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지금 살 때인가?

Fact/부동산 · 2009. 11. 30. 13:24
땅, 지금 살 때인가? (1)  
-브라운스톤의 '40대 부자로 은퇴하기'-


모처럼 한국에 온 김에 충청도 행수이전 예정지를 찾았다. 먼저 부동산에 들렀다.
"서울의 남산에 해당되는 전월산을 중심으로 반경 5키로 범위를 벗어나 수용 당하지 않는
주변 땅을 가진 사람은 전부 대박이 났죠. 논이고 밭이고 산이고 할 것 없이 모두 평당 30만 원 이상은 줘야 해요." 부동산 주인이 한말이다.

"불과 2년 전만해도 내가 밥도 사주고 하던 동네 건달들이 지금은 부동산중개로 50억 원씩
챙겨가지고 그랜저타고 다니며 팁을 탁 탁주고 해요. 내 참.. 나도 진즉에 부동산중개나 했어야하는데..." 부동산 사무실에서 만난 한 현지 주민이 한말이다.

필자가 부동산 사무실에 앉아 있는 동안에 한 농부가 들어왔다.
가만히 돌아가는 사정을 지켜보니 그 농부는 요즘 분위기 파악하고 자신의 재산 재평가(?)목적으로 자주 들러는 모양이었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대박 맞은 농부는 이제 농사보다 자신의 재산가치 등락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필자 생각엔 농부들은 이제 더 이상 농사 짖지 않을 것 같았다.일부 신문보도에서처럼 그랜저로 쌀 배달하는 농민은 보진 못했다.

길가 구멍가게에 들러서 음료수를 사면서 주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땅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다.
"나야 조금 가지고 있지. 3천 평 밖에 안되.."
평당 30만 원 씩만 잡아도 구멍가계주인은 9억원의 순 재산을 가진 알부자였다.
점심때 길가의 매운탕 집에 들렀다. 적어도 200평은 되어 보였다. 주인은 이미 대박이 나서인지 매운탕 한 그릇 더 파는 데는 별로 관심도 없어 보였다. 매운탕집 주인이 부러웠다.
매운탕 먹으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래저래 땅 한 평 없는 월급쟁이들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수이전 예정지 바로 위의 조치원 읍에 들렀다. 땅값을 알아보았다. 대지가 평당 350만원을 호가했다. 서울 강북의 싼 지역 땅값이랑 얼추 비슷했다. 조치원에서 오른 건 땅 값 뿐이 아니었다. 기차역 옆에 있어 소음이 심한 30평 욱일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작년 말에 8천 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1억5천만 원하고 그러네요. 왜 이렇게 오르는지 모르겠어요." 헉! 달랑 8개 월 만에 80%가 폭등한 셈이다. 조치원에서 하루를 잤다. 모텔엔 자동차가 꽉 찼었다. 모텔 주인말로는 요즘 경기가 좋다고 했다. 서울하곤 딴 판이었다.

다음날 고추와 칠갑산으로 유명한 청양에 갔다. 그곳에서 25년 이상 살아온 토박이 이장을 만났다.
필자와 부동산 업자를 보더니 이장은 이렇게 말했다.
“왜 이제 왔어. 벌써 기획부동산이 와서 다해먹었어...걔(기획부동산)들은 심하게 하더라고..
땅을 잡아서 5배에서10배씩 남겨먹고 팔더라고.. 손님 오면 땅 보여준다고 고생은 내가 다하는데.. 많을 땐 하루에도 4탕, 5탕 식 뛰었지..하긴 나도 한 1억 원 정도는 벌었어..근데 요즘 물건도 없고.. 거래도 없어..지금 야산 두개 남아있는데...보시겠시유?”

