flight To Denmark] - Duke Jordan 73년 Steeple Chase
찰리 파커(Charlie Parker), 스탄 겟츠(Stan Getz)와 같은 거장들의 반주자로 활동하던 듀크 조단(Duke Jordan)은 오랜 공백기를 거쳐 73년에 이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의 때늦은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앨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듀크 조단은 덱스터 고든(Dexter Gordon)처럼 미국을 떠나서 덴마크로 이주하였고 유럽의 대표적 레이블인 Steeple Chase에서 일련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며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펼치게 되었다. [Flight To Denmark]는 듀크 조단의 대표작이며 아름다운 북유럽의 설경을 배경으로 서있는 조단의 모습에서 앨범에 담긴 서정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중후한 베이스연주로 시작되는 'No Problem'은 조던의 오리지널 곡으로 쉽게 다가오는 멜로디와 물방울처럼 영롱한 피아노 연주가 일품인 곡이다. 이 곡을 포함하여 'Jordu', 'Filight To Denmark' 등 5곡의 오리지널 연주곡과 4곡의 스탠더드곡 곡들을 편안하게 연주하였다.
4. [Recollections] - Kenny Drew Trio 89년 Timeless
50년대 모던 재즈의 중심에서 활동하다가 유럽으로 이주하여 탐미적인 연주세계를 확립한 케니 드류(Kenny Drew)의 후기 걸작앨범이다. 그의 초기와 전성기의 작품들에 비해 재즈의 본질적인 맛은 다소 떨어지지만 서정적인 연주와 아름다운 선율이 맑은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수작이다.
클래식의 소품처럼 인트로를 장식하는 'Golden Earrings'와 영화 [쉘부르의 우산]에 삽입되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Les Parapluies De Cherbourg'. 그리고 뛰어난 베이스 연주자 닐스 헤닝 오스타드 페데르센(N.H.O.P)이 베이스로 멜로디연주를 하는 'Gentle Rain' 등 주옥같은 연주가 감성적으로 펼쳐진다. 케니 드류의 오리지널 작품인 'Copenhagen Blues'와 'Recollection'에서는 노장의 회한이 가득 담긴 피아노 연주가 N.H.O.P의 베이스연주와 대화하듯 펼쳐지고 있다.
5. [We Get Requests] - Oscar Peterson Trio 64년 Verve
섬세하고 기품 있는 피아노 연주자 오스카 피터슨(Oscar Peterson)의 64년 트리오 편성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오스카 피터슨의 명확하고 품위 있는 피아노선율과 레이 브라운(Ray Brown)의 깔끔하고 중후한 베이스라인. 그리고, 빈 공간을 메우듯 부드러운 브러쉬를 센스있게 사용하고 있는 에드 티그펜(Ed Tigphen)의 드럼연주는 다양한 레파토리들을 완벽한 피아노 트리오 음악의 걸작들로 바꿔 놓았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자빔(Antonio Carlos Jobim)의 작품인 'Quite Nights of Quite Stars'와 'Girl From Ipanema'를 비롯하여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My One and Only Love' 등 감성을 울리는 선율들이 작품전반에 걸쳐 펼쳐진다.
이 앨범은 시대를 뛰어넘은 명작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며, 재즈에 입문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주저함 없이 권할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6. [Thelonious Monk Trio] - Thelonious Monk 52,54년 Prestige
두 종류의 트리오 구성으로 연주한 몽크(Thelonious Monk)의 대표적인 트리오 앨범이다. 아트 블래키(Art Blakey), 퍼시 히스(Percy Heath)와는 52년에, 맥스 로치(Max Roach), 게리 맵(Garry Mapp)의 리듬 파트와는 54년에 녹음하여 몽크의 개성적인 연주가 리듬라인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하다. 특히, 이 시절 몽크의 연주는 대중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대중성보다는 연주의 완성도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에 주력할 수 있었다. 이 앨범에 수록된 몽크의 오리지널 'Bemsha Swing', 'Blue Monk', 'Little Rootie Tootie' 등은 트리오 연주의 매력과 더불어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몽크만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곡들이다. 또한 'These Foolish Things', 'Just A Gigolo'와 같은 스탠다드를 자신의 개성으로 재창조해내는 몽크의 놀라운 연주가 담겨있다.
7. [South of The Border, West of The Sun] - Claude Williamson Trio 92년 Venus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 등장하는 곡들의 연주를 모아놓은 소설음악형식의 앨범이다. 하루키는 젊은 시절 재즈 카페를 직접 운영한 경험이 있는 재즈 매니아이며 그의 여러 작품에는 음악에 대한 감성을 적절하게 모티브로 사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음악적인 체험을 갖게 하는 독특함이 담겨있다. 특히 이 작품에는 전편에 걸쳐 피아노 트리오의 선율이 느껴지는 표현들을 두드러지게 사용하여 클로드 윌리암슨(Claude Williamson)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연주와 완벽하게 조우하고있다.
냇 킹 콜(Nat King Cole)의 목소리로 유명한 'Pretend'와 영화 카사블랑카의 주제음악으로 쓰였던 'As Times Goes By'는 원곡이 지니고 있는 감성을 부각시켜 더욱 애절한 느낌으로 연주하고 있으며 하루키가 운영했던 재즈 클럽의 이름이기도 한 'Robin's Nest'와 메인 테마의 성격이 짙은 'Star Crossed Lovers' 등 소설에서 이루어지는 상상속에 연주를 윌리암슨 트리오의 수채화와 같은 서정으로 들려주고 있다.
8. [Sunset & Mockingbird] - Tommy Flanagan 98년 Blue Note
4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모던 재즈의 중심에서 50년 동안 꾸준히 활동해온 토미 플래너건(Tommy Flanagan)은 그야말로 재즈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 엘라 핏츠제랄드(Ella Fitzgerald)와 같은 거장들의 사이드맨으로 활동하다가 자신의 독자적인 연주세계를 펼치며 [Eclypso], [Jazz Poet] 등의 명작들을 발표하였고 서정적이면서도 섬세한 피아노연주의 묘미를 들려주었다.
98년 블루 노트로 이적하여 발표한 이 앨범은 플래너건의 67회 생일을 맞아 자신의 트리오와 함께 빌리지 뱅가드에서 가진 실황을 담은 작품이다.
노장의 맑고 서정적인 피아노와 리듬 파트를 담당한 두 젊은 신예가 조화롭게 펼쳐나가는 연주는 모던 재즈 시절의 연주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함이 담겨져 있으며 거장의 연주에 도취된 관객들의 반응 또한 앨범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의 'Sunset & Mockingbird'를 비롯하여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의 'Tin Tin Deo', 자신의 아내인 다이아나에게 바치는 'Good Night My Love' 등 저절로 박수가 쳐지는 원숙한 연주가 담긴 작품이다.
9. [My Fair Lady] - Shelly Manne 56년 Comtemporary
셸리 맨(Shelly Manne)과 앙드레 프레빈(Andre Previn)은 이 앨범 이외에도 [Gigi]와 [West Side Story]와 같은 일련의 뮤지컬 앨범들을 발표하여 피아노 트리오의 스윙감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영화로 잘 알려진 [My Fair Lady]는 뮤지컬의 원곡이 지니고 있는 선율을 살리면서도 리듬과 멜로디를 변화시키며 재즈 연주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Get Me To The Church On Time'의 흥겨운 분위기로 시작하여 가장 잘 알려진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로 끝을 맺을 때까지 세 명의 노련한 연주자들이 들려주는 감칠맛 나는 연주는 한 편의 영화와 같은 감동을 전해준다.
10. [Private Garden] - Thierry Lang Trio 93년 Plainisphare
아르헨티나계 스위스인인 티에르 랑은 주제의 변화와 즉흥성에 있어 키스 자렛의 연주 스타일과 유사한 점을 지니고 있지만, 낭만적인 유럽의 정서와 독특한 서정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연주자이다. 하모니카의 명인 투츠 띨레망(Toots Theilemans)을 참여시켜 녹음한 [Blue Peach]와 97년도에 블루 노트로 이적하여 발표한 셀프타이틀 앨범 [Thierry Lang]을 통해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은 티에르 랑은 이미 93년도에 본작 [Private Garden]으로 그의 강한 개성과 서정적인 선율을 선보였다.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긴장감 넘치는 'Giant Steps'를 미디엄 템포의 여유로운 연주로 들려주는가 하면 'A Star To My Father'에서는 시적인 상상력이 넘치는 서정적인 연주를 펼치고 있으며 자신의 오리지널 'Nunzi'와 'Private Garden'에서는 피아노 트리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세련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11. [Groovy] - Red Garland 57년 Prestige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에서 활동하며 그루브한 스타일의 연주로 명성을 얻은 레드 갈란드(Red Garland)의 네 번째 프리스티지(Prestige) 리더 작품이다. 피아노 연주자가 되기 전에 권투선수로서도 활동했던 갈란드는 선배 피아니스트 아마드 자말(Ahmad Jamal)의 가볍게 스윙하는 스타일의 연주에 영향을 받았다. 이 앨범에 참여한 폴 챔버스(Paul Chambers)의 묵직한 베이스 연주와 갈란드의 가벼운 터치가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드러머 아트 테일러(Art Taylor)는 섬세한 리듬감으로 이 두 연주자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이 작곡한 빅 밴드 스타일의 곡 'C-Jam Blues'를 피아노 트리오의 활기 넘치는 연주로 들려주고 있으며 블루스 연주곡 'What Can I Say Dear'에서는 곡 중반에 폴 챔버스의 활을 사용한 베이스 연주가 인상적이다. 블루스와 발라드, 스탠다드를 넘나드는 다양한 곡 구성과 화려한 연주가 담긴 트리오 연주의 모범이 되는 음반이다.
