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문가들이 챙겨보는 경기지표

Fact/법률-경제 · 2009. 12. 5. 00:04

경기선행지수

증감률 크기가 경기 변동 진폭 나타내

경기는 ‘회복-확장-후퇴-수축’의 순서로 이어진다. 가까운 장래에 경기가 상승할지, 아니면 하강할지를 예측할 때 경기선행지수가 활용된다. 경기 관련 지표에는 선행지수와 함께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과거 경기를 확인하는 데 쓰이는 후행지수가 있다. 통계청은 이를 종합 가공한 경기종합지수(CI)를 1981년 3월부터 매달 발표하고 있다.

경기종합지수의 흐름을 통해 경기 변동의 방향과 국면 전환은 물론 변동 속도까지 분석할 수 있다. 절대적 의미를 지닌다기보다는 전반적 추세에 대한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선행지수를 산출하는 데는 앞으로 전개될 경제활동의 양상을 반영하는 10개의 지표가 활용된다. 기계ㆍ건설 수주액, 자본재 수입액 등 투자가 얼마나 활발한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사용된다. 또 구인구직 비율, 소비자기대지수, 금융기관 유동성(LF), 재고순환지표 등도 계산에 들어간다.

이와 달리 동행지수에는 비농가 취업자 수, 제조업 가동률지수, 서비스업 활동지수, 도소매업 판매액지수 등이 쓰인다.

선행지수 자체보다는 전년 같은 달 대비 증감률이 의미가 있다. 증감률이 전달보다 오르면 앞으로 6개월 전후의 경기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내려가면 경기도 하강할 것으로 본다. 증감률의 크기는 경기변동의 진폭을 나타낸다.

최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도 경기선행지수의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올 2월 경기선행지수는 전년 1월보다 0.5%포인트 상승해 2007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미국의 경우 대표적 민간 경제 예측 기관인 콘퍼런스 보드가 매월 경기선행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TED 스프레드

줄어들면 국제 단기 자금시장 원활



T는 미국 국채(T-Bill), ED는 유로달러(Euro Dollar)를 의미한다. 유로달러는 유럽의 은행에 예치된 미국 달러로, 유럽 각국의 금리 차이에 따라 수시로 이동하는 초단기 자금이다. 유로달러 금리의 기준은 주로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가 쓰인다. TED 스프레드는 리보에서 3개월짜리 미국 국채 금리를 빼서 산출한다. 초단기자금과 안정적인 자금의 금리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 지표는 주로 국제적인 단기자금 시장의 여건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리보 금리가 올라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반대로 스프레드가 축소되면 단기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TED 스프레드가 상승하면 신용경색이 온 것으로 받아들여져 국내 증시나 환율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TED 스프레드가 줄어들면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을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증표가 돼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반 인하하면서 TED 스프레드는 지난해 말보다 많이 낮아진 상황이다. 한때 5%포인트까지 높아졌던 TED 스프레드는 최근엔 1%포인트 수준이 됐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최근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가 안정되고 있는 것도 TED 스프레드의 안정에 따른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사들은 TED 스프레드 변화에 민감하다. 다만 이 지표는 기본적인 여건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사정이 불안하면 TED 스프레드가 안정적이더라도 국내의 환율이나 주가는 불안해질 수 있다.




CRB지수

원자재 값·물가 동향 점검 자료



국제적인 상품가격 조사회사인 CRB (Comodity Research Bureau)가 만든 지수다. 요즘 나오는 것은 19개 원자재의 선물가격을 2005년에 결정된 비중에 따라 산술 평균해 계산한 것이다. 1956년부터 발표된 CRB지수는 원자재 가격, 물가동향을 점검하는 지표로 가장 널리 쓰인다. 또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달리 조사기간과 발표일 간의 시간 차가 크지 않아 물가의 움직임을 판단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그런 까닭에 각종 원자재 펀드도 이 지수를 지표로 삼는다.

CRB지수는 지난해 7월 2일 역대 최고치인 473.52를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월 3일 기준으로 203.67을 기록해 고점 대비 56%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을 주도했던 투기세력이 대거 이탈한 탓이다. 또 선진국의 경기침체 때문에 원유 등 에너지 부문이 회복세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도 CRB지수의 약세 요인이다.

브라질 등 주요 원자재 생산 국가의 주가는 CRB지수와 비슷한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CRB지수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원자재 관련 주의 주가도 CRB지수보다는 상대적으로 성적이 양호하다.

CRB지수에 포함된 원자재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농산물(41%)이다. 설탕 5%, 면 5%, 코코아 5%, 커피 5%, 옥수수 6%, 대두 6%, 생우 6%, 소맥 1%, 생돈 1%, 오렌지주스 1% 등으로 구성된다. 다음이 에너지(39%)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23%, 난방유 5%, 무연휘발유 5%, 천연가스 6%로 이뤄져 있다. 이어 비철금속(20%)인데 금 6%, 알루미늄 6%, 구리 6%, 니켈 1%, 은 1%로 돼 있다.


 

 

 

달러인덱스

원화 환율 등락 짐작할 수 있어



달러인덱스란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표다. 6개국 통화의 비중은 경제규모에 비례해 결정됐다. 즉 유로 57.6%, 엔 13.6%, 영국 파운드 11.9%, 캐나다달러 9.1%, 스웨덴 크로네 4.2%, 스위스프랑 3.6%로 비중이 정해져 있다. 구성 비중으로 볼 때 달러-유로 환율이 달러인덱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증시 전체의 방향을 알려면 개별 기업의 주가보다는 코스피지수 또는 코스닥지수를 보듯이, 달러화 가치의 방향을 알기 위해서는 달러인덱스를 보는 게 낫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인덱스의 중요도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는데,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달러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을 보면 세계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의 높낮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투자를 결정할 때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 가령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달러인덱스가 상승하면 소형주보다 안전한 대형주를 선택하는 식이다.

둘째, 달러화로 표시된 원자재 가격의 방향성도 가늠할 수 있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달러인덱스가 낮아지면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은 상승할 확률이 높아진다.

셋째, 최근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도 달러인덱스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달러인덱스가 상승한다는 것은 달러 가치가 상승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반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ISM제조업지수

50 넘으면 미 제조업 경기 확장

 

미국 ISM제조업지수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가 미국 20개 산업의 3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매월 첫째 영업일에 전월치 조사 결과가 나온다. 월간 단위의 경제지표 중 가장 먼저 발표하는 것이라 미국 제조업의 동향을 시의성 있게 파악할 수 있다. 실적치가 예상과 다르면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가 확장된다는 것이고, 그보다 낮으면 경기가 수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이 지수가 41.1 이상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플러스로 나왔고, 그 밑이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세부적으론 신규 수주, 생산, 고용, 물품 인도, 재고 등 10개의 세부 지수가 발표돼 부문별 상황도 파악할 수 있다. 비슷한 통계로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같은 지역별 지표도 있다. 한국의 경우는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서 발표하는 BSI(Business Survey Index)가 이에 해당한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에선 1997년부터 건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ISM비제조업지수를 매월 첫 주 발표하고 있다. ISM서비스업지수로도 불린다. 제조업지수와 마찬가지로 50을 기준으로 서비스업 경기의 확장과 수축을 구분한다. 지난해 8월 49.3이던 ISM제조업지수는 금융위기가 확산하고 실물경기가 침체하면서 지난해 12월 32.9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소폭 오르긴 했지만 2월 지수는 35.8로 기준치인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