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영덕 대게찜

1만원으로 즐기는 탱탱한 게살


인삼과 대게는 사람들로부터 비슷한 오해를 받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몸에 좋고 맛있지만 비싸서 쉽게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꼭 비싼 것만은 아니다. 금산 인삼시장에서 흥정을 해 보면 상인들은 "김장철 무 값보다 조금 비싸다"고 너스레를 떤다. 실제로 생즙을 내 먹기에 좋은 수삼은 750g에 3만원이면 살 수 있다. 생각보다 싸다.

대게는 더 그렇다. 집산지 시세는 막연한 짐작보다 놀랄 만큼 싸다. 집산지는 경북 울진과 영덕. 이웃한 두 지역은 요즘 연이은 대게 축제로 잔치 분위기다. 지난 주말(2~3일)에는 울진 후포에서 대게 축제가 열렸고, 이번 주말(8~10일)에는 영덕 강구에서 열린다. 대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축제 끝나기를 기다린다. 그래야 대게 값이 안정되기 때문이다. 대게잡이 조업기간은 11월부터 다음해 5월 말까지다. 대게 소비는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늘고 새해와 설 전후에 절정을 맞는다. 명절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기 때문이다. 값도 따라 오른다. 그러다가 3~4월이 되면 소강상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대게 축제가 열린다. 축제가 끝나면 대게 시세는 날씨와 조황에 따를 뿐 특수는 없다. 이즈음이 대게를 즐기기 좋은 때다.

그렇다고 대게가 바로 상에 오르진 않는다. 대게의 집산지까지는 서울을 기준으로 쉬지 않고 달려도 다섯 시간은 걸린다. 하루에 다녀오기는 벅찬 길이다. 유통산업의 발달이 그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한 상자(기본 10마리)에 택배비 5000원만 내면 안방까지 대게를 보내준다. 전화하고 입금하면 24시간 안에 물건이 도착한다. 인터넷을 이용한 거래도 흔해졌다. 다만 어디에 주문하면 믿을 만한가, 그것이 문제일 따름이다.

값도 싸고 믿을 만한 두 곳을 소개한다. 음식점이 아니다. 영덕군 영해면 대변항의 대게잡이 부부와 울진군 죽변면 죽변수협 직판장의 대게 도매상이다. 두 집에서는 국산 대게만 취급한다. 그래서 제철에만 주문을 받는다. 값이 너무 싸니까 가짜 아닐까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지만 안심해도 좋다.


◆ 대진항 청진호

하경록 선장 부부는 매일 오전 6시면 대게잡이에 나선다. 날씨가 배를 막지 않으면 쉬는 일이 없다. 동해 20마일 해상에 나가 조업을 하고 오후 2~3시쯤 돌아와 대게를 분류해 주문대로 발송한다. 대게잡이가 허용되는 7개월 동안 부부의 일과는 날마다 비슷하다. 잡은 사람이 당일 직판을 하니 싱싱하고 값이 싸다. 한 마리 5000원, 7000원, 1만원짜리가 주종이다. 1만원짜리가 음식점으로 가면 몇 만원짜리가 된다. 조황이 한결같지 않으니 물량이 달릴 때도 있다.

주문하려면… 주소:경북 영덕군 영해면 대진2리 / 전화(오후 3시 이후 통화 가능):016-9848-2978, 010-4477-2878 / 입금 계좌:수협 660-62-053375


◆ 죽변항 송이네

송이네는 죽변항 어판장 바로 옆에 있는 수협 직판장의 대게 도매상이다. 물량이 넉넉해 언제나 대게를 주문할 수 있다. 경매를 통해 사들인 대게를 마리당 몇 백원의 이문만 붙여 대량 판매한다. 택배 판매를 일찍부터 해와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대게천국'이라는 홈페이지를 열어놓고 인터넷 주문도 받는다. 6000원, 7000원, 1만원짜리가 있다. 대게 외에도 막회.골뱅이 등 동해안에서 나는 각종 해산물도 주문하면 보내준다.

주문하려면… 주소: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 전화 011-523-0134, 팩스 054-783-0139 / 인터넷 주문:대게천국.com / 입금 계좌:농협 755010-52-078693


대게는 손님이 원하는 대로 산 채로, 또는 쪄서 얼음을 채워 발송한다. 경험에 의하면 산 채로 받아 집에서 쪄 먹어야 더 맛있다. 대게는 삶는 것이 아니라 쪄야 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대게 찌는 법' 또는 '대게 삶는 법'을 입력하면 많은 문서가 따라 나온다. 몇 개 읽어 보고 그대로만 찌면 된다. 누구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