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삶이란 기다림만 배우면
반은 안 것이나 다름없다는데.....
그럴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뭔가를 기다리지,
받아들이기 위해서 죽음까지도 기다리지.
떠날 땐 돌아오기를,
오늘은 내일을,
넘어져서는 일어서기를,
나는 너를.
여름
나는 그렇게 되어버렸지.
어느 날 우연히 내 눈을 거울에 비춰보다가
언젠가 네가, 네 속눈썹을 세어봤는데
마흔두개 야, 했던 말이 생각나면
그 생각 하나로
세상을 다 얻은 듯이 살아가지.
그걸 세어볼 정도면
너는 틀림없이 나를 사랑한다
여겨지기에.
가을
길거리를 지나가는데
무슨 벽보에
사랑이란
서로에게 시간을 내주는게
아깝지않은 것, 이라고 써 있었지.
금방 너를 생각했어.
언제부턴가 내게 시간을 내주지 않는 너를.
그 풀칠이 덕지덕지한 벽보 앞에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 얼마나 절망했는지.
매사가 이런 식이야,
나는 그렇게 되어버렸어.
겨울
슬픔에는
더 큰 슬픔을 부어넣어야 한다.
그래야 넘쳐흘러 덜어진다.
가득 찬 물잔에 물을 더 부으면 넘쳐흐르듯이,
그러듯이.
이 괴로움은 더 큰 저 괴로움만이 치유하고,
열품은 더 큰 열풍만이
잠재울 수 있고.
다시, 봄
너는
너 이외의 다른 것에 닿으려고 하지 말아라.
오로지 너에게로 가는 일에 길을 내렴.
큰길로 못 가면 작은 길로
그것도 안 되면 그 밑으로라도 가서
너를 믿고 살거라.
누군가를 사랑한다 해도
그가 떠나기를 원하면 손을 놓아주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 그것을 받아들여.
돌아오지 않으면
그건 처음부터 너의 것이 아니었다고
잊어버리며 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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