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와인

Fact/여행-음식 · 2009. 12. 3. 19:27
전 세계에는 무수한 와인 생산국들이 있습니다. 프랑스, 이태리,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미국,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뉴질랜드, 칠레, 일본, 중국 등등. 그리고 아직 세계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국도 이 리스트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와인의 최대 생산국이 이태리임에도 불구하고 와인하면 누구든지 먼저 프랑스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 이유는 프랑스가 세계 최대의 와인 소비국(66.8 liter/일인,일년:1991년도)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의 이와 같은 명성은 무엇보다도 수 백년동안 이어지는 최고급 와인을 만들고자 하는 프랑스인들의 노력 때문인 듯합니다. 게다가 그들은 뛰어난 마케팅 전략을 도입해 프랑스산 와인을 전세계에 상업적으로 진출시키는데 성공하였으니 프랑스가 와인의 대명사일 수 밖에요. 그러니 프랑스 와인에 대한 지식은 와인 애호가에게 있어서는 기본이겠죠?


프랑스 와인 생산지역

모든 와인이 그러하듯이 프랑스의 와인도 생산지역에 따라 아주 다양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포도밭의 기후와 토양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프랑스의 와인 재배 지역은 크게 서남부 지역의 보르도(Bordeaux), 중동부 지역의 부르고뉴(Bourgogne/Burgundy), 동남부 지역의 론(Rhone), 중서부 지역의 르와르(Loire), 북동쪽 끝 지방의 알자스(Alsace: 70년대 고등학교 영어교과서에 실렸던 '마지막 수업'의 배경지역), 남부지역의 프로방스(Provence:베르디의 유명한 오페라 춘희(La Traviata)에서 남자주인공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이 아들의 방탕한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가자며 설득하는 바로 그 지역), 발포성 와인으로 유명한 북동부 지역(파리시 동쪽)의 샹빠뉴(Champagne) 그리고 그 외의 지역, 이렇게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와인으로 가장 많은 명성을 누리고 있는 지역은 앞의 2지역- '보르도'와 '부르고뉴'입니다.
실제로 프랑스 와인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두 지역은 와인의 '왕(King)' 과 '여왕(Queen)'으로 비유되기도 하며 그 맛과 특성은 전세계의 와인 애호가들의 끊임없는 찬사를 받고있습니다.


와인 등급 구분

프랑스는 와인 강대국으로서 자국산 와인에 대하여 아주 강력한 통제력을 가지며 철저히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급와인은 생산량을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그 질에 대하여 매년 살벌한 점검을 하고 있답니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부합하여 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포도원들 또한 포도 작황이 좋지 않은 해에는 수확된 포도를 대부분 버리면서까지 자신의 와인의 질을 유지하여 최고급의 와인을 생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통제의 수단의 일종으로 프랑스 정부는 모든 와인의 상표(Label)에 그 등급을 표시하게 하였으며 이때 사용되는 등급은 아래의 4단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 Vin de Table(뱅 드 따블르)
소위 Table Wine이라고 말하는 와인입니다. 정부의 통제를 받는 부분이 가장 적은 저급 와인이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니 값이 싼 것은 물론이구요.
- Vin de Pays(뱅 드 뻬이)
직역하면 'Country Wine'입니다. 포도주 생산 지역별 Vin de Table중에서 조금 더 질이 좋은 와인에 대한 등급이며 이 등급 안에는 다시 3개의 소등급이 있습니다. 그들은 Vins de Pays Regionaux, Vins de Pays Departementaux, Vins de Pays de Zone 이며 문자 그대로 해석하셔도 이해가 가실 겁니다. 지역, 구역, 세역… 다 아시겠죠?
- VDQS(Vin Delimite de Qualite Superieure: 뱅 데리미테 드 캴리테 슈페리어)
정부의 통제가 적극 개입되기 시작하는 등급이며 아주 좋은 와인이 이 등급 안에 포함됩니다. 위에 언급한 2개의 등급보다 상위 등급이며 '아오쎄(AOC)' 등급이 되기 직전 등급이죠.
-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le: 아펠라시옹 도리진 꽁트롤레)
프랑스 와인의 최고 등급이며 정부의 통제가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와인 생산자는 와인 Tasting Panel에 자신의 와인에 관한 상세한 내역을 제출하여야 하고 접수된 와인은 그들의 규정(와인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 대한 심사기준)에 따르는지를 확인과정은 거친 후에 AOC등급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AOC등급이라는 것이 그들의 기준에 합당하다는 의미이지 와인의 품질에 대한 절대적인 잣대는 아닙니다. 실제로 와인의 품질은 생산자(포도원)의 이름과 명성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또한 이 AOC의 기준이 최근 들어 많이 퇴색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AOC급이 아니더라도 아주 좋은 와인이 상당수 있으며 AOC급이라 하더라도 좋지 않은 수준의 와인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프랑스산 와인 레이블을 보시면 A.O.C라고 적혀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혼동을 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것은 약자인 A.O.C의 중간 글자인 "O" (d'Origine/Origin)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d'Origine의 부분에는 이 글씨("O")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AOC등급을 매긴 지역의 '지역명(AC Wine Area)'이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예를 들자면 보르도지역의 AOC등급의 와인병 레이블에는 'Appellation Bordeaux Controlle'라고 적혀있습니다. 간단한 내용인데 이를 언급하는 책들이 많이 없더군요.  