필자는 이장 말로는 묘 자리로 쓰면 좋다는 야산과 돌산 하나를 보고 왔다.
산 아래 자동차 터널이 통과하고 있어서 아무리 죽은 귀신이라도 귀머거리 귀신이 아님 다음에야 도저히 잠들기 불가능한 산 이였다. 이장이 보기엔 내가 한심해도 한참 한심한 사람으로 보였나보다. 현지에서 파악한 바로는 충청도의 마지막 오지인 청양도 벌써 해먹었고 예산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느림보(?) 신문에선 발 빠른 전문가들이 청양과 예산에서 지금 작업 중이니 지금도 늦지 않다고 구문(?)을 보도한다. 신문보고 땅 투자하다간 쪽박 차기 딱 알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산과 천안도 들렀다. 삼성이 들어선다는 아산 탕정 지역 주변은 이미 게임이 끝나있었다.
" 여기 땅값은 오를 대로 다 올랐어요. 이미 5월부터 거래가 줄고 한가해요. 논은 평당 60만원 70만 원하고...천안과 온양사이의 도로 주변의 논은 평당 200만 원 이상을 부르죠.”
현지 부동산 중개인이 얼마 정도를 투자하겠냐고 묻길래 한 3 억원 정도하려 한다고 하니
"그 돈으로 여기선 투자할 곳이 없어요. 늦었어요. 작년에 왔어야지. 그 돈으로 땅 사려면 다른 곳을 알아보세요.”라며 다른 한곳을 추천해주었다. 그곳은 수원 보호지로 평생 개발하곤 거리가 먼 지역이었다.

강남 부동산에 들렀다. "서산의 임야를 평당 13만원인데 잘하면 10만원에 살 수 있게 해 드릴께요. 내년되면 아무리 못해도 20만원은 받을 수 있어요. 사세요."중개인의 권유였다.
나는 당진 서산 땅에 대해서 나름대로 벼락치기(?)공부를 한 결과 이미 벌써 남들이 해먹은 것을 알았다. 요즘 신문의 아랫도리를 보면 온통 서산 당진 땅 광고이다. 부자되려면 서산,당진 땅에다 돈을 묻어야 한다고 한다. 땅 사면 사은품도 준다고 한다. 남들 부자로 만들어주고 게다가 사은품도 주겠다는 광고까지 하는 참 좋은(?) 사람들이 많은 좋은 나라이다.

판교주변 성남지역의 부동산을 들러보았다. 그곳은 이미 서울 강남권만큼 땅값이 올랐다.
대지가 평당 1천만 원이라고 했다. 중개인은 여긴 늦었다며 마지막 남은 대박지역을 알려주었다. 여주였다."인공위성을 이용하는 월마트 물류창고가 들어서고.. 분당에서 여주까지 전철이 들어서고..시로 승격되고..그래서 여주가 유망하죠."라고 말했다. 여주로 달려갔다.
가보니 농원을 통째로 사서 쪼개서 팔고 있었다. 평당 50만원을 달라고 했다.
나보다 똑똑한 변호사와 의사도 이미 샀으니 빨리 따라 사라고 부추겼다.
여주까지 기획부동산이 작업을 하는걸 보니 이미 갈 때 까지 다 갔다는 의구심이 들었다.

오산에 들렀다. 오산의 한부동산에서 커다란 벽면의 지도를 보면서 대박 브리핑(?)을 받았다. 지도를 보던 중 난 깜작 놀랐다. 화성,오산,안성,평택 주변이 온통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었거나 예정지였다. 온통 개발지구 였다. 어느 세월에 저것 다 개발할 수 있을까? 저렇게나 많은 택지개발지구가 필요할까? 만약에 저거다 개발 하면 수도권 집값 박살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지 부동산 중개인말에 나는 또 놀랐다.
오산, 화성지역의 경부 고속도로 주변의 절대농지인 논이 평당 300만원을 호가한다고 했다.
주변 시골길옆 대지는 평당 400만원을 불렀다. 필자는 “ 뉴 타운으로 지정된 서울 은평구 신사동도 올라서 평당 450만 원 하는데...뉴타운으로 지정된 강동구 천호동도 평당 1천 만 원인데. 오산 땅이 평당 400이면 너무 비싼 것 아닙니까?“
"논 한 평이 300만원하면 3천 평 가지면 90억원이네요. 논 700평만 팔아도 20억 원하는 서울 타워팰리스 68평을 사고도 1억원이 남네요.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건가요? 시골 오산주변 논 3평 팔면 서울의 뉴타운 지정 예정지인 송파구 거여 마천지역의 땅 1평을 살 수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서울 땅인데..아무래도 거품같아요."