12. [The Green Leaves Of Summer] - Hampton Hawes 64년 OJC
흑인으로는 드물게 웨스트 코스트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햄프톤 호스(Hampton Hawes)는 연주실력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독창적인 스타일과 뛰어난 기량으로 많은 명작들을 일구어낸 피아니스트이다. 55년에 발표한 [The Trio Vol. 1], [The Trio Vol. 2]는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찰리 파커(Charlie Parker)에게서 받은 음악적인 영향을 자신의 창조적인 영감과 조화시켜 놀라운 테크닉과 개성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마약 소지죄로 투옥된 후 63년 케네디의 특사로 출소하여 이듬해에 발표한 이 앨범은 햄프톤 호스의 독창적인 사운드가 가장 잘 표현되어 있는 작품으로 브라더스 포(Brothers Four)의 노래로 잘 알려진 'The Green Leaves Of Summer'를 비롯하여 'St. Thomas', 'Secret Love'와 같은 스탠더드 곡들이 담겨져 있다. 평범한 곡을 자신의 개성으로 새롭게 창조해내는 햄프턴 호스의 뛰어난 감성을 만날 수 있는 역작이다.
13. [The Genius of Bud Powell] - Bud Powell 50, 51년 Verve
버드 파웰(Bud Powell)은 신의 은총을 받은 연주자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천재적인 능력을 보여준 뮤지션이다. 빌 에반스(Bill Evans)를 비롯한 수많은 피아니스트들에게 영향을 준 모던재즈의 뿌리와 같은 존재이지만 신은 그에게 은총만큼이나 혹독한 시련을 주신 나머지 정신착란과 약물중독으로 인해 그의 천재성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였다.
이 앨범은 절정기에 전광석화와도 같은 타건과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재즈 어프로치를 실현한 버드 파웰의 진수가 담긴 작품이다. 출중한 기량을 지닌 드러머 버디 리치(Buddy Rich)와 베이스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레이 브라운(Ray Brown)은 탄탄한 리듬라인을 형성하며 천재의 빛나는 연주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Hallucinations'와 'Parisian Thoroughfare' 같은 오리지널 연주곡과 'Just One of Those Things'를 포함한 5곡의 스탠다드 곡들을 솔로와 트리오의 구성으로 연주하고 있다
14. [Now He Sings, Now He Sobs] - Chick Corea 68년 Blue Note
칙 코리아(Chick Corea)의 데뷔 초기 음반이지만 그의 감성과 창조적인 개성이 모두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체코 출신의 천재적인 베이시스트 미로슬라브 비토스(Miroslave Vitous)의 공격적인 베이스 연주와 끊임없이 리듬을 엮어나가는 로이 하인스(Roy Haynes)의 드럼연주는 5,60년대의 전형적인 피아노 트리오의 연주에서는 볼 수 없는 활기찬 생동감을 보여주고 있다. 빌 에반스(Bill Evans)의 서정적인 스타일과 대비되는 칙 코리아의 창조성은 이미 이 시기에 다듬어졌음을 알 수 있으며 스탠다드 넘버인 'My One And Only Love'의 새로운 해석은 그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작품인 'Matrix', 'Steps-What Was'를 비롯하여 몽크(Thelonious Monk)의 명곡 'Pannonica'에 이르는 13곡의 혁신적인 트리오연주가 담겨져 있다.
15. [The Art Of Trio Vol. 2] - Brad Mehldau 98년
빌 에반스(Bill Evans)의 서정미와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창조적인 열정을 모두 간직한 브래드 멜다우(Brad Mehldau)의 빌리지 뱅가드(Village Vanguard) 실황음반으로 Art Of Trio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콜 포터(Cole Porter)의 오래된 스탠다드 곡부터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Giant Steps]에 수록된 'Count Down'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을 피아노 트리오 구성으로 새롭게 해석하여 들려주고 있다. 클래식으로 다져진 기본기로 인하여 10분이 넘는 대곡들을 열정적으로 흐트러짐 없이 연주하고 있으며 특히, 몽크(Thelonious Monk)의 'Monk's Dream'에서의 연주는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만큼 뛰어난 플레이를 펼친다.
16. [Introducing] - The Three Sounds 58년 Blue Note
대중적인 레파토리를 연주하는 쓰리 사운즈(Three Sounds)는 세련된 진 헤리스(Gene Harris)의 피아노 연주와 가볍고 편안한 리듬을 들려주는 리듬파트의 안정감 있는 연주가 특징이다. 57년에 결성되어 블루 노트에서만 20여장의 앨범을 발표하였고, 60년대에 트리오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가스펠을 비롯한 소울 넘버들과 잘 알려진 히트곡들을 위주로 연주활동을 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빌 에반스 트리오와 같은 깊이 있는 연주와는 상반되는 단순하고 가벼운 연주스타일이 대중들에게 어필하였고, 그들의 데뷔 앨범이기도 한 본 작[Introducing]에 수록된 'O Sole Mio'와 같은 친숙한 선율을 재즈 트리오의 아기자기한 스윙감으로 연주하는 다양성도 선보였다. 'Tenderly', 'Willow Weep For Me'등 유명한 스탠다드 곡들이 쓰리 사운즈(Three Sounds)에 의해 친근하고 정겹게 연주되었다.
17. [Portrait In Jazz] - Bill Evans Trio 59년 Riverside
서정주의 미학의 극치를 이루며 진정한 트리오 연주의 전형을 보여준 빌 에반스 트리오의 리버사이드 4부작 중 첫 작품이다. 천재적인 베이스 연주자 스코트 라파로(Scott LaFaro)와 빌 에반스가 대화하듯 펼치는 인터플레이는 이 트리오의 가장 큰 장점이며 드러머 폴 모티안(Paul Motian)의 드러내지 않는 절제된 연주가 한층 더 음악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스탠다드 명곡 'Autumn Leaves', 'Come Rain Or Come Shine'에서의 깊이 있는 연주와 자신의 곡 'Peri's Scope'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빌 에반스 트리오의 뛰어난 감성은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많은 재즈 뮤지션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 앨범과 함께 [Exploration],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 [Waltz For Debby]는 재즈 트리오의 연주에 있어서 가장 빛나는 유산으로 남아있다.
18. [At The Pershing:But Not For Me] - Ahmad Jamal 58년 Chess
아마드 자말(Ahmad Jamal)은 동시대의 천재 연주자 버드 파웰(Bud Powell)과 비교 될 만큼 뛰어난 연주실력과 개성있는 사운드를 자랑하는 피아니스트이다. 파웰이나 몽크(Thelonious Monk)와 같이 재즈사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연주자는 아니었지만 재즈의 깊은 맛을 자연스러운 터치로 표현해내는 연주방식은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를 비롯한 많은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시카고에 있는 퍼싱 클럽에서의 라이브 실황을 담은 이 앨범은 아마드 자말 트리오의 대표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 평가에 어울리는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거쉬윈(George Gershiwin)의 'But Not For Me'를 시작으로 모두 8곡의 유명한 스탠다드 곡들을 연주하고 있으며 여섯 번째 트랙의 'Poinciana'에서 들려주는 풍부한 감성의 연주는 청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앨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19. [This Here Is Bobby Timmons] - Bobby Timmons 60년 Riverside
아트 블래키 재즈 메신저스(Art Blakey & Jazz Massengers)의 대표적인 연주곡인 'Moanin'을 작곡하였고 그룹에서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던 바비 티몬스(Bobby Timmons)의 60년도 트리오 작품. 아트 블래키와 헤어진 후 59년도에 캐논볼 애덜리(Cannonball Adderley)와 함께 연주한 'This Here'와 'Dat Dare'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게 되고 티몬스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인정받게 된다. 이 앨범에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과 'My Funny Valentine', 'Come Rain Or Come Shine'과 같은 스탠다드 넘버가 함께 담겨져 있다.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밴드에서 활동하던 지미 콥(Jimmy Cobb)과 캐논볼 애덜리 퀸텟에서 함께 활동했던 베이시스트 샘 존스(Sam Jones)가 참여하여 티몬스의 소울 재즈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20. [Inception] - McCoy Tyner Trio 62년 MCA/Impulse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과 함께 재즈사의 길이 남을 작품들을 만들어 가던 맥코이 타이너(McCoy Tyner)가 콜트레인 퀄텟의 활동을 병행하며 리더로 데뷔하여 선보인 첫 음반이다.
