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항공권 구하는 방법

Fact/여행-음식 · 2009. 12. 3. 23:57
파리로 여행가는 A씨와 B씨. 둘 다 대한항공 이코노미석 타고 간다. 그런데 A씨는 80만원에, B씨는 165만원에 간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11월부터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드는 남반구지역도 있지만 시장 전체를 놓고 본다면 여행객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11월초~12월 중순, 또 2월말~ 3월말까지는 비수기임에 틀림없다.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각 항공사마다 좌석을 하나라도 더 채우려는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은 여행객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찬스. 이 '틈'을 이용해 '싼' 항공권을 구하는 방법!
돈과 시간을 교환하자

몇 년 전부터 항공사들이 온라인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저렴한 온라인 티켓을 구입하려면 먼저 각 항공사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뒤져야 한다. 특히 비수기로 접어드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모든 항공사에서 티켓을 한 장이라도 더 판매할 목적으로 수시로 이벤트를 펼치고 있기 때문. 성수기 요금에 비해 적게는 20%부터 많게는 50% 나 싸게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인천 출발 파리왕복 요금. 인터넷을 보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하는 말레이시아 항공(MH)의 경우 (세금과 유류할증료를 제외하고) 65만원선, 도쿄나 홍콩 경유 영국항공(BA)은 62만~66만원선. 직항으로 운항하는 대한항공(KE)이나 에어 프랑스(AF)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할인요금을 적용 받는다고 해도 114만~120만원대에 이른다. 인천출발 로스앤젤레스왕복 요금의 경우 일본을 경유하는 노스웨스트항공(NW)은 59만원대, 아메리칸 에어라인(AA)은 61만원선. 직항인 아시아나항공(OZ)은 110만원, 대한항공(KE)은 120만원 수준이다.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한 인천 출발 칭다오(靑島)왕복은 중국동방항공(MU)의 경우 17만원선까지 내려갔다. 따라서 여행계획을 잡은 즉시 마우스에 불이 붙도록 인터넷 검색에 올인 해야 한다.


싼 티켓에는 조건이 따라 붙는다

같은 날, 같은 도시로 떠나는 동일 항공사의 항공권이라 해도 요금은 다양하며 항공요금은 수시로 바뀐다.


●유효기간: 유효기간이 1~2주짜리인 티켓을 기준으로 1개월, 3개월, 6개월, 1년짜리 항공권은 각각 10%, 20%, 30%, 40~50%쯤 비싸다.


●날짜 변경: 출발과 리턴(돌아오는) 날짜가 확정된 경우 가장 저렴하고 출발날짜를 확정하고 리턴 날짜를 변동할 수 있는 티켓은 10~20%, 출발과 리턴이 자유로운 오픈 티켓의 경우 30~40% 정도 비싸다. 이런 요금 시스템은 각 항공사마다 다 다르다.


●마일리지 입력 여부: 예를 들면 인천 출발 샌프란시스코 왕복 티켓의 경우 대한항공(KE) ‘NO마일리지’ 티켓은 95만원선, 마일리지 입력 티켓은 115만원, 아시아나항공(OZ) ‘NO마일리지’ 티켓은 90만원, 마일리지 입력 티켓은 110만원 선. 일부 외국 항공사(타이, 델타, 싱가포르 항공 등)의 경우 일정기간이 지나면 마일리지가 자동소멸되거나 일정 마일리지를 적립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 일부 항공사의 경우 누적 마일리지와 현금을 섞어 쓸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도 있지만 그 효율성은 극히 미비하다. 실제로 시도해보니 장거리 좌석 예약은 쉬웠지만 일본행 왕복의 경우는 ‘마일리지 + 현금’으로 살 수 있는 티켓 비율이 너무 적어서인지 5번이나 시도했는데 한 번도 예약에 성공하지 못했다. 항공사에서는 “2~3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자

