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여자가 있다고 해서 지금이 불행하다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매일매일 이 거리의 푸르고 투명한 하늘처럼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아오이와의 사랑을 회복하고 싶지도 않다. 아오이와는 영원히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예감도 들고, 실제로 만난다 해도 아무 소용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분명 기억의 심술이다. 여기가 마침 시간이 정지해 버린 거리여서 그런지, 나는 어딘지 모르게 과거에 흔들리는 나 자신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즐긴다고?
아오이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그녀는 그런 여자이고, 나 역시 그런 걸 기대할 사내도 아니다. 누구에게나 헤어지지않으면 안 될 그런 때가 있는 법이다.
예를 들면 사별 같은거....
아오이와 나는 과거에 그런 이별을 했다. 나는 이미 그녀가 죽어버렸다고 믿으려 했다.
- Blu 1. 인형의 다리(Piedi Della Bambora)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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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밖에 없는 인생도 있다. 잊을 수 없는 시간만을 소중히 간직한 채 살아가는 것이 서글픈 일이라고만은 생각지 않는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뒤쫓는 인생이라고 쓸데없는 인생은 아니다. 다들 미래만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나는 과거를 그냥 물처럼 흘려 보낼 수 없다. 그래서, 그 날이 그리워, 라는 애절한 멜로디의 일본 팝송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것이다.
- Blu 11. 3월(Marzo)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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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밖에 없는 것이란다.
- Rosso 11. 있을 곳(C' eposto)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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