넘치는 에너지와 자연스러운 흐름을 조화시켜 연주하는 맥코이 타이너의 개성이 잘 드러나 있는 이 앨범은 발표와 동시에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게 되었고 자신의 독립된 음악적 영역을 확보하는데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
존 콜트레인 퀄텟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온 드러머 엘빈 존스(Elvin Jones)와 학구적인 베이스 연주자인 아트 데이비스(Art Davis)가 이루는 견고한 리듬라인은 타이너의 열정적인 건반과 적절히 융합되어 탄력 넘치는 연주를 펼치고 있다.
서정적인 연주곡 'Sunset'을 포함하여 네 곡을 직접 작곡하였으며 'There Is No Greater Love'와 'Speak Low'와 같은 스탠다드 곡들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해석으로 들려주고 있다.
■ Fusion과 Contemporary의 명반
마일스 데이비스의 [Bitches Brew]가 제시한 재즈의 새로운 방향은 Fusion이라는 귀결에 이르게 된다. Fusion은 60년대에 출구를 찾지 못했던 재즈의 새로운 대안이자 시대의 요구이기도 했다. 마일스 사단을 거쳐간 허비 행콕(Herbie Hancock), 웨인 쇼터(Wayne Shorter), 조 자비눌(Joe Zawinul), 칙 코리아(Chick Corea), 존 맥러플린(John McLoughlin) 등 새로운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뮤지션들에 의하여 신 주류를 형성하며 재즈의 영역을 확장해 나갔고, 일렉트릭 사운드의 도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80년대의 포스트 밥과 윈튼 마살리스(Wynton Marsalis)와 같은 정통연주자들에 의하여 다양성과 정통성이 서로 공존하였고, 컨템포러리 재즈는 더욱 자유로운 표현력을 갖추게 되었다.
1. [Bitches Brew] - Miles Davis 1969년 Columbia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는 49년작 [Birth Of The Cool]과 59년작 [Kind Of Blue] 그리고, 69년도 본작 [Bitches Brew]에 이르기까지 10년 주기로 재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고, 이내 재즈계는 마일스가 마련한 토양 위에 다양한 결실들을 이루게 되었다. 60년대의 프리 재즈(Free Jazz)가 일으킨 반향과 록음악의 폭발적인 인기는 정통 재즈뮤지션들의 영역을 잠식해갔으나 선지자적인 마일스 데이비스와 그의 영향권에 있던 뮤지션들이 전자악기와 다양한 실험성을 수용한 [Bitches Brew]로 인하여 재즈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특히 전자악기를 이용한 일렉트릭 사운드는 클럽연주에 머물러 있던 재즈 연주자들을 대형 공연장으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록음악과 재즈가 Fusion화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참여한 뮤지션들의 역량을 유감없이 이끌어내어 주술적이고 신비로운 사운드를 창조한 퓨전 재즈의 절대명반이다.
2. [Return To Forever] - Chick Corea 1972 ECM
섬세하고 아름다운 일렉트릭 사운드의 극치를 이룬 칙 코리아(Chick Corea)와 그가 이끌었던 그룹인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의 동명 타이틀 앨범. 꿈의 세계를 거니는 듯한 몽환적인 연주와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보컬이 환상적으로 조화되어 있으며 칙 코리아의 문명을 대변하는 전자사운드와 조 파렐(Joe Farrell)의 자연적인 플루트, 색소폰 연주가 이중주의 극적 효과를 이루고 있다. 드러머 에어토 모레이라(Airto Moreira)와 그의 부인이자 보컬을 맡고있는 플로라 푸림(Flora Purim)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으며 일렉트릭 베이스의 최고봉인 스탠리 클락 역시 다방면의 재능을 유감없이 펼치고 있다. 특히, 23분이 넘는 대곡 'Sometime Ago-La Fiesta'는 각 멤버들의 개인기와 전체의 조화가 뛰어난 하모니를 이루며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수면위로 비상하는 갈매기가 그려진 앨범 재킷은 그들의 음악만큼이나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으며, 칙 코리아의 비상을 알리는 듯 오랜 여운을 남긴다.
3. [Headhunters] - Herbie Hancock 1973년 Columbia
이 앨범은 허비 행콕(Herbie Hancock)의 실험성이 완성된 퓨전 재즈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펑키와 그루브 그리고, 감각적인 사운드가 물흐르듯 전개되고 있다. 마일스 시절부터 일렉트릭 사운드에 심취했던 허비 행콕은 일찍이 퓨전의 선두에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Head Hunters]와 같은 걸작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었으며 이 작품의 성공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그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만천하에 알리게 되었다. 허비 행콕을 비롯하여 하비 메이슨(Harvey Mason), 폴 잭슨(Paul Jackson) 등이 공동으로 작곡한 'Chameleon'은 16분에 이르는 대곡이지만 짜임새 있는 리듬 위에 펼쳐진 각양각색의 건반 사운드가 오히려 짧게 느껴질 정도로 다이나믹하게 연주되고 있다. 기존의 틀을 부수며 새로운 음악의 출현을 알린 이 작품은 많은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허비 행콕을 상징하는 테마송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62년도 앨범 [Taking Off]에 수록되었던 'Watermelon Man'은 전혀 새로운 감각으로 편곡되어 심오한 일렉트릭 사운드의 묘미를 들려주고 있으며, 하비 메이슨의 드럼과 다양한 타악기가 섬세하게 어우러진 'Sly'는 베니 머핀의 아방가드로적인 색소폰연주가 주선율을 이루고 있다.
재즈 음반의 장르적 한계를 무너뜨리며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이 음반은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한 작품이기도 하다.
4. [Heavy Weather] - Weather Report 1977년 Columbia
마일스 데이비스의 밴드에서 활동했던 웨인 쇼터(Wayne Shorter)와 조 자비눌(Joe Zawinul)을 중심으로 15년 동안 뛰어난 뮤지션들을 배출하며 많은 명작을 발표한 웨더 리포트의 대표작품. 허비 행콕의 [Head Hunters]와 더불어 대중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으며, 미로슬라브 비토스(Miroslave Vitous)의 후임으로 가입한 자코 파스토리우스(Jaco Pastorius)의 천재성이 앨범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퓨전재즈의 스탠다드 고전으로 자리잡은 'Bird Land'와 자코의 베이스 연주가 압권을 이루고 있는 'Teen Town'등이 널리 알려졌으며, 작품전체에 색채를 입히고 있는 조 자비눌(Joe Zawinul)의 건반사운드와 인도악기인 타블라의 신비스러움이 더해져 풍성한 퓨전재즈의 향연을 이루고 있다.
5. [Jaco Pastorius] - Jaco Pastorius 1976년 Epic
자코 파스토리우스(Jaco Pastorius)야 말로 일렉트릭 베이스의 한계를 철저하게 무너뜨린 뮤지션이다. 리듬과 멜로디를 동시에 펼치며 강력한 카리스마와 천재성을 거만할 정도로 드러냈던 자코는 그의 공식 리더 데뷔작인 이 앨범에서 재즈 베이스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참여한 뮤지션들의 인지도만으로도 커다란 기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며 그 기대감은 뛰어난 연주로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된다. 찰리 파커(Charlie Parker)의 'Donna Lee'를 멋들어진 베이스 솔로로 편곡하여 연주하였고 R&B취향이 강한 Sam&Dave를 퓨전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절묘하게 결합시킨 'Come On Come Over'의 뛰어난 앙상블은 연주뿐만 아니라 자코의 편곡능력과 리더로써의 역량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Kuru/Speak Like A Child'는 허비 행콕(Herbie Hancock)과의 공동작품으로 스트링 선율을 배경으로 퍼커션과 베이스, 피아노의 조화로운 연주가 펼쳐지고 있으며, 'Opus Pocus', 'Forgotten Love' 등 자코 파스토리우스와 참여한 뮤지션들간의 뛰어난 협연이 전 앨범을 통해 전율을 안겨준다.
6. [Birds Of Fire] - Mahavishnu Orchestra 1972년 Columbia
그룹의 리더인 존 맥러플린(John McLaughlin)의 인도식 이름에서 그룹명을 따온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Mahavishnu Orchestra)는 70년대에 웨더 리포트(Weather Report),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와 더불어 최고의 퓨전그룹으로 활동하였다. 얀 해머(Jan Hammer), 빌리 콥햄(Billy Cobham) 등 뛰어난 뮤지션들의 연주력뿐만 아니라, 인도사상에 심취해 있던 존 맥러플린의 철학이 드러나 있는 [Birds Of Fire]는 73년 카를로스 산타나(Carlos Santana)와의 조인트 앨범인 [Love Devotion Surrender]와 동시에 발매되었으며, 창조적 영감과 음악에 대한 열정이 최고조에 달해있던 존 맥러플린의 깊이 있는 연주와 일렉트릭 바이올리니스트 제리 굿맨(Jerry Goodman)의 전율적인 이중주가 '불새'라는 앨범 타이틀의 느낌처럼 환상적인 사운드를 이루고 있다.