레이블

유럽산 와인은 다른 대륙(미국, 호주 등등)의 와인과 달리 레이블에 많은 정보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공통되게 포도원의 이름(와인 이름), 생산지역 이름, 포도의 수확년도(Vintage), 와인의 등급, 용량, 알코올 함유량(%), 샤또 병입여부(프랑스산의 경우), 생산국가명, 와인의 휘장/심볼/로고 등등 입니다.  
프랑스 와인은 생산지역에 따라 그 특성이 다르므로 이를 아시면 와인을 주문하실 때나 구입하실 때 와인의 레이블만으로도 이 와인이 어떤 것인지를 대충 알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프랑스의 모든 지역의 특성을 다 알아 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므로 프랑스의 2대 생산지만을 우선적으로 살펴 보도록 하지요.


와인의 왕(King) - 보르도(Bordeaux)

프랑스 서남부 지역에 있는 보르도는 세계 최대/최고의 와인 생산 지역입니다. 전세계 포도 재배지역의 2% 밖에 되지 않는 이 지역이 전세계 수출 와인가격의 10%를 차지한다고 하니 얼마나 와인을 잘 만들고 또 파는지 아시겠죠. 혹자는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을 와인의 왕(King)이라고 하기도하나 저는 지역의 크기나 와인의 맛에 있어서 보르도가 '와인의 왕'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르도 지역에서는 1년에 한 6억병 정도의 레드 와인과 2억병 정도의 화이트 와인을 생산한다고 하니 그 숫자가 가히 상상이 안될 정도입니다. 보르도 와인의 37%는 해외로 수출이 되며 그 중 18%정도가 벨기에로, 17%가 영국으로, 16%정도가 독일로 수출이 됩니다(벨기에 사람들 정말 보르도 와인 좋아하죠?).


보르도 블랜드(Bordeaux Blend)

보르도 지역은 레드 와인으로 특히 더 유명합니다. 물론 화이트 와인도 생산을 하지만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은 보르도 남쪽의 쏘떼른(Sauternes) 지역이 유명하고 대부분의 지역은 레드 와인으로 이름이 나있습니다. 특히 뽀므롤(Pomerol) 지역에서는 아예 화이트 와인은 생산을 하지도 않습니다. 보르도 지역의 와인은 주 포도품종이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인데 이 포도 품종은 아주 떫고, 묵직한 느낌을 줍니다. 이쪽 지역의 와인을 처음 맛보시는 분들은 대부분 와인이 상했다고 할 정도로 떫습니다. 그래서 이 떫은 맛을 약화시키려고 다른 포도품종을 섞어서 병입을 하는데 주로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과 멜로(Merlot)등의 품종이 사용됩니다. 그런데 이 떫고 묵직한 와인이 왜 사랑을 받고 있냐 하면 오랜 역사와 전통을 누려왔던 세계 최고의 포도원이 모두 이쪽 지역에 있기도 하지만 이 지역의 와인은 숙성(Aging)이 되면 될수록 신비할 정도로 그 맛과 향이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최상 등급의 보르도산 와인은 대게 10년 이상을 숙성 시킨 후 시음을 권장하는데 10년 동안 포도원과 포도상에서 이 놈들이 잠자고 있어야 하니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보르도의 AOC급 중에서도 최고급인 그랑 크루(Grand Cru)급 와인은 1병 당 US$100이 넘습니다.


