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가보자 '단풍 명소'

Fact/여행-음식 · 2009. 12. 3. 23:10
오메 단풍들겠네!’

가을이 반이나 뭉텅 잘린 지금 모든 일 제쳐놓고 달려가야할 단풍놀이길. 봄처녀 오시는 걸음보다 빨리 가을 총각은 단풍을 줄줄이 달고 성큼성큼 내려온다. 설악에 용문에 내소사에…. 눈에 와구와구 구겨넣고싶은 그 빨강은 대체 무슨 색이라 써야할지 모르겠다. 만일 지금 홍진(紅塵)에 묻혀있다면 진홍(眞紅)이 피어오른 곳으로 단풍놀이 가자. 채비를 서둘러라. 너무 익어버리기전에.

◇지척에 단풍이 왔네

▲서울 남산 청계천 물길 새로 열려 말동무가 되는 탓인지 남산이 벌써부터 발갛게 상기되었다. 하얏트호텔 뒤켠으로 수목공원에 무르익은 단풍은 작지만 ‘금강’의 그것과 닮아있다. 또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남산의 단풍은 하늘로부터 떨어졌는지 붉은 사 금침을 둘렀다. 포인트 : 남산길-명동에서 가까워 도심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단풍길. 예상절정일 10월18일.

▲양평 용문산 증권사는 여의도에, 은행(銀杏)은 용문산에 몰렸나 보다. 양평 용문산은 온통 노란 금박을 깔았다. 용이 드나드는 산이라 호사스런 금수를 놓은 둔덕을 올려다 보면 용문사 경내 비릿한 은행 익은 내도 향기롭다. 포인트: 용문사 내 스무사람이 둘러도 모자랄 커다란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0호)가 샛노란 단풍의 극치를 머리에 이고 기다린다. 예상절정일 10월19일.

▲놀이공원

서울랜드는 유명한 ‘청계산 단풍’으로 11월까지 찾는 이들이 끊이질 않는다. 게다가 서울대공원을 둘러싼 외곽순환길엔 단풍으로 치장한 7.6㎞의 단풍터널이 있으며 공원내 ‘환상의 나라’ 단풍길은 놀이기구와 어울려 가을나들이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에버랜드는 정문에서 마성톨게이트까지 5㎞ 도로가 단풍과 은행나무들로 ‘의장대’처럼 주욱 늘어선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또 서문부터 호암미술관까지는 호수곁 단풍이 예쁘기로 소문났다. 롯데월드는 매직아일랜드의 석촌호수변 주택가에 자리한 단풍길이 유명하다. 또 호숫가에 비치는 단풍에다 낙엽까지 곁들여져 상상속의 ‘시몬’과 함께 가을분위기 내기에 그만. 예상절정일 10월19일.

◇천리길도 주저할 수 없다

▲북한 금강산 말 다했다. 이름도 아름다워 금강인데 가을엔 한 술 더떠서 풍악산(楓嶽山)이다. 산을 불사르는 듯 붉은 단풍 덕에 그리 고운 이름을 얻었다. 붓으로 일일이 칠한 듯 고운 단풍이 기암괴석과 폭포가 넋을 잃게 하는 구룡연 등을 슬그머니 덮어 이미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포인트: 금강산 단풍구경은 포인트가 따로 없다. 언제 출발하느냐가 관건. 예상절정일 10월 18일.

▲설악산 금강에 가려다 멈춘 것은 ‘울산바위’만이 아니었나보다. 산세가 험준해 더욱 고운 설악의 단풍도 보고만 있자니 억울해 못산다. 힘만 세다면 산 전체를 모두 지고 오고 싶다. 포인트 :인제에서 출발 백담사로 단풍내리는 길을 거스르며 보는 재미. 일정이 짧다면 케이블카도 이용할 수 있지만 가까이 볼수 없는 것이 흠이다. 예상절정일 10월 20일.

▲부안 내소사 변산의 이름난 전나무숲을 지나 내소사에 이르는 100여m의 자줏빛 단풍길은 참 못됐다. 같이 동행한 이들은 아예 잊도록 만든다. 나도 모르게 눈만 껌벅이며 발걸음만 움직이고 있다. 하늘을 가득 채운 자주빛 단풍잎의 그림자가 낙엽위로 떨어질 때면 찍는 사진마다 족족 ‘달력’이 된다. 포인트 :길이 짧기에 쉬엄쉬엄 쉬어가면 더 좋다. 또 인심좋게 바빠서 못온 이들을 위해 11월까지 기다려주는 단풍길. 예상절정일 10월 23일.

▲고창 선운사 서정주 시인이 생전에 사랑했다던 고창 선운사는 가을이면 단풍과 낙엽으로 별천지가 된다. 내장산이 화려한 단풍이라면 선운사는 신비스러운 단풍이 일품이다. 포인트 : 특히 선운사에서 도솔암에 이르는 3.2㎞ 구간이 절경. 도솔천에 비치는 울긋불긋한 단풍의 물그림자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예상절정일 10월25일.

▲정읍 내장산 강렬하고 화려한 빛깔 때문에 단풍 중 으뜸으로 손꼽히는 것이 내장산 단풍이다. 내장사를 지나 서래봉 까지 이어진 단풍터널이 장관이다. 포인트 : 깊은 계곡과 어우러지는 붉은 단풍의 향연이 압권. 예상절정일 11월 6일.

▲청송 주왕산 불타오르는 단풍도 단풍이거니와 커다란 바위와 어우러진 모습이 더욱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산행 후 마시는 달기약수 한잔이면 겨울 감기도 끄떡없다. 포인트 : 산행후 수질좋은 주왕산온천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싹 풀린다.예상절정일 10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