7. [Offramp] - Pat Metheny 1981년 ECM
재즈라는 울타리로 가두기에는 이미 너무 커져버린 진정한 의미의 퓨젼 아티스트 펫 메스니(Pat Metheny)의 대표적인 음반이다. 펫 메스니의 음악적인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수많은 명연주와 혁신적인 사운드를 만나게 되지만, 메스니만의 강한 개성과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Offramp] 앨범이다. 상업성보다는 예술성을 추구하는 ECM레이블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었고, 재즈사운드의 새로운 미학을 본격적으로 펼치게 한 계기를 마련하였다. 팻 메스니를 주목받는 신예에서 메인스트림의 강자로 부각시킨 컨템포러리 재즈의 명반이다.
8. [Wilderness] - Tony Williams 1996년 Ark21
97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토니 윌리암스(Tony Williams)의 마지막 스튜디오 프로젝트 작품이며 오케스트라의 스트링 선율과 일류 뮤지션들의 뛰어난 연주가 조화롭게 펼쳐진 앨범이다. 17세에 이미 자신의 천재성을 드러내며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밴드에 가입하였고, 18세에 첫 리더데뷔작 [Life Time]을 발표하여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토니 윌리암스는 존 맥러플린(John McLaughlin), 래리 영(Larry Young)과 함께 라이프타임(Lifetime)을 결성하여 전통과 퓨전을 넘나드는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었다.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뛰어난 작품들이 수록된 이 앨범에는 중국 시리즈로 일컬어지는 'Chinatown'과 'Chaina Moon', 'China Road'가 이국적인 테마를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곡마다 독립적인 성격을 부여하면서도 앨범 전체의 컨셉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였다. 참여한 뮤지션의 역량은 그들의 명성만큼이나 대단한 것이지만 특히 스탠리 클락의 베이스 연주와 오케스트레이션 프로듀싱은 [Wilderness]를 빛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9. [One] - Bob James 1974년 Tappan Zee
70년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뮤지션들과 30명이 넘는 스트링, 혼섹션이 대거 참여하여 관현악단을 방불케하는 웅장한 사운드를 만들어낸 밥 제임스 초유의 명작. 클래식을 기본으로 한 탄탄한 건반연주와 뛰어난 어레인지 솜씨를 선보이는 밥 제임스의 넘치는 지성미가 잘 표현되어 있으며 블루 노트의 전설적인 명반들을 녹음했던 루디 반 겔더(Rudy Van Gelder)의 레코딩 또한 앨범의 명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파헬벨의 '캐논'을 서정미 넘치는 퓨전사운드로 편곡한 'In The Garden'과 무소르그스키의 관현악 작품 '민둥산에서의 하룻밤'을 현대적인 음악으로 표현한 'Night On A Bald Mountain'을 비롯하여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Feel Like Making Love'가 담겨져 있다.
10. [Elixir] - Fourplay 1994년 Warner
퓨전계의 슈퍼밴드로 일컬어지는 포플레이(Fourplay)는 화려한 멤버구성으로 커다란 화제를 모았고,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재즈의 저변을 넓히는데 많은 공헌을 하였다. 재즈를 바탕으로 R&B, 소울, 팝적인 요소들을 수용하여 대중속에 파고드는 작품들을 발표하였고, 각자의 솔로활동과 그룹활동을 병행하면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꾸준히 이어왔다. 94년에 발표한 그들의 세 번째 앨범 [Elixir]는 필 콜린스, 피보 브라이슨, 패티 오스틴(Patti Austin)이 참여하여 포플레이의 뛰어난 연주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있다. 필 콜린스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인상적인 'Why Can't It Wait Till Morning'과 베이스 연주자 나단 이스트(Nathan East)의 화려한 스캣송이 펼쳐지는 'East 2 West', 'Magic Carpet Ride' 등 포플레이의 명성을 더욱 빛내는 연주들이 담겨져 있다.
11. [From This Moment] - Nicholas Payton 1994년 Verve
루이 암스트롱의 재림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뉴올리언즈 재즈 트럼펫의 계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니콜라스 페이튼(Nicholas Payton)이 버브에서 첫 리더작으로 발표한 앨범이다. 클래식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와 재즈 베이스 연주자인 아버지로부터 커다란 영향을 받은 페이튼은 신예임에도 불구하고 윈튼 마살리스(Wynton Marsalis) 이후 가장 촉망받는 트럼펫 연주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뛰어난 뮤지션들과 함께 발표한 이 앨범에서 그의 진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풍부한 음량과 섬세한 선율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능력뿐만 아니라 20대 초반의 약관의 나이에 밴드를 리드해 나가는 솜씨는 더욱더 커다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스탠다드 명곡인 'It Could Happen To You'와 콜 포터(Cole Porter)의 'From This Moment On'을 비롯하여 자신이 직접 작곡한 곡들을 빼어난 연주로 들려주고 있다.
12. [Wish] - Joshua Redman 1993년 Warner
최고의 지성이라 할 수 있는 하버드와 예일에서 수학하며 음악과 학업을 병행하였던 조슈아 레드맨은 졸업 후 테너 색소폰의 거장으로 추앙받는 아버지 듀이 레드맨(Dewey Redman)의 뒤를 이어 본격적인 재즈뮤지션의 길을 걷고 있다. 지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그는 현재 재즈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뮤지션이며 풍부한 음색을 바탕으로 인간의 목소리와 가까운 악기인 테너 색소폰을 더욱 인간적으로 표현하여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데뷔 앨범 [Joshua Redman]에 이어 같은 해에 발표한 2집 [Wish]는 조슈아 레드맨을 대표할 만한 뛰어난 연주가 담겨져있는 걸작앨범이다. 아버지와 함께 음악활동을 했던 베이스 연주자 찰리 헤이든과 드럼의 명인으로 불리는 빌리 히긴스의 완벽한 리듬섹션이 팻 메스니의 정통기타연주와 뛰어난 협연을 펼치고 있다. 피아노가 없는 구성으로 조슈아 레드맨과 팻 메스니의 불꽃튀는 연주는 기교를 넘어선 재즈 본연의 자유로움이 숨쉬고 있다. 특히, 라이브 버전으로 수록된 'Wish'와 'Blues For Pat'은 훌륭한 연주에 보답하는 관객들의 호응이 담겨져 있어 라이브 연주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13. [Promise] - John McLaughlin 1995년 Verve
존 맥러플린(John McLaughlin)의 다양한 음악여정이 집결된 앨범으로 호화로운 참여 뮤지션들의 명성이 빛나는 연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블루스에서 록음악, 퓨전재즈, 인도음악을 각기 다른 뮤지션들과의 세션을 통해 연주하고 있으며, 녹음도 뉴욕, 밀라노, 파리, 런던, 도쿄 등 세계적인 도시를 돌면서 이루어졌다. 제프 벡(Jeff Beck)의 섬세한 기타와 협연한 'Django'를 비롯하여 조이 드 프란시스코(Joey DeFrancesco), 데니스 챔버스(Dennis Chambers)와 함께 트리오로 연주한 'Thelonius Melodius', 알 디메올라(Al DiMeola), 파코 드 루치아(Paco De Lucia)와 함께 오랜만에 펼치는 어쿠스틱 기타트리오 작품 'El Cieco' 등 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이미 10대 초반에 프로뮤지션의 길을 걸어온 존 맥러플린의 과거의 현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명작앨범이다.
14. [My Song] - Keith Jarrett Quartet 1977년 ECM
70년대의 키스 자렛(Keith Jarrett)은 솔로와 트리오활동을 병행하는 바쁜 와중에도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의 퀄텟을 구성하여 서로 다른 성격의 연주를 펼쳤다. 듀이 레드맨(Dewey Redman),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 등으로 이루어진 미국의 퀄텟과는 철학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연주세계를 보여주었고, 얀 가바렉(Jan Garbarek), 욘 크리스티엔센(Jon Christensen) 등과 함께한 유럽 퀄텟과는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성향의 연주를 들려주었다. 74년도 작품인 [Belonging]의 연장선에서 더욱 풍부한 감성을 담은 [My Song]은 앨범 전체에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과 이국적인 정서, 그리고 뛰어난 하모니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키스 자렛의 피아노와 얀 가바렉의 색소폰이 이루는 청아한 화음은 따스한 오후의 햇살처럼 평화로운 한 때를 느끼게 한다.