보르도 지리학

보르도 지역은 프랑스의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롱드(Gironde)강을 끼고 좌우로 퍼져있습니다. 크게 메독(Medoc), 그라브(Grave), 뻬싹-레오냥(Pessac-Leognan), 쎙테밀리옹(St-Emilion), 뽀메롤(Pomerol)의 5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메독(Medoc)은 '물 과 물 사이' 라는 뜻이며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아주 질이 나쁜 병명(病名)이 아닙니다. 이 지역은 지롱드강의 하구쪽(대서양쪽)인 바메독(Bas-Medoc/ Lower Medoc)지역과 지롱드강의 상류쪽인 오메독(Haut-Medoc/Upper Medoc)의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바메독은 'Bas(low)'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 때문에 질이 낮다는 뉴앙스를 풍겨 바메독(Bas-Medoc) 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그냥 메독으로 표기됩니다. 실제로도 바메독 지역의 와인의 질이 오메독 지역의 와인보다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메독(Haut-Medoc)지역은 전세계 레드 와인 중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입니다. 한마디로 'King of the King of Red Wines'이죠. 오메독(Haut-Medoc) 지역은 또 다시 세분되어 몇 지역으로 다시 나뉘는데 이 지역 이름은 반드시 외워놓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지역 와인은 전부 AOC급들만 생산하는데 이 세부지역 이름이 d'Origine에 표시되기 때문이죠(예:Appellation Pauillac Controlle). 이 조그만 지역에 독자적인 AC등급을 매길 수 있는 권한을 주었으니 얼마나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지 상상을 해보십시오. 이 세부지역이 뽀이약(Pauillac), 쎙테스테프(St-Estephe), 쎙 쥘리앙(St-Julien), 마고(Margaux) 그리고 리스트락(Listrac), 물리스(Moulis)등 인데 앞의 4개 지역이 대단한 지역입니다. 이 지역 안에는 독자적으로 포도재배와 와인 병입, 판매를 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수도없이 들으셨을 샤또(Chateau)라는 것입니다. 영어로 'Castle' 이라는 뜻인데 디즈니랜드에 나오는 그런 성(城:Castle)을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이 샤토들 중에서 그냥 보통 집만한 것들도 있기 때문이죠. 이런 샤또들이 수천개가 있다고 하니 이 지역 자체가 아예 '포도원밭'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보르도 와인 등급 구분 (Bordeaux Classification : 1855년 메독/쏘테른 등급)

