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정말 대단한 투자대상인가?

Fact/부동산 · 2009. 11. 30. 13:25


(상)

◆ 쓰러져가는 판잣집들이 모여 있는 달동네를 밤에 멀리서 바라보면 산중턱에 집집마다 켜있는 전등불의 모습이 마치 크리스마스트리를 바라보는 것처럼 아름다워 보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미녀인데 가까이에서 보면 오랜 동안 지속된 짙은 화장으로 나빠진 피부에 두껍게 화장을 하였고 수술한 눈이 부은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에서는 철부지 아이처럼 자라난 자식 같지만 밖에서 사회생활 할 때 의젓한 모습을 보면 부모들이 대견해하게 됩니다. 천재아이라고 소문나 있던 신동이 세월이 많이 흐르고 보니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런 사례들을 서두에 얘기한 것은, 이 세상에서 어떤 현상을 파악할 때 가까이에서 바라보느냐 멀리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진실이 제대로 파악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오늘 글에서 말하고자 합니다. 짧은 기간을 대상으로 바라보느냐 긴 기간을 대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진다는 경우는 매우 흔합니다. 재테크나 투자의 세계는 특히 그러합니다.

지난 3년 동안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에 편승하지 못한 사람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대단히 커졌으며 지금 조정 중이므로 이런 때 아파트를 사야하는지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져 있습니다. 저변에는 역시 투자는 부동산이 최고라는 믿음이 많이 퍼져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때에는 아파트 가격의 상승이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님을 오늘 글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 아래 첨부한 그림은 서울에서 각 지역 아파트별 가격의 상승률이 어느 정도 되었는지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비교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은 지가 16년 이상 되었고 아파트 단지 규모가 최소한 600세대 이상 되며(신림동 건영아파트만 492세대) 한국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30평대 아파트를 대상으로 각 지역마다 하나씩 임의로 선정하였습니다. 가격 비교의 기준시점을 1차 본격상승기의 초기에 해당하는 1988년 10월로 설정하여 시간 흐름에 따라서 기준시점에 비해서 가격이 얼마나 올랐나를 그림에 나타내었습니다.

그림을 정확히 이해하실 수 있도록 그래프 이해하는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 그림에서 세로축은 기준시점에 비해서 몇 배 상승하였는지에 해당하는 상승률에 로그를 취한 값으로 환산하여 나타내었습니다. 이렇게 그린 이유는, 만약에 로그좌표를 이용하지 않고 정상좌표를 이용하여 나타내면 가격이 2배에서 4배에서 오를 때와 4배에서 8배로 오를 때가 똑같이 2배의 상승률을 나타내었으면서도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더 크게 오른 것처럼 착시현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상승률은 숫자 10에 세로축 수치를 지수 승으로 환산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세로축이 1이면 10의 1승으로 10배 상승이며, 세로축이 0.5이면 10의 0.5승으로 3.16배 상승입니다.

만약에 이 그래프에서 기울기가 일정한 직선이 그어진다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상승률은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림 중간부분에 주황색으로 나타난 선은 국채수익률에 해당하는 수익이 매월 복리로 누적되어간 경우를 나타낸 것입니다. 국채수익률이 98년 9월까지는 10% 이상이었는데 98년 10월부터 10% 미만으로 떨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림에서도 그 정도 시점을 전후로 하여서 누적수익율의 기울기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빨간색으로 나타낸 선은 도시근로자의 월평균소득이 기준시점인 88년10월에 비하여 얼마큼 상승하였는지를 나타낸 것이며 통계청의 분기별 데이터를 사용하였습니다. 아파트 시세는 (주)부동산뱅크의 시세를 사용하였으며 하한가가 아닌 상한가를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가격을 취하던지 본 글에서 유추하는 결론에는 별 영향이 없습니다.

◆ 그림에서 보이듯이 198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16년 동안 나타났던 아파트 가격의 본격적인 상승기는 아래와 같이 구분됩니다.

(1) 1차 본격상승기:
80년대 말부터 91년까지 있었던 상승기로서 대폭등기였습니다. 거의 모든 아파트들의 가격이 큰 폭으로 동반 상승하였습니다. 이후 후유증으로 폭락기가 1년 동안 나타났고, 그 뒤로 95년까지 횡보기가 이어졌습니다. 그 뒤 다시 96년 가을부터 97년까지 상승이 잠시 나타나다가, IMF 만나면서 98년까지 하락하였습니다.

