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1천만원' 지지선 ‥ 2007년까지 약세장

Fact/부동산 · 2009. 11. 30. 13:21
'서울 동시분양가를 보면 시장이 읽힌다.'

서울 동시분양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를 주식시장의 추세선에 대입한 시장분석과 향후 시장 전망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투자컨설팅회사인 'BIBR in Labs'에 따르면 지난 2003년 2월 1차 동시분양부터 올 8월 7차 서울시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아파트의 평균 평당 분양가(이하 평당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현재 시장은 하락기에 접어들었으며 오는 2007년까지 평당 1천만원을 지지선으로 하는 약세장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3년 10차 동시분양 이후 상승분위기가 꺾였고 올 들어 평당 분양가가 이전 고점(평당 1천3백만원대)을 돌파하지 못하면서 하락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평당 분양가 1천만원선이 무너지면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다음 동시분양에서는 분양가가 올라가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어 '평당 1천만원'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쌍봉 찍은 후 하락

주식시장에서 두 차례 정점을 찍은(쌍봉) 뒤 하락하는 현상은 대체로 장기적인 하락의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한 번의 상승세가 꺾였다가 재차 반등이 나왔지만 이전 고점을 넘지 못하는 건 그만큼 매수자의 투자심리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시분양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지난 2003년 8차 동시분양 때 4개 단지에서 3순위 미달이 발생한 직후인 9차 동시분양의 평균 평당 분양가는 1천88만원대로 급격하게 낮아졌다.

평당가가 3백만원 가량 인하된 9차 동시분양 청약에서는 1순위에서 2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힘을 얻은 건설사들은 10차 동시분양에서 곧바로 이전 가격대인 평당 1천3백30만원대로 분양가를 끌어올렸으나 일부 단지의 미분양이 재현됐다.

두 차례 고점을 찍은 뒤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평당 1천만원이 새 지지선

지난해 10차 동시분양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분양가는 올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매번 평당 1천4백만원선 돌파에 실패하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평당 1천1백만원대에선 청약률이 높았다가도 평당 1천3백만원대에선 수요자들의 의욕이 급격히 둔화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상승추세선(지난해 3차와 9차 분양가를 연결한 점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1차 평당가가 1천5백89만원으로 치솟은 건 공급물량이 전체 1백58가구에 불과했고 그나마 강남의 대형 평형이라는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분양가 추이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평당 1천만원 이하로 분양가가 내려가면 어김없이 매수세가 이어진다는 것.

지난해부터 네 차례 평균 분양가가 평당 1천만원 이하로 내려갔고 어김없이 다음달에는 분양가가 1천만원 이상으로 오르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BIBR in Labs의 신동준 이사는 "기존 인기 단지나 신규 아파트 모두 평당 1천만원선이 가격 기준이 되고 있다"며 "동시분양가가 1천만원 이하로 내려간 뒤 반등하지 않는다면 기존 아파트 가격을 급격히 끌어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