보르도 지역의 와인에 등급이 매겨진 것은 1855년 파리세계박람회 (Paris Exposition - 1855)때. 보르도산 와인을 세계에 더 잘 알리려고 프랑스 정부가 보르도 상공회의소(Bordeaux Chamber of Commerce)에 부탁을 함으로 해서 이와 같은 등급구분이 결정되었습니다. 이때 보르도 특히 메독지역의 샤또에서 생산되는 레드 와인을 1등급부터 5등급까지 구분했는데(영어로는 first growth, second growth, third growth, fourth growth, fifth growth라고 불립니다) 이를 그랑 크뤼 끄라세(Grand Cru Classe)라고 하며 이 등급에 해당되는 와인은 61개 뿐이 없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혹시 와인 Label에 'Grand Cru Classe'라고 써 있다면 '아 이것이 최고의 와인이구나!'라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격은…고급인 만큼 비싸겠죠?
- 1등급(Premiers Crus) : 5개
- 2등급(Deuxiemes Crus) : 14개
- 3등급(Troisiemes Crus) : 14개
- 4등급(Quatriemes Crus) : 10개
- 5등급(Cinquiemes Crus) : 18개
이 중에서 1등급 와인만을 'Premiers Grand Cru'라고 부르며 나머지 2~5등급 와인은 그냥 'Grand Cru'라고 호칭합니다. 그러니 현재 보르도지역 1등급 와인은 수 천가지의 보르도 지역 와인 중에서 오로지 5개 뿐이 없으며 모든 와인 애호가들이 이 5개의 와인을 마시는 영광을 가져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와인 안다고 하면 이거 5개 정도는 알고 있어야 어디 가서 한마디라고 거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61개를 일일이 다 열거하자면 복잡해지니까 여기서 그냥 1등급 5개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Entry #1 : Chateau Lafite Rothschild, Pauillac
Entry #2 : Chateau Margaux, Margaux
Entry #3 : Chateau Mouton Rothschild, Pauillac (Since 1973)
Entry #4 : Chateau Haut-Brion, Pessac-Leognan
Entry #5 : Chateau Latour, Pauillac  
사실 1등급 와인은 1855년만해도 4개 뿐이었습니다. 이 등급이 1855년 이후 지금까지 단 한 건을 제외하고 변동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샤또 무통 롯쉴드(Chateau Mouton Rothschild)가 1973년에 새로 추가되어 5개가 된 것입니다. 이 'Rothschild' Family는 프랑스의 유명한 와인 가문(家門)입니다. 이 포도원의 주인이자 승격을 시킨 장본인인 'Philippe de Rothschild' 남작은 시인이며, 극작가이자 경주용 자동차 레이서인데 무려 118년 동안의 원칙을 깨려는 노력을 들여서 자신의 포도원을 1등급으로 올려놓아 자자손손 가문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고(그는 1988년 사망했습니다) 그 후손들은 1등급으로 승급 된 데 따르는 부(富)를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기가 막힌 와인이 생산되었다고 한들 이 등급에 절대로 들 수가 없다는 아주 무섭고 처절한 이야기입니다.
지금부터 무려 150여년 전의 얘기이니 그때를 상상한번 해 보십시오. 그 당시 '내 포도원에서 생산하는 와인이 최고야'하며 모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1855년 파리세계박람회에 출품하기 위한 와인리스트를 작성할 때 아무 사건 없이 되었겠습니까? 이 당시 아주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사연들에 의하여 리스트에 끼지 못한 몇 개의 포도원이 있었습니다. 그저 상상일 뿐이지만. '그거 다음 번 박람회에 참석하여 그때 리스팅되면 되겠지' 혹은 '올해는 실수로 작황을 망쳐 와인 질이 약간 떨어지니 다음 번에 참석하지 뭐'라고 생각한 포도원들이 분명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 1855년이 문제였습니다. 이 때 리스팅 되지 않았던 와인은 영원히(1973년도의 변경 -추가가 아닙니다- 을 제외하고) 이 등급에 포함되는 기회를 놓치게 된거죠. 이들 포도원은 이로 인하여 명예와 부(Grand Cru급 와인은 그 이름만으로도 고가에 판매가 이루어 지게 됩니다)를 모두 상실하게 되었죠. 그런 포도원이 몇 개 있는데 그래서 그들을 불쌍하게 여긴 메독지역의 포도원주인들이 따로 등급을 주었습니다. 이름하야 'Cru Exceptionnels' 특별한 Cru급 와인라는 얘기이겠죠. 이들 포도원은 선조들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면서 와인의 질을 유지하여 왔고 실제로 이들 와인은 'Grand Cru'급 와인보다 질에 있어서 우월하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따라서 이런 와인을 선택하여 와인 시음을 하는 것은 와인과 더욱 친숙해 지는데 있어 아주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와인을 싸게 구입하여 시음을 하면 마치 흙에서 보물을 캐내는 느낌이 들기도 하죠.
이 위대한 와인 Ch. Mouton Rothschild는 아주 드라마틱한 부분이 많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레이블(Label)입니다. 대부분의 고급 와인 레이블은 수 백년 동안 지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바뀌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Ch. Mouton Rothschild의 Label은 기본 양식(틀)은 일정하지만 Label 상위 부분의 그림이 매해 바뀝니다. 그 그림은 화가에게 특별히 부탁을 하여 Label에 인쇄되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샤또에서 그림을 그려준 화가에게 거기에 대한 아무런 대가도 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Ch. Mouton Rothschild 몇 박스를 감사의 표시로 준다고 하는데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그 그림을 그려주는 화가가 모두 대가(大家)들입니다. 예를 들자면 1973년 1등급으로 승격된 해의 그림은 그 유명한 Pablo Picasso가 그린 그림입니다. 그런데 Picasso가 1973년도에 세상을 떠났으니 이 얼마나 더 드라마틱 하였겠습니까. 그러니 세계의 와인 애호가들이 계속적으로 Ch. Mouton Rothschild를 마시고 병도 함께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부대효과도 그들은 이미 충분히 고려를 한 사항이겠지요.
그리고 메독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대한 와인이 한 개 있는데 이것이 'Entry #5'인 Chateau Haut-Brion입니다. 이 와인은 메독지역의 남쪽에 있는 뻬샥-레오냥(Pessac-Leognan)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이 와인은 그 당시(물론 지금도) 너무 너무 유명하여 도저히 1등급 와인계열에 빼놓을 수 가 없었다고 합니다(저는 개인적으로 이것을 최고로 높게 평가합니다. 한번 드셔보시면 예술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입니다.)
또 1855년 당시 1등급에 선정된 보르도산 와인에는 화이트 와인 하나가 유일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Chateau d'Yquem(샤또 디켐)인데 이것 또한 예술입니다. 이 와인은 보르도지역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 쏘테른(Sauternes) 지역에서 생산되며 보르도산 최고의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입니다. 이 동내에서는 쎄미용(Semillon) 포도품종을 주종목으로 하여(80%이상) 와인을 생산하는데 이 포도를 귀부병(학명:Botrytis Cinerea, 시인들은 이를 'Noble Rot'이라고 미화하여 부른답니다.)이라고 하는 병에 걸리게 하여(?) 생산합니다. 이 병에 걸린 포도에는 곰팡이가 피게 되고 (사진 참조)  
이 곰팡이는 포도의 껍질을 뚫고 들어가서 포도를 상하게 하는데 포도즙의 맛을 상하게 하지 않고 포도알 속의 수분만을 없애서 포도의 당도를 높혀 줍니다.한알의 포도알에서 한방울 정도의 포도즙만이 채취되며 매해 9월부터 10월까지 매일 매일 손으로 따서(심지어는 한알씩) 와인을 만듭니다. 그래서 254에이커라는 적지 않은 이 포도밭에서 1년에 생산하는 와인이 고작 8,000케이스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든 와인은 아주 달콤한 Sweet White Wine이 되는데 이 와인이 숙성이 되면(10년 이상) 색깔이 황금색을 띄게 되며 그 향기(Aroma와 Bouquet)가 아주 황홀하고 독특해서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21세기가 시작된 현재 이 '1855 Classification'에 대하여 논란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무려 150여년 전에 분류된 당시의 기준과 현재의 기준이 많이 바뀌었고 그 동안 '그랑 크뤼'등급을 생산하는 포도원들이 자기의 와인을 어떻게 생산하고 관리를 하였는가에 대하여 재고를 하여야 한다고 생각들을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랑 크뤼'등급을 받은 와인의 질이 등급을 받지 못한 와인보다도 질이 훨씬 떨어지는 것들도 있음을 프랑스인들도 인정하고 있으니까요.