(2) 2차 본격상승기:
IMF 시기에 바닥 찍은 이후 98년부터 2000년까지 많은 아파트들 가격이 여전히 횡보상태이면서 지역에 따라서 선별적인 상승이 나타났습니다. 그 뒤 잠시 1년 정도 횡보에 가까운 상태를 나타내다가 다시 2001년부터 본격적인 큰 폭의 상승이 나타났고 그동안 전혀 가격이 못 오르던 아파트들까지 거의 모든 아파트 가격이 올랐습니다.

◇ 그림-88년 10월 대비 매매가 상승률

◆ 1차 본격 상승기 직전부터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은 아파트시세의 무서운 상승에 황홀해하였고 아파트는 최고의 투자대상이라고 느꼈었습니다. 특별히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신경쓰지 않았는데에도 자신이 소유하면서 살고 있던 아파트의 가격이 몇 배 오르면서 재산이 크게 늘어났음을 어느날 갑자기 깨달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뒤 강남의 아파트조차도 20%~30%에 달하는 하락률까지 나타내면서 큰 폭의 하락조정 기간이 오랫동안 이어지게 되었고 점차 사람들 뇌리에서 아파트는 최고의 투자대상이라는 생각이 사라져버렸습니다. IMF이후에는 아파트에 대한 투자는 절대로 하지 말라는 말까지 나왔었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서 2차 본격 상승기가 도래한 이후로 다시또 90년대 초와 같은 생각이 사람들에게 다시 널리 확산되었습니다.

요즘 아파트 가격이 전체적으로는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지금도 재테크 분야에서 가장 뜨겁게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역시 부동산이고, 일반 대중 입장에서는 부동산 중에서도 아파트가 가장 보편적인 관심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많은 사람들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아파트가 특별나게 대단한 투자 대상은 아닙니다. 분양권전매, 재건축아파트나 개별적인 재료가 강한 부동산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린 경우들은 오늘 글에서 논외로 하고, 가장 대중적이고 일반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파트만을 논의의 대상으로 하겠습니다.

◆ 그림에서 살펴보면, 서울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지역의 아파트에 해당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선경아파트가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받을 정도로 가격이 크게 오른 아파트이지만 지난 16년간 복리로 계산한 연평균 상승률은 14.1% 정도입니다.

지역별로 임의로 선정한 10개의 아파트 중 가격이 가장 작게 상승한 아파트는 연평균 6.2%의 상승률로서, 이는 국채에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보다도 훨씬 처지는 결과입니다. 투자의 목적을 겸하여 아파트를 구입할 때 종목선정에 따라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채권에 대한 투자나 저축보다도 못한 수익률이 얻어진 셈입니다.

강남구, 서초구, 양천구, 송파구의 인기지역 아파트나 되어야지 장기적인 연 평균상승률이 10%대를 나타내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각 시대별로 변해가는 시중금리에도 못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더욱이 일반적으로 본다면, 수많은 아파트들 중에서 장기적으로 가격이 가장 크게 상승할 아파트를 구입하게 될 확률은 대단히 낮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에 드러난 결과로서 깨닫는 것이지, 어떤 아파트가 가장 크게 가격이 올라갈지를 미리 예측하기는 썩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강남의 비싼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중에 가격상승이 가장 높으리라는 것을 잘 예측하고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살다보니 그렇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파트의 장기간 수익률이 10%대이므로 부동산이 아니더라도 연평균 10%대의 수익률을 꾸준히 추구해가는 것이 한심한 재테크가 결코 아닌 것입니다. 오히려 연평균 10%의 수익률을 해마다 달성 가능해 간다면 웬만한 일반사람으로서는 대단한 것입니다. 물론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사람들이야 있게 마련이지만 일반적인 현상 속에서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것을 추구하는 자세로 살아야지 일반적이지 않은 아주 특별한 사람을 비교대상으로 삼으면서 살아가는 것은 현명하다 볼 수 없습니다.


(하)

(상)편의 그림에서 나타낸 연평균 상승률은 기준시점을 아파트 가격이 대폭등하기 시작하는 초동기로 잡았을 경우의 수÷譴퓐?장기적인 상승률 계산에서 매우 유리한 수치에 해당합니다.
다음 그림은 비교의 기준시점을 88년 10월로부터 2년 반 뒤인 91년 4월로 잡은 것입니다. 아파트매입 시점이 2년 반이 달라졌을 경우에 그 뒤로의 수익률 변화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잘 들여다보시길 바랍니다. 아래 그림에서 세로축의 상승률은 앞의 그림에서와는 달리 로그값이 아닌 정상값으로 나타내었습니다.

