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중위권서 상위권 되는 법

Fact/자녀-교육 · 2009. 12. 10. 13:13

약점 파악하고 모르는 것 확실히 풀자
유미현 서울 삼성고 교사·‘중학생 학습혁명’저자

 


힘과 운동에 관한 물리 법칙 중에서 관성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정지해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으려고 하고 운동하는 물체는 계속 운동하려고 하는 성질, 즉 관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유리컵에 동전이 얹힌 엽서를 올려놓고 엽서를 갑자기 잡아당기면 엽서는 빠져나오지만 동전은 유리컵 속으로 쨍그랑 떨어지게 되는데 그 역시 관성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엽서는 움직였지만 동전에는 그 운동이 전달되지 않았고, 그래서 동전은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으려는 성질, 즉 관성 때문에 유리컵 속으로 떨어지게 된다.

 


■중위권은 왜 중위권에만 머무나

 

그런데 10년 이상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관성이 물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성적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성적이 좋은 학생은 여러 차례 시험을 보아도 성적이 좋은 상태로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반대로 성적이 나쁜 학생은 성적 나쁜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자신이 지난번 시험에서 받은 성적이 이번 시험에서도 비슷하게 나오는 것을 보면 성적에도 관성이 작용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상위권의 학생들은 큰 변동이 없는 한 상위권의 성적을 확고부동하게 유지한다. 중위권의 학생들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지만 상위권으로 도약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런 학생들을 자주 만나기 어렵다. 아마도 성적에 작용하는 관성의 법칙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일 것이다.중위권의 학생들이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관성의 법칙을 끊어낼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은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한 학급의 정원이 보통 35명이면 중위권은 10등에서 20등 정도 사이의 학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범위에 드는 학생들은 대체로 성적의 변동 폭이 크지만 10등 이내로 들어가는 학생이 그리 많지 않다. 왜 중위권 학생들이 상위권으로 들어가기가 어려울까?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서 백 번 이길 수 있다는 이 말 뜻을 다시 한 번 새겨보면서 해결책을 찾아보도록 하자. 자신의 성적이 왜 항상 중위권에만 머무르고 있는지, 노력을 해도 왜 상위권으로 올라가지 못하는지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중위권의 약점

 

중위권 학생들의 공부 방법에는 상위권 학생들의 공부 방법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결정적인 허점이 있다.

첫 번째 허점은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의 구별을 잘 못한다는 것이다.

상위권 학생과 중위권 학생이 똑같이 2시간을 공부하고 시험을 보았다고 해도 성적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결과는 상위권 학생의 성적이 월등하게 높다. 상위권 학생이 머리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상위권 학생은 중요한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짧은 시간을 공부하더라도 중요한 부분 위주로 공부를 한다. 반면 중위권 학생은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공부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상위권 학생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은 결과를 얻게 된다.

중요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은 바로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선생님께서는 수업 중에 중요한 부분을 어떤 식으로든 강조하고 넘어가신다. 예를 들어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하다”, 아니면 “시험에 꼭 나온다” 또는 그런 말씀이 없으셔도 여러 번 반복 설명하시는 부분은 정말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다. 수업시간 중에 선생님께서 중요한 부분을 말씀해주시면 빨간색 펜 등으로 별 표시를 해놓도록 한다. 그래야 나중에 시험공부를 할 때 중요 부분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게 된다.

두 번째 허점은 약점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이다.

상위권의 학생들은 공부를 하다가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나오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선생님을 찾아가 질문을 하거나 다른 친구들에게 질문해서 반드시 해결을 한다. 마치 악어가 한번 먹이를 물면 놓지 않듯이 모르는 문제는 풀릴 때까지 끈질기게 매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 중위권 학생들은 일단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모르는 부분이 발견되더라도 질문하기를 쑥스러워하거나 귀찮아해서 결국 묻어둔 채로 지나가게 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모르는 부분이 자꾸 쌓이게 되고 그것이 자신의 약점이 되어버리고, 그 결과 그 과목에 대한 자신감도 줄어들고 성적도 좋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약점 부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난 뒤 문제집을 풀어보는 것이 좋다. 문제집을 풀다 보면 자신이 자주 틀리는 문제들이 나온다. 그 문제들은 자신의 약점이므로 따로 약점노트 또는 오답노트에 기록을 해두고, 시험 보기 전까지 반드시 해결하도록 한다. 학습 전문가들에 의하면 오답노트만 제대로 작성해도 성적의 10%는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고득점을 얻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수업시간 집중하면 중요부분 머리에 '쏙'

자주 틀리는 문제 오답노트에 기록을 스스로가 예상 문제 만든 후 풀어보기도 세 번째 허점은 시험 문제에 대한 정확한 감(感)을 못 잡는다는 것이다.

상위권 학생들의 대부분은 시험공부를 할 때 스스로 예상 문제를 출제해본다고 한다. 즉, 출제자의 입장에 서서 내가 선생님이라면 어떤 문제를 출제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번 시험문제, 기출문제 등을 다시 한 번 보면서 출제 경향을 분석해 본다. 또 과목별 선생님들의 출제 경향을 꼼꼼하게 체크해 본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시험문제 출제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하기 때문에 상위권의 학생들은 시험문제 예상 적중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중위권 학생들도 어느 정도 시험공부를 마쳤다고 생각하면 자기 스스로 시험문제를 출제해보도록 한다. 자신이 출제한 문제를 친구가 출제한 문제와 바꾸어서 풀어보는 것도 좋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친구가 문제로 낸 경우,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면…

 

상위권으로의 도약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뿌리 깊게 박혀 있던 자신의 공부 습관을 점검하고 고쳐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잘못된 습관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의 도약은 너무나도 요원(遼遠)한 일이 될 것이다.

성적에 작용하는 관성의 법칙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공부 방법의 허점을 해결하고 보다 철저하고 꼼꼼한 공부 방법을 익혀야 한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공부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공부 잘하는 친구를 부러워하고 질투하기 이전에 그 친구들의 공부 방법을 관찰하면서 나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배울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한다. 자신의 공부방법의 허점을 알고, 공부 잘하는 친구들의 공부 비법을 터득한다면 자신의 성적은 어느새 상위권으로 껑충 도약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