쎙테밀리옹과 뽀므롤 (St.Emilion 과 Pomerol)

메독 지역 바로 동쪽, 그러니까 Gironde강 동편에 위치하고 있는 보르도의 또 다른 두개의 아주 유명한 와인 생산 지역은…두말 할 것 없이 쎙테밀리옹(St-Emilion), 뽀므롤(Pomerol)지역이죠! 이들 지역은 메독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메독 지역과 함께 세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한다고 자랑하는 지역입니다. 특히 쎙테밀리옹 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그 맛과 향기가 아주 부드럽고 화려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이 두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주 품종이 멜로(Merlot)라는 포도여서 그 맛이 아주 부드럽습니다. 특히 뽀므롤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이 포도품종만 90%이상 사용하고 있다니 그 맛을 한번 상상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St.Emillion Classification

쎙테밀리옹 지방은 1855년 메독 지방이 자신의 와인에 등급을 도입함으로써 그 명성을 높이게 된것에 대해 항상 부러움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1955년에 자기들도 메독 지방에 버금가는 와인을 생산한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여러 포도원장(?)들이 각자의 와인의 등급을 책정했습니다. 메독지역의 등급이 매겨진 후 100년 동안 준비를 했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이 쎙테밀리옹 지역의 포도밭은 메독 지역의 포도밭보다 훨씬 규모가 작아 샤또들이 숫자상으로 훨씬 많이 있어서 메독의 경우보다 상위등급을 받게 되는 포도밭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원래 쎙테밀리옹 지역의 와인 등급은 'St-Emilion Cru' 'St-Emilion Grand Cru'의 두 가지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메독 지역의 1등급 와인을 'Premiers Grand Cru'라고 부르는데 대하여 비슷하게 불러주고 싶은 그들의 자부심(질투심?)이 작용했는지 생각하여 이 지역의 1등급 와인도 'Premiers Grand Cru'라고 호칭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1등급 와인은 현재 13개가 있는데 2개를 1등급 중 'A'급(특A급)으로 묵시적으로 구분하였고 나머지 11개를 'B'급(특B급)으로 구분하였으며 계속 이 1등급 와인 리스트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현재 1등급에 리스팅 되어 있는 와인을 열거하자면…
특A급 : Ch. Ausone, Ch. Cheval Blanc
특B급 : Ch. L'Angelus, Ch. Belair, Ch. Canon, Ch. La Gafeliere, Ch. Figeac, Ch. Magdelaine, Ch. Pavie, Ch. Beau-Sejour-Becot, Ch. Beausejour, Clos Fourtet,
Ch. Trottevieille
근데, 이 중에서 '특A급'만이 메독지역의 최상급 와인들과 자웅을 겨룰 수 있지 않나하는 것이 일반적인 평입니다.