◇ 91년4월 대비 매매가 상승률

◆ 91년 4월에 아파트를 매입했다면, 그 뒤로는 4년 동안이나 자신이 산 아파트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감수하면서 지내야했습니다. 30%정도의 하락률까지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30%의 하락률이라면, 아파트 구입 시에 절반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한다면, 자신이 아파트를 살 때 들인 원금의 손실률이 무려 60%가 됩니다. 더욱이 대출금에 대한 이자도 나가고 있으므로 총체적인 손실률은 더욱 불어납니다. 전 재산을 투여하면서 대출을 절반을 끼고 아파트를 산 경우라면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나마 대출금 이자를 매달 잘 내고 원금도 꾸준히 갚아나갈 능력이 있으면서 묵묵히 살았다면 2000년대 들어서 드디어 원금회복 이상의 가격 상승 기회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91년부터 2004년까지 13년간 복리로 계산한 연간 평균 상승률은 가장 가격 상승이 컸던 최고 인기지역인 대치동의 선경아파트가 7.6 % 이고 상대적으로 비인기지역은 13년 전에 투여하였던 원금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정도입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거의 모든 아파트의 가격이 다 올랐지만, 13년 전에 비해서는 원금 회복조차 못하고 있는 아파트들이 꽤도 있습니다. 단순히 투자목적이라면 기회비용을 감안할 때 상대적인 손실을 크게 본 셈입니다.

이처럼 웬만한 아파트라도 매입시점이 적절치 못한 경우에는 시중금리에도 못 미치는 상승률이 나타나는데 부동산 가격 급상승기에는 냉정하게 이런 점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급하고 서두르는 마음부터 가지게 됩니다. 부동산이야 말로 긴 안목을 가지고 차분히 생각하고 점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 때로는 급하게 추격 매수해야 하는 때도 있고, 잠시 조정기를 기다려야하는 때도 있고, 막차 탈 가능성이 너무 높은 시점에서는 아쉽더라도 일단의 상승기를 흘려버리고 훗날 다음 기회까지 기다릴 필요도 있습니다. 물론 자산이 많아서 여유자금의 일부를 투여하는 경우라면 매입한 뒤 예상과 달리 조정기간이 길게 이어지더라도 버티면서 시간과의 싸움을 하면 나중에 다시 가격이 올라가서 보상을 받게 되기도 하지만 여유자금이 많기보다는 아파트를 완전 현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자산의 규모가 안 되면서 대출을 받아서 구입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빠듯한 자금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다보면 미래에 가격이 더 잘 올라갈 수 있는 아파트를 잘 골라서 사기보다는 손쉽게 살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아파트를 구입하게 되곤 합니다.

나중에 가격 상승기가 오더라도 상대적으로 상승률은 뒤처지면서 조정기간 동안 기다린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기회비용은 더욱더 커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예금, 채권, 주식 등과 달리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은 일반 서민에게는 자신의 자산의 대부분을 투여하는 투자대상이 되므로 부동산불패 신화라는 말에만 너무 매달리면서 신중을 기하지 못하고 아무 때나 아무 부동산이나 구입하였다가는 상대적인 손해를 보거나 무리수를 둘 확률도 꽤 있음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아파트를 자주 사고파는 투자자들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오랫동안 주거를 할 목적으로 구입합니다. 특정 기간 동안이 아니라 장기적인 기간을 대상으로 바라본다면 아파트 가격의 상승률이 연평균으로는 아주 높은 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고 오랫동안 거주할 주택의 구입을 아무 때나 서두를 필요는 없겠습니다.

◆ 그러면 지금이 아파트 구입하기에 적절한 시점인가 여부를 첫 번째 그림으로 되돌아가서 살펴보겠습니다. 88년도부터의 본격 상승기 이후에 수년 동안의 긴 조정기간이 뚜렷이 있었습니다. 이글에서 그래프를 보여드리지는 않지만 그 이전 80년대와 70년대에도 본격적인 대상승기가 나타난 다음에는 최소한 수년 이상의 긴 조정기간이 항상 있어왔습니다. 지금은 2001년 이후 나타난 대상승기가 아직 진행 중이거나 또는 이미 지나갔을 시점입니다.