15. [Pursuance: the Music of John Coltrane] - Kenny Garrett 1996년 Wanner
당대를 대표하는 쟁쟁한 뮤지션들이 모여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연주세계를 진지한 자세로 실행(Pursuance)한 90년대의 명작앨범. 테너와 소프라노 색소폰을 자유롭게 연주했던 콜트레인의 음악을 케니 가렛(Kenny Garrett)의 능란한 알토 색소폰 연주로 편곡하였고, 팻 메스니(Pat Metheny)는 출중한 연주력을 바탕으로 맥코이 타이너(McCoy Tyner)가 피아노로 표현했던 힘과 자연스러움의 조화를 정통 재즈기타의 묘미를 살리며 유려하게 연주하고 있다. 무서운 신예에서 각광받는 연주자들로 성장한 로드니 휘태커(Rodney Whitaker)와 브라이언 블라이드(Brian Blade)의 놀라운 리듬파트는 이 앨범에 커다란 활력소로 작용한다.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초반까지 존 콜트레인 퀄텟이 펼쳤던 초절기교의 작품들을 30년이 훨씬 넘은 96년 현재. 그의 음악에 매료되었던 까마득한 후배들에 의하여 경외하듯이 멋들어진 연주를 실행하며 존 콜트레인의 명성을 다시 한번 세상에 공표한다.
16. [Those Southern Knights] - The Crusaders 1975년 MCA
조 샘플(Joe Sample)을 중심으로 60년도에 휴스턴에서 결성되어 88년 해체되기까지 30년 동안 메인스트림의 강자로 군림해온 크루세이더스(Crusaders)는 관악기의 매력과 남성적인 보컬을 적절히 결합하여 재즈와 소울을 넘나드는 다양한 표현을 일구어냈다. 오랫동안 솔로 활동을 이어온 조 샘플의 전성기 시절 건반 솜씨와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래리 칼튼(Larry Carlton)의 영입으로 절정기를 이루었던 75년도 작품 [Those Southern Knights]는 이듬해에 발표한 [Free As the Wind]와 더불어 퓨전재즈의 진수를 담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 샘플의 작곡과 건반솜씨가 최상의 빛을 발하고 있는 첫 번째 트랙 'Spiral'과 멤버들의 다양한 솔로연주가 화려하게 펼쳐지는 'And Then There Was the Blues' 등 펑키한 사운드와 그루브한 리듬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으며 로버트 팝웰(Robert Popwell)의 베이스연주 또한 다양한 리듬을 엮어 나가면서 연주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안개가 걷히듯이 선명한 기타사운드를 들려주는 래리 칼튼의 연주는 보석처럼 앨범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있다.
17. [Standard Time Vol.2: Intimacy Calling] - Wynton Marsalis 1987년Columbia
윈튼 마살리스(Wynton Masalis)의 등장은 곧 정통성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80년대 재즈계에 불어닥친 불황과 새로울 것 없는 퓨전사운드의 범람은 그의 출현을 더욱 부각시켰고,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드는 뛰어난 연주솜씨와 음악적 재능을 바탕으로 윈튼 마살리스는 최고의 트럼펫 연주자의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 97년 [Blood On The Fields]로 퓰리처상을 수상하여 그의 명성을 다시 한번 각인 시켜주었고, 활발한 창작활동과 더불어 스탠다드 작품집을 꾸준히 발표하여 재즈의 전통을 되살리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6장의 스탠다드 시리즈 중 가장 감동적인 연주로 평가되고 있는 [Vol.2: Intimacy Calling]은 마커스 로버츠(Macus Roberts)를 비롯한 주목받는 신인들과의 뛰어난 앙상블을 자랑하고 있으며 윈튼 마살리스의 원숙한 트럼펫 연주가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
18. [Spectrum] - Billy Cobham 1973년 Atlantic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Mahavishunu Orchestra)에서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한 드럼밍을 선보이며 재즈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빌리 콥햄(Billy Cobham)의 첫 리더 데뷔작이자 그의 대표작이다. 파나마가 고향인 빌리 콥햄(Billy Cobham)은 뉴욕으로 이주한 뒤 군악대를 거쳐 호레이스 실버(Horace Silver)의 그룹에서 활동하였고, 뛰어난 세션맨으로 경력을 쌓아나갔다. 마일스 데이비스는 빌리 콥햄의 뛰어난 드럼 연주를 극찬하였고, 재즈와 록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강렬한 사운드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그의 드럼연주는 퓨전성향의 음반에 단골 연주자로 초빙되어 많은 명반을 탄생시켰다. 얀 해머(Jan Hammer)와 토미 볼린(Tommy Bolin)과 같은 록성향이 짙은 연주자들의 참여하여 재즈록의 진면목을 들려준 명반 [Spectrum]은 록과 재즈의 퓨전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작품이며, 빌리 콥햄의 다이나믹한 드럼 연주와 참여한 뛰어난 뮤지션들의 조화가 눈부신 스펙트럼효과를 일으켰다.
19. [Larry & Lee] - Larry Carlton & Lee Ritenour 1994년 GRP
70년대 퓨전 재즈기타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며 수많은 앨범에 세션연주자로 활동해온 래리 칼튼(Larry Carlton)과 리 릿나우어(Lee Ritenour)의 첫 조인트 앨범. 리 릿나우어는 'Captain Finger'라는 별명답게 화려한 테크닉과 섬세한 감성을 펼치고 있으며, L.A 스튜디오에서 가장 존경받는 세션기타리스트인 래리 칼튼은 정교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피킹 하모닉스를 구사하며 록적인 필링을 선보이고 있다. 웨스 몽고메리(Wes Montgomery)와 죠지 벤슨(George Benson)의 기타계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두 거장들의 협연을 통해 컨템포러리 재즈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20. [Till We Have Faces] - Gary Thomas 1992년 JMT
게리 토마스(Gary Thomas)는 80년대에 스티브 콜맨, 그렉 오스비, 제리 알렌 등과 함께 시대의 조류에 맞는 음악과 음악을 통한 교류를 강조해온 M-베이스파의 일원으로 연주활동을 해온 색소폰 연주자이다. 재즈를 비롯하여 그와 관련된 음악들을 통해 자신의 사운드를 발산하는 게리 토마스의 작품들 중 버브 레이블 산하 JMT에서의 네 번째 작품인 [Till We Have Faces]는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시킨 뛰어난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팻 메스니(Pat Metheny)가 참여하여 더욱 화제를 모았던 이 앨범은 생동감이 넘치는 연주와 개성 있는 뮤지션들의 협연으로 90년대 재즈의 커다란 수확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기 드문 여성 드러머인 테리 린 캐링턴(Terri Lyne Carrington)은 파워와 뛰어난 리듬을 구사하여 연주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게리 토마스의 색소폰 연주는 정통과 실험을 넘나드는 팻 메스니의 기타사운드와 완벽한 협연을 이룬다.
■ 보컬&라이브 명반, 스윙시대의 명반
빅 밴드가 전성기를 이루던 30,40년대에 클럽의 전속싱어로, 또는 악단의 간판급 스타로 부각하며 활동했던 재즈 보컬리스트들은 점차 자신의 영역을 확대하여 대중 문화의 핵으로 군림하게 된다. 베시 스미스(Bessie Smith)를 비롯하여 빌리 할리데이(Billie Holiday), 엘라 피츠제랄드(Ella Fitzgerald), 사라 본(Sarah Vaughan) 등 블루지한 음색과 스윙감 넘치는 스캣을 바탕으로 개성적인 보컬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던 초기 여성 싱어들은 후대의 재즈 뮤지션들뿐만 아니라 대중음악 전반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끼치며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흑인들의 영역처럼 보이던 초기를 지나 아니타 오데이, 쥰 크리스티, 헬렌 메릴 등 블론디 보컬로 일컬어지는 백인 싱어들이 등장하여 세련되고 우아한 쿨스타일의 보컬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프랭크 시나트라, 냇 킹 콜 등의 남성 싱어들은 스윙감 넘치는 재즈보컬 보다는 대중적인 팝스타일을 선보이며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1. [Lady In Satin] - Billie Holiday 1957년 Columbia
빌리 할리데이(Billie Holiday)의 고뇌에 찬 생의 절규가 담겨진 명작. 전성기 시절의 생기와 순수는 사라졌지만, 비운의 삶을 살다간 그녀의 후반기를 절절히 느끼게 해준다. 마지막 반주자 말 왈도른(Mal Waldoron)의 피아노는 건조한 듯한 빌리 할리데이의 보컬에 촉촉한 여운을 남기며 더욱 애절한 감성을 자아낸다. C.F.를 통해 알려지면서 국내 재즈의 저변을 넓힌 'I'm A Fool To Want You', 'You Don't Know What Love Is' 등 가슴을 적시는 스탠다드 명곡들을 담고있다
2. [Sings The George And Ira Gershwin Song Book] - Ella Fitzgerald 1998년 Verve
재즈보컬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엘라 피츠제랄드는 30년대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반세기가 넘도록 활동하며 방대한 레코딩을 남겼다. 특히, 56년과 64년 사이에 버브레이블에서 녹음한 미국 대중음악 작곡가들의 [Songbook]시리즈는 재즈사에 길이 남을 보석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녀의 [Songbook]시리즈는 음악의 영역을 넘어서 미국의 문화유산으로 여겨질 만큼 중요한 작품들이며, 12장의 시리즈와 16장의 전집으로 집대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거쉬인의 작품을 녹음한 [Sings The George And Ira Gershwin Song Book]은 최고의 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3. [Sarah Vaughan With Clifford Brown] - Sarah Vaughan 1954년 Emarcy
빌리 할리데이, 엘라 핏츠제랄드와 더불어 재즈 보컬의 3성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라 본이 비운의 천재 트럼펫 연주자인 클리포드 브라운과 함께 한 작품. 사라 본의 보컬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션맨들의 연주는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며 뛰어난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허비 만의 플르트 연주는 앨범 전반에 걸쳐 싱그러운 선율을 제공하고 있으며, 로이 하인스의 다이나믹한 드러밍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다양한 활동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사라 본의 전성기 시절의 녹음으로 화려한 스캣과 감미로운 보이스가 감동으로 다가온다.