"땅은 그런 식으로 계산하면 답이 안 나와요. 땅은 그렇게 평가하는 게 아닙니다." 반박하던 중개인은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나중에 이렇게 실토했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오른 오산, 서산, 당진 ,여주 이런 곳의 땅을 사시면 안 됩니다.대신에 아직 안 오른 화성 옆의 남사를 사세요." 라고 추천하였다. 남사는 옛날에 사이비종말론 신자들이 떼죽음한 오대양사건으로 유명한 곳이다. 나는 무서웠다.

나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 땅값이 너무 올랐다. 올라도 너무 올랐다. 이번에 사면 평생 내 땅되겠다 싶었다. 지금은 땅 투자하기 늦은 시점이다. 이번엔 흘러 보내고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땅, 지금 살 때인가? (2)


사람들의 기억력은 형편없다. 그래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지금부터 14년 전 80년대 말에도 토지광풍이 불었다. 당시에도 샐러리맨들이 친구끼리, 동료끼리 삼삼오오 무리지어서 앞 다투어서 땅을 샀다. 현지에 가서 땅을 확인하지도 않고 대충 지도만 보고 중개인의 말만 듣고 샀다. 그 때 땅을 산 선배 A씨는 지금도 비만 오면 걱정이 태산이다.비만 오면 엄마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걱정하며 개골개골 우는 청개구리랑 처지가 같다.

A선배가 산 땅은 강가였는데...강물이 굽이쳐 돌아가는 지역이라서 비만 오면 물살이 빨라져서 자기 땅을 갉아먹어서 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B씨는 더 심했다. 바닷가에 땅을 샀는데 물들어오면 자기 땅이 없어지고 물 나가면 생긴다고 했다. 또 다른 C씨는 강원도에 산을 사고 뿌듯했다. 가끔 나무를 정리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리겠다는 통지서가 날라 오기도 한다는데 B씨는 도대체 자기 땅이 어딘지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매년 세금만 꼬박 꼬박 내다보니 이제 자기 재산인지 정부 재산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고 한다. 필자는 요즘 땅 투자 바람이 14년 전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필자는 졸저 "내안의 부자를 깨워라"에서 보통사람들이 재테크에 실패하게 하는 원시인 본능중 무리 짓는 본능을 극복하기 위해서 땅값이 상투인 때를 살펴보는 기준을 밝혀 놓았다.
그 기준에 따르면 땅 투자 조심해야 하는 5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투기에도 순서가 있다.
투기바람의 순서를 고려할 때 요즘 땅 투자는 두렵다. 투기바람도 순서가 있다.
환금성이 가장 높은 것부터 시작해서 환금성이 낮은 순으로 투기가 진행된다.
환금성이 높은 순서인 채권>주식>아파트>상가>땅 순으로 오른다.80년대 말에도 IMF이후에도 2001년 이후에도 정확히 이 순서대로 투기바람은 번져갔다. 그래서 땅 투기바람이 불면 투기의 순환이 한바퀴 다 돌고 끝이 가까워졌기에 조심해야 한다. 투기바람의 순서를 고려한다면 땅에 투자할 시점은 늦어도 아파트나 상가가 오를 때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은 막차이다. 요행히 자기보다 더 큰 바보를 만나서 폭탄을 넘겨주고 자기는 빠져 나올 수도 있지만 그런 바보게임을 하기에도 지금은 너무 위험해 보인다.


둘째. 부동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특히나 땅에 관련된 책이 베스트셀러이다. 요즘 서점을 가보라! 온통 땅,땅,땅에 관한 책이 지천이다. 전 국민이 갑자기 땅 박사가 되어가고 있다. 원래 베스트셀러 책을 보면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필자는 예전에 "재테크하려면 아파트사면 안 된다"는 책이 나온걸 보고서 ‘아파트 값이 바닥 쳤다.’ 라고 판단했다. 정말로 그렇게 되었다. 주가가 1000포인트까지 오르면 주식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지금은 대박 맞으려면 모두들 땅에다 돈을 묻어야한다고 말한다. 필자가 보기엔 살이 좀 낄것 같다. 희망은 '대박'이지만 결관 '대박살'날것 같다.

