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아파트 2년간 20% 올라야 본전

Fact/부동산 · 2009. 11. 30. 13:27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는 분위기다.
서울 동시분양에서는 인기 단지가 적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외환위기 후 가장 낮은 청약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강남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는 판교신도시 청약이 내년 6 월께부터 시작되며 분양가 자체가 급등해 부담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당분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적어 아파트 투자에 따른 기대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취득세 등록세 종합토지세 재산세 등 각종 세금과 부동산 중개수수료, 금융비 용, 물가상승률 등을 모두 감안해 앞으로 2년 동안 어느 정도 집값이 오를 것 으로 예상돼야 투자매력이 있을지를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앞으로 2년 동안 20%가량 집값이 올라야 손해없는 부동산 투자가 가능하 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 강남 6억원짜리 아파트 20%는 올라야 투자매력=현 시세가 5억9000만원 수 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구입한다고 할 때 취득세와 등록세로 총 3422만원을 내야 한다.

부동산 중개수수료도 236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집값 20% 수준인 1억3280만원을 은행에서 대출받는다고 가정하면 1년에 664만 원을 이자(연리 5.3% 적용)로 내야 한다.

이 아파트를 2년 동안 보유한다고 할 때 금융비용 부담은 1328만원으로 늘어나 고 현재 세율을 기준으로 하면 보유세로 156만원을 내야 한다.

결국 이 아파트를 2년 동안 보유하는 데 드는 비용은 총 6억4142만원으로 최초 구입가격을 제외한 비용만도 5142만원 소요된다.

물가상승률을 연간 3.5%로 가정할 때 집값이 6억8465만원까지는 올라야 실질수 익률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 수준이 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2년 후 이 집 가격이 16%는 올라야 비용과 물가상승률을 제외 하고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집값이 올라 집을 팔 때에는 해당 지역이 주택투기지역에 해당되는 만큼 양도 세 3000만원과 부동산중개수수료 270만원 등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집값이 7억1000만원까지는 올라야 손해를 면할 수 있다.

양도세까지 감안하면 현 시세를 기준으로 20% 집값 상승이 예상돼야 투자에 나 설 수 있다는 계산이 성립한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고 주택투기지역에도 해당되지 않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 두원프라자 아파트 23평형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현 시세(1억2500만원)보 다 18%는 올라야 투자매력이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부터 주택에 대한 보유세 과세방식을 토지ㆍ건물 통합과세 로 전환하고 2008년까지 보유세 실효세율을 2배 늘리는 방식으로 세제개편을 예고한 만큼 보유세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집값이 2년 안에 이 정도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올 들어 주택가격은 0.1% 하락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상승 가능성보다는 하 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분양가는 도리어 올라=주택경기는 침체라지만 아파트 분양가는 떨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오르고 있다.

서울 동시분양에서 18평형 초과 25.7평형 이하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99년 534 만원에서 2000년 570만원, 2001년 620만원, 2002년 967만원, 2004년 6월 1207 만원 등으로 이미 평당 1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분양가 상승률은 32.8% , 올 들어서도 24.8%나 올랐다.

그러나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상승률은 지난해 5.3%, 올 상반기 3.7% 등으로 치솟는 분양가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내집마련을 목표로 청약을 노리는 무주택자들이 분양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형편이다.

◆ 판교 노리는 청약 대기수요=`로또`에 비유될 만큼 관심을 끌고 있는 판교 신도시 청약이 내년 6월 시작될 예정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이 청약시장 참여나 주택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강남을 대체할 주거지로 판교만한 곳이 없는 데다 원가연동제 도입으로 25.7평 형 이하 중소형 평형은 분양가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돼 수도권 청약통장 보 유자 대부분이 판교 입성을 노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러나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중소형 아파트는 일정 기간 매매가 제한될 가능 성이 있어 장기적인 자금계획을 세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평형은 매매제한 등 단점을 상쇄할 만한 투자매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장기적인 자금 사정이 허락한다면 판교는 여전히 노려볼 만 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첨 확률이 낮은 것이 단점이다.

성남시 거주자들이 공급 물량의 30%를 먼저 가져가 다른 지역 청약자들이 분양 받기가 쉽지 않고 나머지 물량 중 75%는 무주택자 몫으로 주택을 보유한 사람 이 당첨될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이 때문에 무작정 판교만 기다리기보다는 당첨 가능성이 높은 다른 지역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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