4. [For Those In Love] - Dinah Washington 1955년 Emarcy
재즈뿐만 아니라 리듬앤 블루스 창법의 기틀을 마련하여 낸시 윌슨(Nancy Wilson),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 등 후대의 가수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다이너 워싱턴은 63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열정적인 무대매너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뛰어난 싱어이다. 심금을 울리는 소울풀한 창법으로 많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자신만의 색채를 가꾸어온 그녀는 50년대에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많은 명작들을 발표하였다. 54년에 클리포드 브라운과 함께 발표했던 [Dinah Jam]과 본작 [For Those In Love]는 다이나 워싱턴의 세계를 가장 잘 표현한 앨범이며 60년대에 등장하는 많은 흑인 뮤지션들에게 소울창법의 기준을 제시한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5. [Something Cool] - June Christy 1953년 Capital
재즈뿐만 아니라 리듬앤 블루스 창법의 기틀을 마련하여 낸시 윌슨(Nancy Wilson),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 등 후대의 가수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다이너 워싱턴은 63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열정적인 무대매너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뛰어난 싱어이다. 심금을 울리는 소울풀한 창법으로 많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자신만의 색채를 가꾸어온 그녀는 50년대에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많은 명작들을 발표하였다. 54년에 클리포드 브라운과 함께 발표했던 [Dinah Jam]과 본작 [For Those In Love]는 다이나 워싱턴의 세계를 가장 잘 표현한 앨범이며 60년대에 등장하는 많은 흑인 뮤지션들에게 소울창법의 기준을 제시한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6. [I Just Dropped By To Say Hello] - Johnny Hartman 1963년 MCA
여성 재즈 보컬에 비하면 남성 싱어들은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와 토니 베넷(Tony Bennett)과 같이 재즈적인 요소를 가미한 대중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자니 하트만의 존재는 남성 재즈 보컬의 자존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중후한 바리톤음색과 분위기 있는 그윽한 목소리로 존 콜트레인의 색소폰과 협연한 [John Coltrane and Johnny Hartman]은 재즈 보컬의 명반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케니 버렐(Kenny Burrell), 행크 존스(Hank Johns), 엘빈 존스(Elvin Johns)-이들은 트럼펫터인 쎄드 존스(Thad Johns)와 더불어 3형제임-등이 참여한 이 앨범 역시 저니 하트만의 위상을 떨친 대표적인 작품이다. 매력적인 저음의 보컬과 뮤지션들의 뛰어난 앙상블로 연주한 'Stairway to the Stars', 'Charade' 등 감미로운 목소리가 담겨져 있다.
7. [Helen Merill With Clifford Brown] - Helen Merill 1954년 Emarcy
블론디 보컬로 일컬어지는 백인 여성 재즈보컬의 상징인 헬렌 메릴은 본토인 미국에서 보다 오히려 일본과 유럽에서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40년대 후반에 10대의 이른 나이로 데뷔하여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지만, 에마시 레이블을 통해 클리포드 브라운과 함께 발표한 이 작품은 생기발랄한 그녀의 진면목이 담겨진 걸작앨범이다. 차분한 피아노연주와 따스하게 감싸듯 울리는 클리포드 브라운의 트럼펫 선율은 감성적인 헬렌 메릴의 보이스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있다. 'Don't Explain'과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등 귀에 익은 스탠다드 넘버들이 그녀의 초기시절 풋풋함과 감수성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70년대 이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성숙한 목소리와 비교하면 순수함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에마시 레이블을 통해 클리포드 브라운은 사라 본, 헬렌 메릴, 다이나 워싱턴과 일련의 작품들을 남겼으며 이 작품들은 모두 재즈보컬의 기념비적인 명반으로 자리하고 있다.
8. [Porgy & Bess] - Ella Fitzgerald & Louis Armstrong 1957년 Verve
20세기 미국 음악의 가장 큰 자양분을 제공했던 위대한 작곡가 거쉬인(George Gershwin)의 작품인 [포기와 베스]는 연극과 뮤지컬로도 많은 인기를 모았으며,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에 의하여 끊임없이 연주되는 불멸의 명작이다. 대공황기의 흑인 빈민가를 배경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사랑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을 재즈계의 커다란 봉우리인 엘라 피츠제랄드와 루이 암스트롱의 보컬 하모니로 편곡하여 원작이 지니고 있는 비극을 아름다운 사랑으로 승화시켰다. 'Summertime', 'My Man's Gone Now' 등 스탠다드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명곡들이 스윙감 넘치는 연주와 두 거장의 원숙한 호흡으로 깊은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9. [Abbey Is Blue] - Abbey Lincoln 1959년 Riverside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강렬한 메시지를 표현하는 에비 링컨은 대부분의 여성 보컬들과 차별되는 독특한 카리스마를 지닌 싱어이다. 영혼을 뒤흔드는 목소리로 사회성 짙은 가사를 직접 만들어 불렀으며, [Freedom Now Suite], [Straight Ahead] 등의 명반들을 연이어 발표하여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케니 도햄(Kenny Dorham), 윈튼 켈리(Wynton Kelly), 샘 존스(Sam Johns), 필리 조 존스(Philly Joe Jones) 등 당대의 뛰어난 뮤지션들과 장래 남편이 되는 맥스 로치(Max Roach)가 참여하여 에비 링컨의 슬픈 절규와 앙상블을 이룬 이 작품은 그녀의 오리지널 블루스 곡 'Let Up'과 듀크 엘링턴의 'Come Sunday'등 감동적인 곡들을 담고 있다.
10. [Tenderness] - Al Jarreau 1994년 Warner
목소리를 악기처럼 자유롭게 사용하는 천재적인 재즈 싱어 알 자로우(Al Jarreau)는 그래미 워어드에서 재즈, R&B, 팝의 세 분야에서 수상한 유일한 뮤지션이며, 최고의 보컬리스트답게 완벽한 테크닉과 화려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오랫동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본작은 그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는 앨범이며, 스튜디오에서 청중들을 초대하여 레코딩한 이색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비틀즈, 엘톤 존의 대중적인 곡들과 재즈 스탠다드 곡들을 화려한 연주자들과 더불어 감동적인 라이브 효과를 살리며 펼친 재즈 보컬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세계적인 소프라노 케슬린 배틀(Kathleen Battle)과 함께 부른 'My Favorite Things'는 트럼펫이나 색소폰에서 느낄 수 없었던 깊은 서정과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 스윙의 명반
킹 올리버(King Oliver)의 초기 뉴올리언즈 재즈를 발전시킨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에 의하여 20년대의 재즈는 대중적인 여흥의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 재즈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소규모의 캄보와 빅 밴드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뉴올리언즈는 물론 시카고와 칸사스시티, 뉴욕에 이르기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 특히, 플렛처 핸더슨(Fletcher Henderson)과 같은 밴드 리더에 의하여 율동적인 스윙재즈의 기초가 세워졌고, 스윙의 제왕 베니 굿맨(Benny Goodman)의 출현으로 스윙재즈는 황금기를 구가하며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30년대와 40년대 중반까지 우디 허먼(Woody Herman), 스탄 켄튼(Stan Kenton), 카운트 베이시(Count Basie), 글렌 밀러(Glen Miller), 토미 도르시(Tommy Dorsey) 등 뛰어난 악단의 리더들이 활동하면서 댄스홀에서 벗어나 유럽의 전통과 결합한 발전된 연주를 들려주었다.