셋째. 신문 아랫도리에 땅 사라는 광고가 나오면 끝물이다.
요즘 신문만 펼치면 온통 땅 이야기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상투의 조짐이다. 원래 돈은 조용히 버는 것이다. 소문내고 남들 부자로 만들어준다는 광고를 믿고 땅 투자한다면 당신은 재테크를 모르는 게 아니라 세상을 모르는 것이다. 예전에 사은품으로 벤처주식을 줄때가 벤처거품의 천장 이었는데 지금은 땅을 사은품으로 주는 사례도 등장했으니 땅 거품이 천장에 이르렀다고 본다.

넷째. 기획부동산이 설쳐댄다.
심심하면 기획부동산으로 부터 땅 사라는 권유 전화가 온다. 아마도 와이키키 해변에 누워서
즐기는 사람은 땅 산 사람이 아니라 기획 부동산 사장이 될 것이다. 몇 해 전에 벤처 열풍이 불 때 벤처주식을 팔아먹은 기획벤처사를 보는 듯하다.

다섯째, 주변에서 땅으로 돈번 사람의 소문이 들린다.
필자의 후배도 충청도 땅 사서 10배먹었다고 한다. 아는 지인도 파주 땅에서 10배 먹었다고 한다. 필자가 숱하게 수업료를 내고 깨달은 것 중에 하나가 주변에 대박난 사람의 소문이 돌때 는 따라 투자해야 할 시점이 아니고 오히려 하차해야 할 때이란 것이다.“모든 국민이 땅만 사면 부자 된다고?” 그거 웃기는 소리 아닌가? 많이 깨지다보면 필자처럼 순진함을 버리게 된다.

필자의 결론은 "지금 시점에서 땅 투자는 위험하다"이다.
지금 사면 먹을 건 별로 없고 어쩌면 평생 내 땅이 될지도 모른다.
잘못하면 10년이 지나야 본전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필자가 그동안 수업료를 내고 배운 기준으론 지금 투자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가장 뜨거울 때 손을 대서 얻는 것이라곤 손을 데이는 일 뿐이다.
부디 순진한 개미투자자들이 개미귀신(기획부동산)이 만들어 논 늪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땅, 지금 살 때인가?(3)  


“땅, 지금 살 때 인가? ”라는 질문을 골똘히 생각하던 중 필자는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현자(賢者)를 만나서 해답을 얻었다. 꿈 이야기는 이렇다. 꿈속에서 현자를 만났는데 그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현자의 코는 거대했고, 눈은 개구리처럼 튀어나왔고, 아랫입술은 툭 튀어나왔다. 말을 더듬었고 시도 때도 없이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가끔씩 허공을 쳐다보며 혼자 말을 하며 걸어가는 모습이 마치 지렁이 기어가는 모습과 똑 같았다. 현자는 몽유병 증상도 보였다.

하루는 자다가 침대에서 기어 나와 몽유상태에서 걷기 시작하여 무려 30킬로미터나 걸어갔으며 마침 새벽 교회 종소리에 잠에서 깨어나기도 한 적이 있었다. 그 날 새벽에 마을 주민들은 현자가 잠옷 차림으로 펄럭이며 집으로 허겁지겁 달려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필자는 현자(賢者)의 존함을 여쭤봤다.

“저는 브라운스톤이라고 합니다.

댁의 존함은 어떻게 되시나요?”

“내 이름은 아담스미스 라네”

난 깜짝 놀랐다. 덜 떨어지게 생긴 바로 이 사람이 그 유명한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담스미스라니...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제가 한 가지 여쭤볼게 있어서요.

땅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지요?”

“응, 좀 알지. 내가 10년 만에 완성한 책 국부론을 보면. ‘토지의 지대’ 편에 땅에 대해서도 써놓았지.”

“아 네~~땅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군요. 그럼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한국의 땅값이 요즘 많이 올랐는데,

지금이라도 사야 합니까?”

“땅을 지금 사야할지 말아야할지를 알려면 우선 땅값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먼저 알아야해” 아담스미스는 대답했다.

“땅값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땅값은 2가지요인 즉, 지대(rent)와 시장이자율에 의해서 결정되어 진다네.”

