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훈 - 꽃무늬 벽지 / 시가 될 이야기 / 목련 필 무렵 / lonely heart / 밤의 창가에서 / 추억은 한 편의 산문집 되어

Song/My Song · 2024. 3. 28. 19:21

신지훈 - 꽃무늬 벽지

 

 

안경을 끼지 않고 본다면
꽃밭에 누운듯해
멀리 떠나서 날 채우려던 시절
이제야 헤아린 그때의 마음

 

복잡한 감정들이 다음 장으로
또 다음 장으로 채워져
그대에게 보고 싶은 말 한 줄
많이 따스했다고 적어봅니다

 

작은방 뭐라도 해내라 하네
안개처럼 떨치기 힘든 내 마음
결국 행복하려 아픈 반복이라고
천천히 깨우쳐 가요 난

 

똑같은 무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애쓰던 내 마음 같아요
힘겹게 다 정리하고 보니
애초에 전부 같은 바램인걸

 

작은방 뭐라도 해내라 하네
안개처럼 떨치기 힘든 내 마음
결국 행복하려 아픈 반복이라고
천천히 깨우쳐 가요 난

 

정처 없이 떠도는 내 마음
내 조용한 방은 정신없이 떠들어요
정처 없이 떠도는 내 마음
내 조용한 방은 정신없이

 

 

신지훈 - 시가 될 이야기

 

속절없다는 글의 뜻을 아십니까
난 그렇게 뒷모습 바라봤네
고요하게 내리던 소복눈에도
눈물 흘린 날들이었기에

 

많은 약속들이 그리도 무거웠나요
그대와도 작별을 건넬 줄이야
오랫동안 꽃피우던 시절들이
이다지도 찬 바람에 흩어지네

 

천천히 멀어져 줘요 내게서
나와 맺은 추억들 모두
급히 돌아설 것들이었나
한밤의 꿈처럼 잊혀져가네

 

날 위로할 때만 아껴 부를 거라던
나의 이름을 낯설도록
서늘한 목소리로 부르는 그대
한번 옛 모습으로 안아주오

 

천천히 멀어져줘요 내게서
나와 맺은 추억들 모두
급히 돌아설 것들이었나
한밤의 꿈처럼 잊혀져가

 

별빛도 슬피 기우네요
서서히 내 마음 비추던 첫 모습의 당신
아름다웠네 그늘진 날마저
난 한 걸음마다 회상할 테죠

 

우리 참 많이
미련 없이 커져서
한없이 꿈을 꾸었네

 

별을 참 많이
새고 또 새어서
시가 되었네

 

 

신지훈 - 목련 필 무렵

 

목련이 필 무렵의 그대와 나
하고픈 말 망설여 긴긴밤을
걸으며 달래던 그 좁은 골목길 사이
너도 나도 피워내려 새하얘져 와

스치는 두 손등에도 놀라
발맞추던 한 뼘만큼의 거리는
겨우 가까워진 듯하다 멀어져 가네
서로 다른 봄이 만난 그 무렵 우린

청아했던 밤하늘 별빛 수줍어
남몰래 그대 발걸음 닿는 곳만 훔쳐보았네
설레는 마음에 다 설명하진 말아요
그저 모든 순간 바람 소리마저 아껴 가요

깜빡이던 가로등 밑 꽃피운 연인
표현할 수 없는 이 그리움
시간이 흘러서 피고 졌음에도 우린
그때보다 빛이 바래서 더 어우러져

청아했던 밤하늘 별빛 수줍어
남몰래 그대 발걸음 닿는 곳만 훔쳐보았네
설레는 마음에 다 설명하진 말아요
그저 손잡으면 우리는 다시 첫 모습 그대로

져가는 봄을 보내줘야 해도
우리 함께한 하루가 익숙해져 가도
이대로 둬도 되는 것 같아요
이제야 더 깊은 서로의 계절에 온 거예요

설렘에 가슴 뛰던 시절은 지나
꽃잎이 기다려 왔다는 듯 한없이 떨어져 가요
그러나 그대 날 그때처럼 봐주기에
그 골목길에 어린 낭만은
만개한 채로

 

 

신지훈 - 밤의 창가에서

 

밤의 창가에서
삶의 의미를 찾다
슬그머니 들어온 바람이
넌지시 다독여주네

 

그러지 않았더라면
하는 자책 속의 밤들
다시는 되감을 수 없는 시간이
깊은 밤에 더 선명해지네

 

내 방 한켠에 별빛이 들어와
그리움으로 쌓여갑니다
난 잊으려 애쓴 줄 알았는데
되려 밤하늘에 새겼나봐요

 

오늘도 여전히 난
사랑한 모든 걸 기억하고
애원하여도 져가는 하루에게
나는 잊혀져 가는가

 

내 방 한켠에 별빛이 들어와
그리움으로 쌓여갑니다
난 잊으려 애쓴 줄 알았는데
되려 밤하늘에 새겼나봐요

 

온 세상이 밤의 기차처럼
한껏 찬바람을 일으키며 (날 떠나가요)
그 여정을 함께했던 옛사랑 떠올라
그저 시린 눈을 감습니다

 

 

신지훈 - lonely heart

 

나를 사랑하지 못한단 것은
어디 있어도 외로운 마음예요
그대의 품 안에 기대어있을 때에도
언제든 남겨질 나를 그려요


여전히 울고 있는 내 안의 어린아이를
달래지 못한 채 어른이 돼버린 난
마음이 넘쳐흐르는 저기 저들처럼
그저 주는 사랑만 하고파요

 

영원히 까만 밤 속의 저 달처럼
홀로 빛을 내는 마음 된다면
나를 안아주는 그대란 구름 한 점만은
밝게 물들일 수 있을 텐데

 

Lonely heart, lonely heart
Though you love me
Lonely heart, lonely heart
Though you love me

 

나와는 다르게 그댄 마음껏 사랑을 주는데
그 모든 마음을 내게 주는데
형체 없는 그대 사랑이 난 못 미덥다고
날 닮은 슬픔을 주는 나

 

영원히 까만 밤 속의 저 달처럼
홀로 빛을 내는 마음 된다면
나를 안아주는 그대란 구름 한 점만은
밝게 물들일 수 있을 텐데

 

Lonely heart, lonely heart
Though you love me
Lonely heart, lonely heart
Though you love me

 

 

신지훈 - 추억은 한 편의 산문집 되어

 

그대는 어떤 장면들을 지우고파서
후회 속의 꿈 꾸는 걸 잊었나요
견뎌냈다는 이유 하나로
그때의 당신을 이해해줘요

 

저 멀리 저 멀리 사라져 가는
이 시절이 의미 없게만 느껴져
우린 잃어버린 것도 없이
뭔갈 찾아 헤맸네

 

그러나 밤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함께 세었던 별들이 그대로였죠
꿈결처럼 사랑했던 모든 날이
만든 길 빛나네

 

추억은 한 편의 산문집 되어
길 잃은 맘을 위로하는 노래가 되고
그건 긴 어둠을 서성이던 청춘이
남기고 간 의미일 거야

 

사랑이 떠나간 자리에 홀로 남겨져
모든 걸 바쳤던 나를 미워했네
이제 그만 실어 보내리
그 맘은 전부 진심뿐이었으니

 

추억은 한 편의 산문집 되어
길 잃은 맘을 위로하는 노래가 되고
그건 긴 어둠을 서성이던 청춘이
남기고 간 의미일 거야

 

이 시절도 가네요
내 손 꼭 잡아요
그저 우리 훨훨 날아가자구요

 

 

(보너스)

신지훈 -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