1. [At Carnegie Hall] - Benny Goodman 1938년 Columbia
재즈 역사상 가장 화려한 뮤지션들이 참가하여 스윙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린 스윙재즈 최고의 명반.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시기에도 자신의 밴드에 뛰어난 흑인 연주자들을 기용하여 음악적인 완성도를 높였던 베니 굿맨은 스윙의 제왕이라는 찬사에 걸맞게 완벽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카운트 베이시(Count Basie), 벅 클라이튼(Buck Clyton), 레스터 영(Lester Young), 진 쿠루파(Gene Krupa) 등 그 명성만으로도 재즈를 대표할만한 연주자들의 활약은 곧 재즈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베니 굿맨은 악단의 리더로써 뿐만 아니라 클라리넷 연주자로서도 빼어난 실력을 과시하여 'Sing, Sing, Sing', 'One O'Clock Jump', 'Don't Be That Way' 등 스윙의 고전이 된 작품들을 통해 화려한 스윙재즈의 진수를 펼쳤다.
2. [Count Basie In London] - Count Basie 1957년 Verve
스윙재즈의 전성기가 지났을 무렵에도 카운트 베이시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미국 각지와 유럽을 방문하여 많은 투어를 펼쳤고,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베니 굿맨(Benny Goodman)과 구별되는 활기찬 스윙음악으로 많은 팬들을 매료시켰다. 악단의 리더이면서 피아노 연주자인 카운트 베이시는 피아노의 건반으로 악단을 지휘하며 가장 스윙감 넘치는 앙상블을 만들어 내었고, 8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50년의 세월을 악단의 지휘자로 살아온 타고난 스윙맨이라 할 수 있다. 56년에 스웨덴 요텐보르이의 공연실황이지만, 앨범 제목은 런던으로 되어있는 것이 화제가 되었다.
3. [Blues In Orbit] - Duke Ellington 1958년 Columbia
듀크 엘링턴의 악단에는 뛰어난 연주자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은 엘링턴 밴드에서 일한다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며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빅 밴드의 전형을 마련하였다. 엘링턴의 밴드 자체가 그의 악기였다는 평가가 말해주듯 오랜 시간을 함께 연주하며 스윙재즈를 넘어서 예술적인 경지를 이루어 놓은 것이다. 저니 호지스(Johnny Hodges), 쿠티 윌리암스(Cootie Williams), 빌리 스트레이혼(Billy Strayhorn), 폴 곤잘브스(Paul Gonsalves)와 같은 거장들과 함께 'Prelude To A Kiss', 'Caravan', 'Mood Indigo', 'Cotton Tail', 'Satin Doll'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명곡들을 발표하였으며, 미국 대중음악의 중심축을 이루는 위대한 유산을 창조해 내었다. [Ko Ko], [Black, Brown and Beige], [Ellington Uptown], [Ellington at Newport-live], [Harlem] 등을 비롯하여 수많은 명작을 발표한 듀크 엘링턴의 대표작을 꼽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4. [Swing To Bob] - Charlie Christian Dreyfus
재즈 기타를 논할 때 가장 영향력있는 뮤지션으로 꼽히는 찰리 크리스찬은 리듬악기에 불과했던 기타를 리드악기의 반열에 올려놓은 혁명가이자 빅 밴드의 일원으로 뛰어난 솔로연주를 펼친 뮤지션이다. 39년과 41년 사이의 전성기 시절을 담고 있는 이 앨범은 베니 굿맨 악단 시절의 작품과 민튼즈 플레이 하우스에서의 라이브 실황등 멋들어진 스윙기타의 정수가 담겨져 있다.
5. [Four Brothers] - Woody Herman Dreyfus
클라리넷과 알토 색소폰을 자유로이 연주하는 밴드 리더 우디 허먼(Woody Herman)은 스탄 게츠(Stan Getz), 주트 심스(Zoot Sims), 진 아몬스(Gene Armons) 등 뛰어난 솔로 연주자들을 배출하였고, 개인의 역량과 밴드의 조화로운 앙상블을 유지하여 스윙감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스윙재즈 황금기에 녹음했던 작품들을 엄선한 본작은 프랑스 재즈 레이블 드레퓌스(Dreyfus)에 의하여 리마스터링 되었으며, 'Four Brothers', 'Early Autumn', 'Laura' 등 빼어난 연주를 담고있다.
■ 재즈 라이브 명반
재즈사에서 찰리 파커(Charlie Parker)가 차지하는 비중을 언급하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일이지만, 30-40년대 초반까지 댄스홀에서 여흥의 음악으로 쓰이던 재즈를 본격적인 감상용 음악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찰리 파커의 뛰어난 업적중에 하나이다. 놀라운 창조력으로 즉흥성을 더한 그의 연주는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재즈가 발산하는 매력을 크게 부각시켰고, 비밥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수많은 잼세션과 클럽 라이브가 뉴욕의 52번가를 중심으로 펼쳐지게 되었다. 재즈 연주의 특성상 스튜디오에서도 콘서트 홀 못지 않은 잼과 임프로바이제이션을 펼치기는 하지만, 관객들의 박수소리와 연주자들의 진지한 호흡이 느껴지는 실황연주에서 더욱 재즈의 본질적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1. [Jazz At The Massy Hall] - The Quintet 1953년
재즈의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주역들인 찰리 파커와 디지 길레스피를 비롯하여 최상의 리듬섹션이라 할 수 있는 찰스 밍거스와 맥스 로치, 버드 파웰이 참여한 기념비적인 실황음반. 캐나다 토론토의 메시홀에서 벌어진 이 공연은 화려한 라인업과 개성미 넘치는 연주자들의 조화가 빛나는 뛰어난 라이브 앨범이며, 연주를 넘어서 하나의 영감으로 일치되는 재즈의 본질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대가들의 멋진 임프로바이제이션과 완벽한 앙상블이 빚어낸 'A Night In Tunigia', 'Salt Peanut', 'All The Things You Are' 등 재즈사에 길이 남을 명연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2. [A Night At the Birdland Vol.1, Vol.2] - Art Blakey Quintet 1954년 Blue Note
재즈 메신저스가 정식으로 결성되기 전에 화려한 라인업으로 하드 밥의 진정한 사운드를 내세우며 퀸텟 구성으로 버드랜드에서 펼친 열정적인 연주가 담긴 작품. 아트 블래키의 폭포수와 같은 드럼연주와 컬리 러셀의 베이스는 클리포드 브라운과 루 도널드슨의 2관앙상블과 뛰어난 하모니를 이루고 있으며, 호레이스 실버의 힘있는 피아노연주는 전형적인 리듬을 탈피하여 더욱 다이나믹한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다.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과시하고 있는 호레이스 실버는 아트 블래키와 결별하여 또 다른 재즈 메신저를 결성하지만, 그들이 함께 버드랜드에서 펼친 사운드는 불후의 명작으로 꾸준히 애청되고 있다.
3.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 - Bill Evans Trio 1961년 Riverside
가장 완벽한 인터플레이를 구사하며 절정의 연주를 들려주었던 빌 에반스 트리오의 빌리지 뱅가드 실황앨범. 스코트 라파로(Scott LaFaro)의 요절로 인하여 짧은 활동에 그쳤지만, 리버사이드 4부작으로 일컬어지는 [Exploration], [Portrait In Jazz], [Waltz For Debby] 그리고, 본작은 피아노 트리오의 미학이 담겨진 최고의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코트 라파로의 역동적인 베이스 연주와 시정 가득한 빌 에반스의 피아노터치, 그리고, 폴 모션의 절묘한 리듬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연주가 내면의 깊은 대화를 나누듯 펼쳐지는 작품.
4. [Home Comming] - Dexter Gordon 1976년 Columbia
60년대 재즈의 열기가 식을 무렵 미국을 등지고 유럽으로 이주하여 제2의 연주인생을 펼쳤던 덱스터 고든은 14년만에 재즈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뉴욕으로 돌아와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며 그를 애타게 그리워했던 팬들과 지인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게 되었다. 첫 무대였던 스토리빌(Storyvill)에서의 성공적인 연주에 이어 빌리지 뱅가드에서의 연주실황이 담겨져 있는 이 작품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해 연주하는 덱스터 고든의 열정이 담겨져 있으며 대가의 깊은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앨범이다.
5. [Smorking At The Half Note] - Wes Montgomery & Wynton Kelly Trio 1965년 Verve
마일스 데이비스와 활동했던 멤버들로 구성된 윈튼 켈리 트리오와 위대한 모던 재즈기타리스트 웨스 몽고메리가 협연한 할프 노트 실황음반. 찰리 크리스찬이 스윙시대에 베니 굿맨악단에서 펼쳤던 연주와 민튼즈 플레이 하우스에서의 스윙감 넘치는 기타연주의 맥을 계승한 웨스 몽고메리는 모던 재즈기타의 아버지라는 평가만큼이나 수많은 기타리스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연주자이다. [Full House]를 통해 뛰어난 라이브감각을 보여주었던 웨스 몽고메리와 오랜 세월동안 호흡을 맞춰온 윈튼 켈리 트리오의 협연이 생동감 넘치게 펼쳐지는 작품으로 기타리스트들의 교과서와도 같은 작품이다.