뽀므롤 (Pomerol)

쎙테밀리옹지역 바로 북서쪽에 위치하는 뽀므롤(Pomerol). 이 지역은 멜로(Merlot) 포도품종의 대표적 지역으로서 세계에서 멜로(Merlot)로 와인을 가장 맛있게 생산하는 지역입니다. 이곳에 있는 포도원들은 메독지역이나 쎙테밀리옹지역과 다르게 포도원이 많지는 않지만, 모두 최고의 와인만을 생산합니다(일종의 특수 정예 부대라고 할까요(^^). 이 지역의 와인은 19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고 세계의 와인업계의 관심도 끌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몇 명의 와인 천재들이 이곳의 와인이 대단함을 뒤늦게 발견하였고 이를 개발하여 1960년대부터 와인을 적극 생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몇 병의 와인들이 세계 와인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죠. 무엇으로 발칵 뒤집히게 하였냐 하면 첫째는 물론 그 향기와 맛이겠구요 둘째는 그 가격입니다. 보통 한 병에 전문와인 가게에서 US$900이상에 판매를 하니 일반인들은 감히 냄새도 맡을 수 없습니다. 이런 와인이 몇 가지 있는데 이름이나 알고 넘어가도록 합시다. 'Chateau Petrus', 'Chateau Le Pin' 바로 요놈들입니다요(또한 이 와인들이 일전에 말씀드린 부르고뉴산 '로마네 꽁티(Romanee Conti)'와 함께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와인입니다). 특히 이 뽀므롤 지역의 와인은 메독 지역과 쎙테밀리옹 지역에서 등급을 매기는 것을 아주 우습게 여겨서 자기들은 아무 등급도 매기지 않는다고 합니다(좀 거만하죠? 병 모양도 별로 특별한 것도 없는데).
프랑스 보르도 지역만을 둘러 보았는데 벌써 세계 최고의 와인 한 10병 마신 느낌 드시지 않습니까? 잠깐 쉬었다가 프랑스의 두번째 대표적 와인 생산지역 '부르고뉴'로 향해 볼까요?


부르고뉴(Bourgogne/Burgundy)

자! 이제는 부르고뉴로 향해 볼까요? 프랑스 서부지역에 위치한 부르고뉴(Bourgogne : 영어로는 버건디(Burgundy) 지역은 보르도 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과는 그 품종, 색깔, 맛과 향기는 물론 생산하는 방법과 그 관리체계에 있어서도 많이 다릅니다. 버건디 와인 재배지역은 북쪽의 도시 디종(Dijon)으로부터 남쪽의 도시 리용(Lyon)까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습니다. 이 말은 남쪽과 북쪽의 위치상의 차이 때문에 그 특성도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리고 보르도 지방에서 그렇게 많이 사용되는 포도원 'Chateau'라는 단어도 쓰지 않고 대신에 '도멘느(Domaine)'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버건디에는 북쪽에 따로 위치한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샤블리(Chalis) 지역이 있고 남북으로 쭉 연결된 지역들이 있는데 크게 '꼬뜨 도르(Cote d'Or)', '꼬뜨 샬로네즈(Cote Chalonnaise)', '마꼬네(Maconnais)', 그리고 남쪽 끝의 지역에 일전에 말씀드렸던 '보졸레(Beaujolais)' 지역이 있습니다. 이들 중 가장 유명한 지역이 '꼬뜨 도르(Cote d'Or)' 지역입니다. 참! 꼬뜨(Cote)라는 단어는 영어로 언덕(Slope, Hill)이라는 뜻 이랍니다.


역사적 배경 (Historical Background)

우선 이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 얘기해봅시다. 프랑스 대혁명(1789년) 당시 혁명군은 귀족이나 카톨릭에서 소유하고 있었던 포도원들을 탈취하여 반 귀족, 반 카톨릭 세력들에게 분배하였습니다. 그러나 영국과 친밀한 관계가 있었던 보르도 지역은 이미 반 카톨릭 지역이였으므로 이 지역의 귀족들이나 부르주아 계급들은 혁명군의 탈취로부터 그들 소유의 포도원을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Orthodox한 Chateau들이 아직도 많이 있는 이유입니다) 이와 반대로 부르고뉴지방의 포도원들은 혁명군에 의하여 모두 소구획으로 나뉘었고 그 소구획들은 더욱 더 작은 소구획으로 나뉘어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부르고뉴 지방의 포도원은 수 많은 사람들의 소유가 되었으며 한 포도원이 몇 명의 소유자에게 공동으로 소유되는 경우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끌로 드 부조(Clos de Vougeot)'는 소유자가 80여명에 이르는 포도원이며 이 곳에서는 소유자마다 하나씩 즉, 80종의 다른 'Clos de Vougeot'가 생산되게 되는 것 입니다.


