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쇼핑몰 투자 이 점을 주의하세요

Fact/부동산 · 2009. 11. 30. 13:26
쇼핑몰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양회사와 계약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는곳이 늘고 있다.


점포 구성이나 토지 매입 등이 분양회사가 계약 당시 얘기한 것과 다른 경우이다.

분양사측은 투자자들이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책임을 투자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쇼핑몰은 구좌당 분양가가 최소 1억원 안팎이어서 한번 투자에 실패할 경우 돌아오는 손실이 크다. 따라서 요즘처럼 경기가 나쁠 때에는 '고수익 확정보장'보다 '안정성'을 내세운 곳이 오히려 투자에 적합하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쇼핑몰의 대표적 갈등 사례를 통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좁아서 장사를 못해요" =서울 종로의 P쇼핑몰은 준공 2개월여를 앞두고 일부 투자자들이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건물 내부의 윤곽이 거의 드러나고 계약한 점포의 구체적인 위치가 확인됨에따라 계약서와 전혀 다른 내용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가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당초 계약은 5평으로 했는데 실제로 보니 2평 밖에되지 않더라"며 "보행로가 좁아서 쇼핑객이 다니기도 불편해 보인다"고 불만을표시했다.

분양회사는 분양 당시 전체 구좌를 800개라고 설명했으나 입점시에는 1000여개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당연히 점포당 면적이나 통로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분양회사는 계약자들이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보지 않은 데 따른 것이지 거짓말한 것이 전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계약서에는 '개발 방향에 따라 구좌수가 달라질 수가 있다'고 명시했다는 것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분양을 대행사에 맡기다 보니 이들이 다소 과장해 홍보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계약자들도 이들의 말만 믿을 것이 아니라 계약서 내용을 제대로 읽어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땅도 안사고 분양하다니" = 동대문 P상가 계약자 80여명은 요즘 매일같이 '시행사 대표 나오라'며 현장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분양사는 토지 매입이 거의 완료된 것처럼 말하며 분양을 했으나 분양 후에도공사는 좀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계약자들은 시행사가 토지를 매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에 나섰다는 것을 곧 알게 됐다.

계약자들은 뒤늦게 한명당 1억원이 넘는 분양금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회사측은이를 거부하고 있다.

쇼핑몰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토지 매입이다. 100필지를 매입하고 나머지1~2필지를 매입하지 못해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한다.

또 매입이 완료됐더라도 현재 장사 중인 세입자가 가게를 비워주지 않으면(명도 문제) 공사를 할 수가 없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한원의 고광현 이사는 "쇼핑몰 개발에는 토지 매입에만 수년이 걸릴 때도 있다"며 "투자자들은 토지매입을 마쳤는 지 확인하고 계약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지매입 여부는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기존 세입자 명도 여부는 현재 장사를 하는지 현장을 살펴보면 된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홈쇼핑식 광고는 의심 = 인천의 한 택지지구내 대형상가는 현재 공사가 일시 중단한 상태다. 계약률이 저조해 공사를 지속할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계약자들은 "50~60% 이상 계약됐다고 해 분양이 순조로운 것으로 믿었는데, 돈이 없다니..."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사실 계약은 20% 밖에 안됐지만 분양사측은 마치 분양이 잘되는 것처럼 속여 '홈쇼핑식'으로 분양한 것이다.

분양이 잘되는지 여부는 현장 주변 가게주인이나 중개업소에서 잘 알고 있다.

계약전 주변 중개업소 몇 곳에서 해당 쇼핑몰의 투자성이 있는지 자문을 들어보도록 한다.

◆"개발비 사적으로 쓰는 것 아냐" = 서울 도심에서 준공을 앞둔 한 쇼핑몰은구좌당 1400만원 가량의 개발비를 거뒀다.

1000구좌로 볼때 어림잡아 140억원의 개발비가 모인 셈이다. 개발비는 상가 오픈을 앞두고 이벤트 개최나 상가 홍보를 위해 주로 활용된다.

한 계약자는 "분양사가 개발비 사용 내역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사적으로 유용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반면 시행사측은 "대표성이 없는 운영위원회가 여러개 만들어서 서로 개발비를내놓으라고 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개발비를 맡기면 자금 이용이 오히려 더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쇼핑몰 준공에 앞서 계약자들은 가능한 빨리 단일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시행사측에 공동의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