“좀더 자세히 알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먼저 지대(rent,임대료)부터 설명함세. 지대(rent)란 땅을 빌린 사람이 땅주인에게 주는 사용료를 말하지. 지대는 땅주인이 결정하는 게 아니고 땅을 빌리는 사람이 땅을 이용해서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느냐에 의해서 결정되어진다네. 지대가 오르면 땅값은 오르지, 그런데 지대는 수요에 달려있다네, 수요가 많으면 지대가 오르고 그 결과 땅값도 오른다네, 또 지대(rent)는 취업자수(노동량)이 많아질수록 오른다네.”

“네 그럼,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죠. 현재 땅의 가장 큰 수요자인 기업들이 중국 등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어요. 이미 안산반월공단의 공장이 매물로 많이 나와 있어요. 그리고 지대에 영향을 주는 취업자수는 요즘 예전만큼 늘지 않고 오히려 줄고 있어요. 아담스미스님의 말씀대로라면 땅값이 오르기 힘들겠군요.”

“자네 말대로 기업들이 한국을 떠난다면 한국 땅값이 오르기 힘들지. 내 책에도 이미 써놓았듯이 페루광산이 개발되자 영국의 광산주인은 지대를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되어다네. 글로벌 경쟁시대에 땅도 상대적인 경쟁력이 작용한다네. 또 취업 노동자수가 줄어들고 있다면 지대하락요인으로 작용하지. 그러나 최종 결론을 내리기전에 땅값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인 시장이자율도 살펴보아야 한다네.”

“시장 이자율은 땅값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죠?“

“땅값은 시장금리에 내려가면 오른다네.

금리가 10%일 때 땅값은 10년-12년간 임대료에 상당하는 가격으로 팔린다네.

그러나 시장 이자율이 6%,5%,4%까지 떨어진다면 땅값은 20년,25년, 30년간의 임대료 수입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상승한다네.“

“영국의 땅값은 30년간의 임대료 수입 합계액 만큼에 팔리지만 프랑스의 땅값은 20년간의 임대료 수입 합계액 만큼에 팔린다네..이러한 현상은 양국의 금리차이 때문일세.”

“시장 이자율 변동에 따른 땅값 변동이 장난이 아니군요.”

“그렇다네.”

“네.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최근의 한국땅값 상승은 시장 이자율이 급격히 내리는 바람에 오른 것이군요.”

“그렇지..근데 한국 땅값은 얼마인가?”

“공시지가 기준으로 1830조원입니다. 공시지가가 시가의 절반이라 가정하면 시가기준으로 약 3600조원입니다.”

“GDP(국내총생산)대비해서 몇 배인가?”

“GDP(660조원) 대비해서 5.5배입니다.”

“음..95년도 미국 땅값 총액이 GDP 대비 0.7배인데..미국의 작년 GDP에 이 비율을 적용하여 땅값을 추산하면.. 미국 땅값 총액은 약 10,000조원이 된다네..
그러면 한국 땅 다 팔면 미국 땅의 36%를 살 수 있네...”

“한국 땅 다 팔면 미국 땅 1/3을 살 수 있다고요? 미국 땅이 한국의 98배 인데요. 한국 땅이 너무 비싼 것 아닌가요?”

“불문가지(不問可知)일세.. 내가 미국인이라면 그런 교환비율에 동의 안해.”

“제가 생각에도 좀 비싼 것 같아요.“

“그렇다네..이제 답변이 된 것 같으니 난 그만 가겠네..”

아담스미스는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혼자서 중얼 중얼거리며 지렁이 기어가듯이 사라졌다.

갑자기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밥 먹고 자요.” 나는 아내의 목소리에 잠에서 깼다.
‘일본 토지신화 붕괴’란 책을 읽다 깜빡 잠이 든 것 이였다.
펼쳐진 책에는 이렇게 씌어져 있었다.
“일본 토지신화 붕괴의 원인으로는 제조업 공동화 현상과 잘못된 금리인상 정책 때문에....”

누군가가 “땅, 지금 사야할 때인가?”라고 묻는다면, 필자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지금은 땅 사기엔 위험한 시기이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일부 투자 유망한 땅은 항상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