네고시앙 (Negociant)

또한 보르도 지방이 Gironde강 유역을 중심으로 발달되어 다른 나라로의 수출이 용이한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부르고뉴 지방은 내륙에 위치하고 있어 수출의 어려움이 항상 존재했기에 수출업을 대신 수행을 해주는 와인 중개상들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이 와인 중개상들은 자연적으로 이 부르고뉴 지역에서 와인 전문가들로 변하게 되는데 이들을 바로 네고시앙(Negociant)입니다. 이들은 이 지역의 와인 생산 및 유통에 가장 중요하고 절대적인 자리를 담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부르고뉴 지방의 네고시앙들은 중개인이면서 또한 동시에 포도원의 소유자인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그고뉴 지방의 와인은 지역별 특성과 함께 네고시앙의 명성 또한 아주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지역적 역사적 특징에 따라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의 대부분은 포도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병입이 이루어지게 되며 보르도 지방에서 표기되는 병입표시('Mis en Bouteille au Chateau')가 이 쪽 지역에서는 'Mis en Bouteille au Domaine(포도원에서 병입)' 혹은 'Mis en Bouteille a la Propriete(소유지에서 병입)'라고 상표에 표시되게 됩니다. 부르고뉴 지방에는 아주 유명한 네고시앙이 '죠셉 드루앵(Joseph Drouhin)', '루이 라뚜르(Louis Latour)', '루이 쟈도(Louis Jadot)' 등등 한 50개 있습니다(부르고뉴산 와인 Label에 이런 네고시앙들의 이름이 써있으면 안심하고 구입하셔도 좋습니다).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의 세계

보르도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까베르네 소비뇽을 주 포도품종으로 하는 레드 와인인 반면 부르고뉴 지방에서는 피노 누아(Pinot Noir)를 주 포도 품종으로 사용합니다. 이 포도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덜 씁쓸하며 색깔도 옅은 적갈색을 띄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또한 화이트 와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화이트 와인 생산지역은 북쪽지역에 위치한 '샤브리(Chablis)'지역과 '꼬뜨 도르'지역의 '몽라쉐(Montrachet)'지역이며 이들 지역에서는 '샤도네이(Chardonnay)'라는 포도를 주품종으로 합니다. 그리고 부르고뉴 남쪽 끝에 위치한 '보졸레(Beaujolais)'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갸메(Gamay)'라는 적포도품종을 주로 이용하여 와인을 생산합니다.


부르고뉴 와인 등급(Bourgogne Classification)
 
보르도 지방의 와인이 엄격한 기준에 의하여 여러 등급으로 구분되는 것과 달리 부르고뉴 지방에서는 (물론 그 기준은 엄격하지만) 그리 복잡한 체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최고의 부르고뉴산 와인의 등급은 'Grand Cru'이며 이 아래의 등급이 'Premier Cru'입니다(보르도산 와인 최고급 등급과 반대이니 혼돈하지 마십시오). 'Grand Cru'등급의 와인은 33종류가 있으며 이 또한 와인병의 레이블에 표시됩니다.  
부르고뉴 지방의 최상단에 위치한 디종(Dijon)시의 바로 아래 지역이 부르고뉴 지방의 포도원 중 가장 유명한 '꼬뜨 도르(Code d'Or)'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4개의 소구획으로 다시 나뉘어지게 되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지역이 북쪽지역인 '꼬뜨 드 뉘(Cote de Nuits)'입니다. 이 '꼬뜨 드 뉘' 지역에는 부르고뉴 Grand Cru급 와인을 생산하는 유명한 포도원들이 있는데 Pinot Noir를 주품종으로 하는 레드 와인이 아주 유명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원들은 9개의 Grand Cru급 와인을 가지고 있는 Gevrey-Chambertin, 1개의 Grand Cru를 가지고 있지만 아주 위대한 와인을 생산하는 Vougeot, 그리고 8개의 세계 최고의 부르고뉴 Grand Cru급 와인을 생산하는 '본 로마네(Vosne-Romanee)'입니다. 그리고 꼬뜨 드 뉘 지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 중 하나는 샹볼 뮈지니(Chambolle-Musigny)라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의 와인은 아주 유연하고 향기로우며, 오묘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꼬뜨 드 뉘 지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꼬뜨 드 본(Cote de Beaune)'지역이 나옵니다. 대부분의 '꼬뜨 드 뉘' 지역에서는 레드 와인을 생산하지만 '꼬뜨 드 본'에서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모두를 생산합니다. 특히 이쪽 지역(Montrachet)에서 생산되는 화이트 와인은 '샤도네이(Chardonnay)'라는 포도품종이 주품종인 세계 최고의 Dry White Wine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일전에 말씀 드린 보르도 지역의 Sauternes지역은 전 세계 최고의 Sweet White Wine를 생산합니다). 이 지역에서 Grand Cru급 와인이 생산되는 곳은 Aloxe-Corton과 바로 위에서 말씀 드린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두 지역인 Puligny-Montrachet, Chassagne-Montrachet등입니다.