그런데 첫 번째 그림에서 장기적인 추세선을 그어본다면 대상승기가 계속 이어질 확률보다는 본격 조정기간이 도래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감지됩니다. 급등 도중에 잠시 쉬어가는 장세라면 1년 정도로 조정이 끝날 수 있지만 본격 조정기간이라면 1~2년 정도로 끝나기는 힘들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아파트 가격은 급등기에는 거품에 가까울 정도로 크게 오르기도 하지만 그것은 항상 잠시 몇 년 동안 나타나는 현상일 뿐, 급등기가 나타났다면 그이후로는 의례히 수년 이상 조정기간을 수반하여서 결국은 장기적인 추세로는 경제의 전반적인 팽창속도와 국민들의 소득증가 속도에서 크게 빗겨가지를 않습니다. 그림에서 빨간색으로 나타낸 선인 도시근로자소득의 증가율이 장기적으로는 아파트가격의 상승률과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득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올라간 가격에 기꺼이 구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서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정부가 부동산경기 부양의지를 가지고 있는 시기에 가격상승이 실제로 계속 이어지면 무주택자들의 불안심리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투기심리까지 가세하여 일시적으로는 가격이 오버슈팅됩니다. 그러나 소득에 비해서 너무 가격이 비싸짐에 따라 실제 구매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가격폭등기 이후에는 정부에서도 의례히 시장개입을 통해서라도 무리한 가격상승을 조절해가려는 의지를 나타내게 되어 상당기간 동안의 조정기로 접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앞으로의 수요공급 여건을 보더라도 아파트 입주 물량이 향후 크게 이어지게 되어있고, 경제상황도 우리나라가 갑작스레 호황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낮아 보이며,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주거비용의 상승을 야기하면서 아파트 시장의 조정이 이어지는데 영향을 줄 것입니다.

다만 아무리 조정기라도 개별적인 재료에 의한 시세움직임은 나타나므로 전문성을 가지고 투자하는 사람 중에는 틈새시장을 찾아내면서 수익을 올리거나, 개발정보를 잘 입수하여 이용하는 투자를 하거나, 불경기에 쏟아져 나오는 경매를 잘 활용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 위 그림 속의 표로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최고 인기아파트는 변해간다는 사실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88년도에는 서빙고동의 신동아아파트가 1억3천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대치동의 선경아파트가 1억원, 목동의 아파트가 9천만원이었습니다. 반면 97년도에는 목동의 아파트가 3억5천만으로 가장 비쌌고 대치동과 서빙고동의 아파트는 3억3천만원이었습니다. 2004년도에는 대치동의 아파트가 8억3천만원으로 가장 비싼 가격으로 올라섰고, 목동의 아파트는 7억5천만원, 88년도에 가장 가격이 높았던 서빙고동의 아파트는 6억5천만원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주택가격 상승기마다 가장 인기있고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아파트가 변해왔습니다. 위 표에 열거한 10개 아파트 중에서는 88년도 → 97년도 → 2004년도에 서빙고동 → 목동 → 대치동으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변해왔습니다. 이보다 훨씬 이전인 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가장 인기있으면서 최고 가격의 아파트가 반포동, 여의도, 압구정동 등의 아파트였던 시기도 있습니다.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이전인 60년대나 그 이전으로 더욱 거슬러 올라간다면 가장 인기있는 최고급 주택가는 성북동, 혜화동, 북아현동, 한남동, 장충동 근처였고 당대의 최고 부잣집들과 권력가, 재벌회장 집들은 대부분 이런 동네에 있었습니다. 이렇듯 최고의 인기 주거지역도 시대에 따라서 변해가므로 과거 어떤 시기에 가장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고 해서 미래에도 반드시 그러리라고 예상할 ! 수는 없습니다.

그림에서 또 지적할 수 있는 것이 주택가격의 차별화 현상입니다. 88년도에는 불광동의 미성아파트가 8천5백만원으로서 그 당시 목동아파트의 9천만원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만 2004년도에는 불광동의 미성아파트는 2억7천5백만원인 반면, 비슷한 크기의 목동의 아파트는 7억5천만원으로서 가격이 3배 가까이 엄청나게 벌어져있습니다. 이러한 주택가격 차별화 현상의 가속화가 부익부빈익빈을 강화하여 계층간 양극화를 심화시켜왔습니다. 미래에 어떤 지역이 인기를 얻어갈 것인가, 주택가격 차별화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가 등에 대해서는 다음의 적당한 기회에 얘기하겠습니다.