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 의대 보낸 '강북 보통엄마' 교육비결은

Fact/자녀-교육 · 2009. 12. 10. 13:09

고액과외 안시켜 사교육비 부담 없어 내신은 별로였지만 전형특징 잘 활용


전업주부인 박소희씨는 두 자녀를 의대에 보냈다. 딸 선화는 이화여대 의예과 2년에, 아들 주형이는 한양대 의대 1년에 재학 중이다. 박씨는 고교등급제 등으로 대입(大入)에 불리하다는 서울 강북의 아파트에 사는 보통엄마다. 평범한 대졸 출신의 박씨는 “사는 곳의 교육환경이 열악해 일류학교에 보내기 힘들다는 말은 부모의 교육 방법, 도달하려는 목표와 뚜렷한 주관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씨가 고액과외 없이 한두 개 학원만 보내는 방법으로 두 아이를 의대에 입학시킬 수 있었던 교육비결은 뭘까.

 

■학교가기 전 종이접기·레고놀이·찰흙만들기 등으로 지능 키워
■초등학교때 동화책 끼고 살자 속독 실력 부쩍, 학원수강은 잘하는 것 한가지씩만
■중·고교때 선화는 수학만 학원 수강, 수학 강한 주형이는 방학때 사탐·과탐 단기수강
■대학진학은 내신 안좋은 선화는 수능으로, 수시 치른 주형이는 전공적성검사 성적으로


■유아기

자녀교육과 관련한 특별한 지식이 없었던 박씨는 ‘손을 많이 움직이면 지능이 좋아진다’는 글을 읽고 아이들에게 손을 움직이는 작업을 많이 시켰다고 한다. 종이접기, 피아노, 레고놀이, 찰흙만지기…. 주형군은 “특히 퍼즐맞추기를 많이 했는데, 수학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노래를 많이 불러주거나 들려줬다. 박씨는 “이 덕에 청각이 발달해 나중에 영어 듣기나 언어 듣기를 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 저학년

영어와 수학 학습지를 시작했다. 하지만 방문교사에게만 의존하지 않았다. 박씨가 직접 영어와 수학을 가르쳤다. 수학은 아이들의 수준을 봐가며 서점에서 다음 단계의 책을 사 지도했다. 위인전이나 동화책도 많이 읽도록 했다. 박씨는 “같은 동화책을 여러번 읽도록 했다”고 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속독 실력이 부쩍 늘었다는 것. 박씨는 “수능 언어영역의 경우 긴 지문 때문에 문제를 못 푼 학생들도 많은데 속독훈련이 되다 보니 성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학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글짓기학원, 영어학원, 미술학원, 검도장을 보냈다. 박씨는 “아이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네 군데의 학원을 보냈더니 아이들이 이 모두를 잘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한다. 박씨는 과감하게 한 곳만 보내기로 했다. 선화는 초등 5학년부터 중2까지, 주형이는 초등 4학년부터 중1까지 영어과외만 했다. 학원에도 보내고 대학생 과외도 했다. 영어과외만 집중하다 보니 효과가 100%였다고 한다. 박씨는 “약간 과장하면 중학교 때 이미 수능시험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된 것 같다”며 “다른 아이들이 여러 학원을 다니는 것을 볼 때마다 고통스러웠지만 학교공부에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아 내 생각대로 교육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고교 시절

영어과외를 끝내고 이번에는 수학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강북에도 좋은 수학학원은 주위에 많았다. 이런 방식은 고교 때까지 계속됐다. 박씨는 “이렇게 하니 사교육비 때문에 걱정한 적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선화는 이화외고, 주형이는 경복고에 진학했다. 선화는 국어나 영어는 잘했으나 수학을 어려워해 고교 내내 수학학원에 다녔다. 수학이 강한 주형이는 고교 진학 후에는 학기 중엔 과학과목만 학원에서 공부했고 방학 때만 수학학원에 다녔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방학 때 단기완성 학원에 다니며 공부했다.

 

■대학 진학

둘 다 내신 성적이 최상위권이 아니었다. 주형이는 내신 7% 수준이었고, 선화는 40%나 될 정도로 내신이 좋지 않았다. 아이에게 유리한 진학법을 찾기 위해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선화는 내신보다는 수능성적 위주로 뽑는 대학을 찾았다. 다행히 수능 성적이 잘 나와 의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주형이는 1학기 수시모집으로 합격했다. 주형이는 내신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수시모집 때 치른 전공적성검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덕에 합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