보졸레(Beaujolais)

마지막으로 부르고뉴 지방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지역이 이 지방의 남쪽 끝에 위치한(Lyon市의 바로 위쪽) '보졸레(Beaujolais)' 지역 입니다. 이 지방에서는 '갸메(Gamay)'라는 품종의 포도를 주로하여 와인을 생산합니다. 이 품종의 와인은 색깔이 아주 엷고 밝으며 향기가 아주 화려하죠. 떫은 맛이 적고 신맛이 강한 것도 이 와인의 특징입니다. 아시다시피 보졸레 지방의 와인은 그리 오래 숙성을 시키지 않고도 마실 수 있는 와인입니다. 특히 그해 수확한 포도를 그 해에 병입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와인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그 와인을 '보졸레 누보'(Nouveau)라고 합니다. 따라서 숙성되지 않고(덜 익었다고 합니다) 맛이 시큼한 것이 특징입니다. 저장 기간이 짧으므로 가격도 무지 싸야 정상입니다. 이 '보졸레 누보'는 병입 된 후 전세계에 수출되며 매해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동시에 코르크를 개봉하는 전세계적인 Event로 승화(?)되었는데 이는 프랑스 사람들의 와인판매에 대한 하나의 전략이죠. 제가 89년 11월 동경 출장 중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그날이 바로 그날 이었습니다. 갑자기 식당이 술렁이더니만 웨이트리스 아가씨가 와인을 막 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또 왠 와인을 강매하려고 하는지 아주 의아했었는데 공짜라고 하여 시켜 놓은 술은 먹지도 않고 계속 주는 와인만 마신 적이 있습니다. 바로 그날 공짜라고 하여 무지 마셔던 그 와인이 Beaujolais Nouveau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순전히 판촉물에 지나지 않았던 그 와인이 그들의 고도의 마케팅 전법에 걸린 수많은 사이비(?) 와인광들에 의하여 유명해졌고 그 공짜 와인도 이제는 사서 마시려면 와인 가게에서 2만원 정도, 식당에서는 4만원 정도의 고가(그 맛에 비하면)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마셔야 하니.. 쩝.


Beaujolais classification

그러나 보졸레라고 해서 전부 '보졸레 누보'는 아닙니다. 보졸레 지역에서도 아주 좋은 질의 와인을 생산하며 이에 대하여 3등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보졸레 혹은 '보졸레 슈페리에르(Superieur : 슈페리에르라고 해서 질이 월등 낫다는 말이 아니라 알코올 성분이 약간 더 있다는 의미이므로 혼돈하지 마십시오)'가 있고 이보다 상급인 '보졸레 빌라지(Villages)' 그리고 가장 좋은 보졸레로서 10개의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보졸레 크뤼(Cru)'가 있습니다. 이 10개의 '보졸레 크뤼'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으면 좋은 보졸레산 와인을 드실 수 있겠습니다. 이들을 나열하자면… St-Amour, Julienas, Chenas, Moulin-a-Vent, Fleurie, Chiroubles, Morgon, Regnie, Brouilly, Cote de Brouilly입니다. 특히 보졸레산 와인은 그 Label이 매우 Colorful하고 예뻐서(꽃 그림이 많이 그려있습니다) 멀리서 보기만 하더라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병으로 와인 알아 맞추기

이제 여러분들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와인인 보르도와 부르고뉴에 대하여 개론적인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참, 상식 한 개 더 알려 드리겠습니다. 와인병을 10m 앞에 두고 그 와인이 보르도산인지 부르고뉴산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멀리에서는 라벨을 읽을 수가 없으니 무엇으로 이 둘을 구분할까요? 답은 병의 모양! 두 지방의 병 모양은 전혀 다르게 생겼습니다. 이들은 수 백년 동안 자신들의 포도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병 모양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금방 아시겠지요. 이제는 와인 가게에 가셔서 자신 있게 "음, 이놈은 보르도산이군, 아, 저놈은 부르고뉴산이군"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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