6. [Friday Night in San Francisco] - John McLaughlin, Al DiMeola & Paco De Lucia 1981,86년 Columbia
1980년 12월 5일 금요일. 샌프란시스코의 Warfield극장에서 펼쳐진 전율적인 핑거링의 역사가 기록된 작품. 기타학자로 일컬어지는 존 맥러플린, 클래식과 스페니쉬기타로 기본기를 다지며 다양한 사운드를 뿜어내는 알 디메올라와 플라맹고 기타의 최고봉인 파고 디 루치아가 함께한 이날 공연은 신기에 가까운 테크닉으로 관객들을 압도하며 어쿠스틱 기타의 진수를 들려주었다. 알디 메올라와 파코 디 루치아가 연주한 'Mediterranean Sundance/Rio Ancho'의 신들린 기타플레이를 비롯하여, 칙 코리아의 작품인 'Short Tales Of The Black Forest'등 5곡의 명연주가 실려있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7. [Live At Five Spot] - Thelonious Monk & John Coltrane 1957년 Blue Note
강한 개성과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연주를 펼치는 피아니스트로 뮤지션들 사이에서 존경을 받았던 50년대의 몽크는 마일스 데이비스 그룹에서 잠시 탈퇴한 존 콜트레인과 6개월 동안 파이브 스팟에서 공연을 펼치게 되었다. 형식을 넘어서 자유롭고 개성이 넘치는 몽크와 솔로 연주자로써 괄목한 만한 성장을 보이던 존 콜트레인의 협주는 공식적인 녹음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콜트레인의 아내인 앨리스 콜트레인에 의하여 세상에 공개되었다. 열악한 테입 레코더로 녹음한 것이라 음질은 그리 뛰어나진 않지만, 재즈의 역사에서 커다란 산맥과도 같은 두 거장의 연주를 듣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적인 일일것이다.
8. [Carnegie Hall Salutes The Jazz Masters] - V.A. Verve 50주년 기념 음반.1994년
블루 노트와 함께 재즈의 역사를 기록해온 버브레이블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음반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재즈뮤지션들이 모여 위대한 연주들에게 헌정한 기념비적인 작품. 빌 에반스를 기리는 허비 행콕과 존 맥러플린의 'Turn Out The Stars', 아트 테이텀에게 헌정한 행크 존스의 'Willow Weep For Me', 에비 링컨이 빌리 헐리데이를 추모하는 'I Must Have That Man'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쟁쟁한 뮤지션들의 감동적인 연주가 버브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함과 동시에 재즈의 과거와 현재를 들려주고 있다.
9. [Solo Live] - Michel Petrucciani 1999년 Dreyfus
성장이 멈춰버린 자그마한 체구의 서정적인 피아니스트 미셀 페트루치아니는 신체의 장애를 극복하고 내면 속에 감춰진 고독한 자아를 승화시켜 감동적인 연주로 표현해낸 프랑스 재즈계의 보석과도 같은 존재였다. 폐렴으로 37년의 삶을 마감하기 전까지 순수한 눈망울과 세련된 연주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페트루치아니는 86년 짐 홀, 웨인 쇼터 등과 함께 [Power Of Three]를 발표하여 무대에서도 빛나는 천재성과 감수성을 표현하는 연주자라는 찬사를 받았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예견이라도 하듯이 99년 발표한 [Trio In Tokyo]와 본작 [Solo Live]에서는 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열정과 진지함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도록 처연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미셀 페트루치아니의 삶속에 녹아든 아름다움과 고독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10. [At the Golden Circle in Stockholm, Vol. 1] - Ornette Coleman 1965년 Blue Note
재즈의 역사에서 가장 큰 충격과 반향을 일으킨 사건은 아마도 오넷 콜맨의 출현으로 인한 프리재즈의 물결일 것이다. 존 콜트레인의 후반기인 임펄스에서의 아방가르드적인 연주보다도 더욱 파격적이었던 프리재즈는 돈 체리(Don Cherry), 세실 테일러(Cecil Taylor), 알버트 아 일러(Albert Ayler), 선 라(Sun Ra)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재즈어법을 거부하고 전혀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며 뜨거운 논쟁 속에 차츰 세력을 넓혀갔다. 프리재즈의 선봉장 오넷 콜멘이 트리오 구성으로 발표한 이 앨범은 프리 재즈가 미국에서 보다 유럽에서 오히려 커다란 반응을 얻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관객들의 열띤 반응과 자유로운 연주를 마음껏 펼치는 뮤지션들의 열정이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알토 색소폰이외에도 트럼펫과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오넷 콜맨의 음향에 관한 진지한 탐구를 엿볼 수 있다.
11. [A Night At Village Vanguard] - Sonny Rollins 1957년 Blue Note
짧은 인사말과 멤버소개를 마치고 무아지경에 빠진 듯 테너 색소폰을 연주하는 소니 롤린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펼쳐지는 완벽한 라이브 실황앨범. 'A Night In Tunisia'의 Afternoon Take에는 Donald Bailey와 Pete La Roca가 참여하였고, 그밖에 트랙은 Wilbur Ware, Elvin Jones와 함께 연주하였다.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지만, 그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그가 극복해야 할 것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보다 더 완벽한 연주가 있을까 하는 천의무봉의 테너 색소폰연주와 리듬에 머물지 않고 자유로운 인터플레이를 구사하는 엘빈 존스(Elvin Jones), 윌버 웨어(Wilbur Ware)의 뛰어난 협연이 빛나는 라이브 실황의 명작이다.
12. [Stan Getz & J.J.Johnson At The Opera House] - Stan Getz 1957년 Verve
노만 그랜츠에 의하여 44년부터 주도되었던 JATP(Jazz At The Phillhamonic)의 57년Tour에 참여한 스탄 게츠(Stan Getz)와 제이 제이 존슨(J.J.Johnson)이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와 코니 케이의 드럼연주를 바탕으로 펼친 오페라 하우스 실황을 담았다. 시카고에서의 스테레오 녹음(1-4번 트랙)과 L.A에서의 모노 녹음(5-10번 트랙)을 한 앨범에 실었으며, 연주자들의 기량이 절정에 달해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다이나믹한 연주가 담겨져 있다. 부드럽지만 열정적인 테너 색소폰과 투박하고 중후한 트롬본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며 'Yesterdays', 'It Entered My Mind' 등과 같은 빼어난 발라드 연주에서 더욱 앨범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13. [Eric Dolphy Live At Five Spot vol.1] - Eric Dolphy 1961년 OJC
63년에 Illinois 대학에서 허비 행콕(Herbie Hancock), 에디 칸(Eddie Khan) 등과 함께 펼쳤던 실황이 99년도에 발견되어 [The Illinois Concert]라는 타이틀로 발매되었고 재즈 팬들은 잊혀질 뻔한 명연을 통해 다시한번 에릭 돌피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찰스 밍거스와 존 콜트레인의 사이드맨 시절부터 실황연주에서 더욱 진가를 드러내었던 에릭 돌피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부커 리틀과 진보적인 연주자 에드 블랙웰, 리차드 데이비스, 말 왈도른과 함께 파이브 스팟에서 펼친 공연에서 그의 모든 것을 보여주듯 열정적인 연주를 펼쳤다. 말 왈도른의 오리지날인 'Fire Waltz'의 에릭 돌피의 'The Prophet', 부커 리틀의 'Bee Vamp'가 불꽃처럼 연주되고 있는 이 작품에서 에릭 돌피의 내면속에 숨어있는 고독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14. [Travells] - Pat Metheny 1982년 ECM
81년도에 발표한 [Offramp]의 성공으로 든든하게 입지를 다진 팻 메스니 그룹(이하 PMG)의 전미 순회공연 실황앨범. 섬세하고 부드러운 톤으로 서정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연주를 펼치는 팻 메스니의 매력은 스튜디오 뮤지션의 한계를 뛰어넘어 라이브에서도 유감없이 그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음악여정의 동반자인 라일 메이스의 건반 연주와 나나 바스콘첼로스의 신비감이 느껴지는 보이스, 스티브 로드비와 댄 고티엡의 리듬라인이 팻 메스니의 기타 신디사이저와 멋진 조화를 이루며 오프램프의 감동을 재현하고 있다.
15. [Koln Concert] - Keith Jarrett 1975년 ECM
즉흥성을 넘어서 무한한 영감과 창조로 악보도 없이 무대에 올라 완벽한 라이브의 진수를 들려준 피아노 솔로 연주의 명작. 피아노가 지니고 있는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이 작품은 클래식음악의 격조와 재즈의 자유로움,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음악적 역량이 총 집결되어 두 번 다시 재현될 수 없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고 담아낸 작품이다. 음악적인 용어나 감성적인 느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펼쳐지는 즉흥연주의 극치이다.
글 / 김정민(swingkid@changgo.com)
출처 : 연주음악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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