비수기에 접어들면 경쟁력이 앞선 직항 편을 운행하는 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유 항공사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한다. 파리와 프랑크푸르트 여행객 중 평소 방콕이나 홍콩에 관심이 있었다면 파리와 프랑크푸르트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에 태국이나 홍콩을 둘러볼 수 있는 저렴한 티켓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타이 항공(TG) 파리~프랑크푸르트 왕복과 방콕 스톱오버 요금은 70만원선, 캐세이패시픽항공(CX) 65만원~78만원대, 베트남 항공(VN)의 경우 2007년 3월 출발의 경우 59만원대까지 내려간다. 이토록 저렴한 항공권의 경우 호치민이나 하노이에서 파리와 프랑크푸르트까지는 좌석 여유가 있지만 인천에서 하노이와 호치민행 좌석을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최소 2~4개월 전에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젊으면 싸게 간다

각 항공사에서는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젊은 여행객을 대상으로 저렴한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OZ)의 런던, 프랑크푸르트 왕복은 72만원선(16~30세), 대한항공(KE) 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런던 왕복은 80만원(16~30세)대다.


공동구매를 노려라

여행카페와 여행사 사이트를 검색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되는 것이 공동구매이다. 과거에는 공동구매 항공권을 4인 이상으로 판매했지만 지금은 1매 혹은 2매 단위부터 판매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든 노선의 항공권을 공동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장거리 여행지보다는 비즈니스와 관광객 수요가 많은 한일노선과 한중노선, 동남아노선이 이에 해당한다.


예를 들면 평소 35만원대인 A항공사의 인천~상하이 왕복 티켓을 17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며 B항공사의 40만원짜리 인천~나고야 노선의 티켓을 공동구매로는 23만원에 살 수 있다. 인천~사이판, 인천~ 괌의 경우도 일반적인 요금이 50만원이 넘지만 인터넷 사이트에서 ‘공구’할 경우 36만~38만원대에도 손에 쥘 수 있다. 공동구매 티켓의 경우 마일리지 입력은 대부분 가능하나, 업그레이드와 리턴 변경을 제한하기도 하고 추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변경해 주는 경우도 있으니 잘 따져봐야 한다.

마지막 찬스를 잡자

탑승일 2~3일 전에 최종 세일에 돌입한 항공권이 나오기도 한다. 보통은 티켓 예약과 동시에, 혹은 24시간 이내 티켓을 구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인천~뉴욕 왕복의 경우11월2일 출발하는 대한항공(KE) 표가 167만원에서 105만원까지 떨어졌다. 11월4일 출발하는 인천~나고야 티켓도 평소 40만원짜리를 30만원에, 인천~다롄행도 37만원짜리를 2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물론 7월말이나 12월 말 등 성수기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미처분 항공권을 낚자

규모가 큰 여행사에서는 수요가 많은 지역에 전세기를 띄우거나 비행기 좌석을 미리 확보해 놓은 상태에서 영업을 펼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좌석을 ‘하드 블록’(hard block)이라고 하는데, 성수기에는 웃돈을 주고도 잡을 수 없지만 비수기 때, 혹은 돌발상황 때문에 미리 확보한 좌석이 남아돌 경우 여행사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저렴하게 표를 판매하기도 한다. 여행사가 이미 항공사에 요금을 지불하고 확보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빈 좌석만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 이런 티켓은 한 번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거금을 미리 주고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 여행사가 가지고 있다. 지역은 주로 한국 관광객이 많이 가는 코타키나발루, 세부, 팔라우, 방콕, 푸켓 등.


만만치 않은 유류할증료와 세금: 인터넷에 나온 저렴한 가격에 환호하기엔 이르다. 결제할 때 따라붙는 유류할증료와 세금이 만만치 않다. 유류할증료와 세금은 기본적으로 비행거리와 위험 정도, 항공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장거리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부과되는데, 유럽이나 미국 왕복의 경우 대략 17만~25만원대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인천~베이징이 9만원대, 일본은 6만5000~7만원 수준이다. 요즘 추세로 보면 유류할증료와 세금이 항공 운임 기준으로 10~35%에 이르는 듯 하다. 특히 저렴한 중국행 티켓의 경우 40%에 달하며, 50%가 넘는 경우도 있다. 저가 항공권을 판매하는 항공사일수록 유류할증료와 세금이 더 높다는 점도 알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