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헛고생'시키는 사교육 정보 12가지는

Fact/자녀-교육 · 2011. 9. 28. 17:35


"온 나라가 영어 사교육 부담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그런데 영어 사교육에 대한 진실을 들여다보니 과장되고 왜곡된 영어 사교육 정보가 적지 않았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8일 영어사교육 정보를 담은 소책자 '아깝다! 영어 헛고생'을 내놓으면서 밝힌 출간 동기다.

 

소책자 작업에 참여한 교수ㆍ교사ㆍ학원강사ㆍ의사 등 전문가들은 "영어교육은 초등학교 3학년 이후 시작하는 게 효율적이며 초등 저학년까지 우리말 독서를 통해 독서 습관을 기르고 고학년은 선행 학습보다 학교 수업을 보완하는 방법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 "중학교부터는 한달에 20~30쪽 분량의 짧은 영어 스토리북 한두 권을 자녀에게 권하고, 외국 유학은 고교 이후에 장래 계획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권한다.

 

다음은 소책자에 실린 '영어 사교육에 관한 잘못된 생각' 12가지다.

 

 

▲영어교육은 빠를수록 좋고 외국어 습득에 '결정적 시기'가 있다 = 영어 조기교육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시기' 가설은 모국어를 배우는 상황에만 적용되는 이론이다. 외국어 학습에 적용해 효과를 봤다는 학문적 증거가 없고 모국어 습득이나 영어를 쓰는 나라에 이민 간 상황을 전제한 이론이다. 조기교육이 아니라 '적기교육'이 중요하다.

 

▲우리말 배우듯 유아시기에 하루 30분 영어는 필수다 = 일상에서 영어를 접하고 사용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영어 환경에서 이런 노력은 별 소용이 없다. 들인 비용과 노력에 비해 효율이 너무 낮다. 언어 기능 담당 측두엽은 만 6세 이후부터 집중적으로 발달하며 그 이전에는 뇌 발달이 이뤄지지 않아 언어학습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들다.

 

▲6~7세 정도에는 영어 유치원을 보내는 게 좋다 = 6~7세는 우리말을 익히면서 추상적 개념과 사고가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시기이므로 자신의 연령보다 낮은 3~5세 수준의 대화를 영어로 주고받는 영어유치원은 자녀의 지적, 정서적 성장에 오히려 해가 된다.

 

▲영어 수업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영어는 미리 해놓아야 한다 = 초등 3학년 때까지 아무것도 안 시키는 것은 너무 불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친 선행학습을 시킬 필요는 없다. 입학 전에 기초 어휘 등을 익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아무래도 영어 교육은 영어 전문학원이 좋다 = 아이들의 흥미와 동기를 유발하고 체험을 강조하기보다 숙제를 많이 내주고 선행학습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영어 전문학원은 피해야 한다.

 

▲'엄마표 영어'로 성공하는 아이들이 많다 = '엄마표 영어'로 성공할 수 있는 사례는 극소수다. 성공을 위해서는 여러 복잡한 내용이 맞아야 하는데 대부분 실패하고 아이와 사이만 나빠진다. 엄마표 영어가 성공하려면 엄마가 영어 실력을 갖춰야 하고 정보력, 학습관리 능력, 시간투자가 필요하다. 아이도 학습 능력을 갖추고 순응적이며 성실한 성향이어야 한다. 그러나 대개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추기 어렵다.

 

▲초ㆍ중학교 때 영어 원서 읽기가 유행이다 = 영어 원서를 활용한 학습은 일상적으로 영어를 접할 기회가 없는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는 유용한 방식일 수 있다. 그러나 영어 원서를 활용할 때 자신의 실력보다 쉬운 책을 읽는 게 도움이 된다.

 

▲영어에 대한 흥미를 길러주려면 영어 캠프에 보내야 한다 = 영어캠프는 잘 이용하면 영어학습에 도움이 되지만 어학원, 사립대학이 운영하는 비싸고 강도 높은 학습프로그램 중심 캠프는 흥미가 반감되므로 피해야 한다.

 

▲요즘 초등학교 때 1~2년 조기 유학은 필수다 = 사실 초등학생 유학의 상당수는 특목고 입학을 목표로 하는 것이었는데 외고 입시 변화로 조기 유학 이점이 사라졌다. 조기 유학 후 돌아오면 한국 교육을 못 따라가는 사례도 많다.

 

▲토익과 텝스를 미리 해 놓으면 고입과 대입에서 유리하다 = 어학원의 전형적인 과장광고다. 올해부터 외고 등 특목고 입시가 바뀌어서 이제 인증시험 점수가 필요 없다. 실제 지난해 텝스에 응시하는 초중생 숫자가 전년 대비 19%나 감소했고 대입에서 이런 시험이 적용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아주 낮다.

 

▲갈수록 회화 중심의 실용 영어 능력이 중요하다 = 회화 중심의 실용영어 중요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영어학습 상황에서는 풍부한 읽기가 바탕이 될 때 말하기나 쓰기 실력이 나아진다.

 

▲세계화 시대에 경쟁하려면 초중고 때 영어는 끝내놓아야 한다 = 초중고 때 길러야 하는 핵심능력은 따로 있다. '2010 OECD보고서'를 보면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은 영어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생활하는 능력, 다양한 사람들 속에 섞여서 소통하는 능력 등이다. 진로에 맞춰 필요가 생겼을 때 집중적으로 노력하면 영어능력은 더 효과적으로 갖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